세계문화유산 화성을 품에 안고 있는 수원은 슬로건이 휴먼시티(human city)다. 인문도시 수원답게 지역 곳곳에 25개의 아담한 도서관이 잘 갖춰졌다. 그 가운데 대표 도서관 격인 선경도서관이 지난 4월 27일 설립 25주년을 맞았다. 이름 그대로 선경(현재 SK그룹)에서 지어서 기부채납한 도서관이다. 수원시 도서관 중에서 가장 도서관다운 도서관이며 본부다. 팔달산 중턱에 있어 분위기가 매우 좋은 자리다. 책읽기에 저해되는 요소가 별로 없어 안성맞춤이다. 45만851권의 다양한 장서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에 개관한 도서관에 비교해 시설이 낙후되어 이용자의 불만이 쌓여왔다. 그 선경도서관의 숙원이 말끔하게 풀렸다. 선경도서관이 지난 해 문화체육관광부 생활SOC 지원사업인 노후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에 선정돼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실시했다. 사업비는 국비 4억 원, 시비 6억 원을 합쳐 10억 원이 투입됐다. 생활SOC(social overhead capital) 즉 사회간접자본 사업은 여가·건강·환경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작년 연말까지 임시 휴관한 가운데 진행된 보수공사로 확 달라졌다. 통합형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올해가 안중근 의사의 순국 110주기이다. 지난 3월 26일의 일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추모식 행사는 조촐히 치루어졌다. 행사 후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에서는 ‘유해발굴 촉구 성명서’ 낭독이 있었고 ‘안중근 의사의 유해발굴을 서둘러 주세요’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639명의 동의를 받았다. 유해가 지하에서 110년간 있다면 과연 어떤 상태일지 알 수 없다. 중국 여순에 묻혀계신 안 의사의 유해 매장지를 모르는 것도 아닌데 외교적인 절차가 이리도 험난하기만 한지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2008년의 1차 발굴은 어렵게 성사되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최초의 안 의사 유해발굴사업으로 의미가 있었다. 안 의사가 순국하셨던 1910년 당시 구리하라 사다키치 (栗原貞吉) 감옥소장의 딸인 이마이 후사코(今正房子) 할머니의 사진 제보로 시작된 일이다. 그런데 그곳은 발굴 후 일본인 묘지터로 밝혀졌다. 실패가 예정된 사업이었지만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닌 게 그곳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계속 유력한 매장지로 거론된 여순감옥 수인(죄인)묘지를 발굴하지 않은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500m 떨어진 유력 후보지를 발굴했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의 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사경의 수사 범위가 기존 87개에서 국내 최대 범위인 108개로 대폭 늘어났다. 7일 경기도는 지난 1일자로 수원지방검찰청으로부터 21개 신규 직무를 지명받아 특사경의 수사범위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아직 많은 도민들에게 ‘특사경’은 낮설지만, 특사경은 2009년 설립 이후 활동영역을 넓혀가며 도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부분을 중점으로 활약을 거듭하고 있다. 특사경에 대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2009년 3월, 1단 3담당 조직을 갖추고 22명의 공무원으로 신설됐다. 사법경찰제도가 법적으로 마련된 것은 1956년으로 형사소송법을 통해 관할 검사장이 지명하는 일반직 공무원 가운데 특정 직무의 범위 내에서 수사를 계획, 실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갖췄다. 이는 전문화된 분야를 수사하는데 있어 일반 경찰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적 지식이 있는 행정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도록 한 것이다. 도 특사경은 2009년 창설 이후 식품과 환경, 원산지 위반 등 민생과 직접 관련된 6개 분야에 대해 수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대표적…
편견 /오세영 동면(冬眠)에서 막 깨어나 바깥세상 엿보다가 남향받이 제 토굴로 다시 드는 산토끼, 뵈는 것 북향능선의 잔설(殘雪) 밖에 없구나. ■ 오세영 전남 영광 출생. 1965~196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해 시집 『바람의 아들들』, 시조집 『춘설(春雪)』 등이 있다. 학술서적으로 『시론』, 『한국현대시인연구』 등 수십 권이 있으며 서울대 명예교수로 있다. 소월시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공초문학상, 고산문학상, 김삿갓문학상, 녹원문학상, 한국시인협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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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의 공연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전과 같이 공연을 실행하기도 관람도 힘든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물론 온라인 콘서트와 같은 대안의 공연이 이뤄지기는 하지만 그 역시 대안일 뿐이다. 현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좋은 모니터와 오디오 시스템을 갖춰도 실제의 느낌과는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속에서, 나는 예전의 기억을 하나 꺼내보고 싶어졌다. 2015년 5월 2일 나는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내 올림픽 주경기장에 있었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보기 위해서 일찌감치 자리를 틀고 그를 기다렸던 것이다. 그날의 인파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폴 매카트니와 비틀스(Beetles)의 오랜 팬부터 어렴풋이 히트 넘버들을 몇 곡 알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부모 손잡고 따라온 아이들까지 약 4만 5천 명이 집결했다. 단독 콘서트로 이 정도의 티켓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국내외 아티스트가 몇이나 되겠나 싶었다. 공연 전에는 사실 반신반의했다. 아무래도 그의 나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지난 타국 투어에서의 긴 러닝 타임을 비슷하게 한다고 했을 때, 그 넓은…
그는 눈과 목이 마르다. 특히 밤에는 너무 말라서 잠이 깬다. 눈에는 인공눈물과 눈 보호제를 포함해서 4가지 종류의 안약을 넣는다. 1년 몇개월째 원인과 치료법을 찾기 위해 온갖 검사와 병원순례를 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검사상 이상은 없으나 일상에서는 너무 힘든 상태, 그냥 가끔이 아니라 매일 밤 여러 번 깨면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기에 더욱 힘들다. 수분이 부족하니 물을 자주 드세요. 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물을 많이 먹기도 힘들다. 물만 먹으면 소변이 마려워서 화장실을 가야하는데 그렇게 화장실을 여러번 가기가 부담스럽다고 한다. 문진을 거듭할수록 물 한잔 먹기가 부담스럽고 넘치는 물량에 간단한 식사로 때우며 저녁 늦게까지 뛰어다니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지난 2월 코로나 19로 전국이 움츠러들기 시작할 때 내가 마주한 15년차 베태랑 택배기사의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바빠진 몇 개 안되는 직업군 중 하나, 나날이 느는 물량에 체력이 소진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인간은 타인의 얼굴을 마주함으로서 나를 넘어 다른 세계로 통한다고 했던가? 그렇게 한의사인 나는 다른 삶들에 닿는다. 몸의 고통은 우리의 생활과 분리되지 않는다. 이해하려고 노력
9세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7시간이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40대 계모 사건의 충격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 가해자 엄벌과 실질적 보호 체계 마련을 요구하는 7건의 청원이 잇달아 게시됐다. 아동학대 범죄는 엄벌만으로는 근절할 수가 없다.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최소한의 국민교육, 범국가적 ‘부모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달 초 천안 서북구 한 가정집에서 9살 소년 A군이 가로 44㎝·세로 60㎝ 여행용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이송 후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의붓어머니 B(43)씨가 A군을 7시간 넘도록 가방을 옮겨가며 가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방 속 A군을 두고 3시간가량 외출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져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A군을 살릴 기회가 있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한 달 전에도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돼 A군의 아버지와 의붓어머니가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경찰의 조사의뢰를 받은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은 학대가 의심되는데도 원 가정 복귀를 결정했다. 그 이후 20여 일…
지난달 29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난지원금으로 국민 1인당 20만원씩 추가 지급하기 위해 10조3천685억원 규모의 예산편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후 이에 대한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 이지사의 2차 재난지원금 건의는 추가 지급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의 생활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6월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제2차 재난지원금 지원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코로나19 창궐 훨씬 이전인 지난 대선 때부터다.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목적세인 국토보유세로 환수하고, 이를 국민에게 기본소득 형태로 돌려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지사의 주장에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동조했다. 김의원은 현 상황이 어떤 면에서는 IMF보다 더 위중하다고 진단한 뒤 “2차 재난지원금과 함께 3차 재난지원금의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경기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 중국 개혁개방을 이끈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가장 적확한 비유로 표현한 이 흑묘백묘론(黑猫白描論)은 원래 중국 쓰촨(四川)지방의 속담인 황묘흑묘(黃猫黑猫; 노란 고양이, 검은 고양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데올로기나 선입관에 구속받지 않고 오직 경제발전의 결과를 놓고 어떤 정책과 제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자는 덩샤오핑의 경제이론은 여기서 착안한 것이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최근 기본소득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불붙고 있다. 기본소득제의 원조(元祖)격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기본소득’ 논쟁에 대해 “2012년 기초연금의 데자뷰가 느껴진다‘”고 지적하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머뭇거리는 사이 2012년 대선 박근혜 후보의 경제교사였던 김종인 위원장이 기본소득을 치고 나왔고, 어느새 기본소득은 통합당 어젠다로 변해가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취임 후 진보·보수를 넘어선 실용주의 노선이 전면에 등장해, 코로나 확산 이후 심화되고 있는 소득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이지사는 자신을 ‘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