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북·미 정상들의 만남은 전세계를 긴장과 호기심으로 넘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합의문을 접하고는 의외로 내용이 단순하고 간략하여 실망감이 생겼다. 합의문 4개의 항목에서 서두의 두 항목은 의례적인 평화약속의 내용인데 사실상 3항과 4항이 합의문의 골자로 볼 수 있다. 3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에 관한 내용이며 지극히 당연한 핵심사항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항목인 4항에 필자의 시선이 한참 머물렀다.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유골의 즉각적인 송환을 포함해 전쟁포로와 실종자의 유해 복구를 약속한다” 한국전쟁 이후 68년 만에 처음으로 양국이 쓰는 상호합의문에서 핵 포기와 유해송환 요구가 그 골자였던 것이다. 강하고 굳건한 국가의 전제는 전체 국민 성원들이 국가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애국심을 잃지 않도록 국민을 향한 약속이행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그 중에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며 목숨 잃은 자들의 보상과 예우를 통해 애국할만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자존감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짧은 북미합의문에 &lsquo…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평화정착을 위한 변화, 그 새로운 시작이 열매 맺길 희망한다. 국민의 삶의 질 제고와 행복추구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때 발로 뛰며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듯이 진정성을 갖고 불편함이 없는지 살피며, 늘 섬기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톰킨슨의 ‘고통받는 사람들의 교육학’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교사가 학생들이 알아야 하고,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얼마나 똑똑한지, 얼마나 지식이 많은지, 얼마나 수업준비를 충실히 하는 지 보여주는 데 만 열중한다고 한다. 공부를 도와주고, 학생들이 힘들 때 함께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훌륭하게 생각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필요로 할 때, 함께 있어줘야 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단체장들도 마찬가지이다. 전임자의 정책이 시민들에게 유익한 것이면 유지, 발전시켜야 하며 공약일지라도 더 숙고하여 시민들에게 필요한 성공하는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꼼꼼하게 따져 국민이 행복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작은 정책들을 만들어 촘촘하고 알뜰한 정책운영을 통해 시민들이 행복해지도록 노력해 주길…
인간의 한계수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나 120년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의학계는 근거로 급진전하는 의학기술과 생활여건 개선 등을 꼽는다. 동물 수명이 성장기의 5배이므로 25세까지 자라는 인간은 125세까지 살 수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그동안 수명 늘리기에 온갖 노력을 기우려 왔다. 대표 주자는 의학계다. 그리고 불멸의 영생 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높아지면서 신화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이 나타났다. 덕분에 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지금은 기대수명이 150세에 이를 정도니 말이다. 과학계도 일찌감치 여기에 뛰어들었다. 수년전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간 수명을 100세 이상으로 늘리는 ‘과학 불로초’를 찾는 벤처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이 ‘장수(長壽)산업’ 벤처들은 “인간의 수명은 한계가 없다”고 주장하며, 100세는 기본이고 150세까지도 가능하다고 큰소리 치고 있다. 노화 세포 제거·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D 프린터로 장기(臟器)를 만들어 자동차 부품 갈듯이 노화하거나 병든 장기를 교체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미
용산 미군부대 행사를 지원하고 협력하는 민간봉사단체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가끔 미군부대 행사에 참여한다. 지난주에는 미 육군 용산기지 사령관 이·취임식에 참석했다. 의장대의 사열과 애국가와 미 국가 연주 후, 한 여성 민간인이 부대기를 전 지휘관에게 인수받아 새로 부임한 지휘관에게 전달했다. 이 여성은 전 세계 미군의 해외기지를 관리하는 기지관리사령부의 2인자 지위에 있으면서 동아시아와 태평양을 관장하는 태평양 지부장으로 육군소장급 예우를 받는 알텐도르프 박사였다. 토목공학 박사이면서 미 육군 공병단 등에서 기술 및 계획관리 부문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군부대의 전력 강화를 위해 능력있는 민간의 잠재력을 대폭 수용하고 있는 미국의 제도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미군기지 책임자는 현역군인이 맡지만 관리와 조직을 담당하는 2인자는 대부분 민간전문가를 임명하여 조직 효율을 높인다고 한다. 이번에 용산기지에 새로 부임한 사령관은 흑인여성이다. 미 육사를 졸업하고, 중요한 육군 보직을 20년 이상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적재적소의 인재 배치를 통해 성별·인종을 가리지 않는 미국의 시스템이 사회통합과 인적능력의 극대
바야흐로 21세기는 인공지능과 분야 간 융합이 특징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분야로 자율주행 자동차가 있다. 아직은 아니지만 곧 실용화될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반화되면 소유의 형태가 바뀔 것이다. 현재의 자가용 승용차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대부분 하루에 한 두 시간 정도 운행할 뿐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여러 명이 각각 필요할 때 불러서 쓰면 되므로 굳이 한 사람이 한 대씩 소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결국 공유경제와 연결된다. 공유경제는 현재도 많이 시도되고 확대되고 있다. 차량과 승객을 연결하는 우버, 숙박연결 업체인 에어비엔비가 대표적이다. 우버를 택시라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재의 택시영업을 대체해 가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아직 완벽한 형태는 아니다. 전업노동에서 해방되고, 사무실도 직장상사도 없는, 자유롭고 유연한 근무형태의 소 사업가를 양산할 것이라는 환상은 깨지고, 장시간 노동의 저소득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 최근 기사는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뉴욕시만 해도 옐로캡(전통 택시)은 1만3천587대지만 우버, 리프트, 비아 등 차량공유 업체에 등록된 자동차
버들치 /김왕노 나는 네 말이 내게 왔다가 사라지는 줄 알았다. 한 두레박 우물물이었다가 개울물로 흘러가 돌아오지 않는 줄 알았다. 구름이 되었다가 지리멸렬하는 줄 알았다. 한 시절 억새로 나부끼다가 가는 줄 알았다. 네 말이 여름 철새로 멀리 이동하는 줄 알았다. 미루나무 노란 단풍잎이었다가 지는 줄 알았다. 나는 네 말이 그렇게 떠나는 줄 알았다. 물이끼 푸른 징검다리 아래서 개울을 건널 내 콩콩 발소리 기다리는 버들치인 줄 몰랐다. 그리움을 물풀처럼 물고 사는 버들친 줄 몰랐다. 작은 지느러미 파닥이며 사는 버들치인 줄 몰랐다. 버들치는 1급수 상류에서 산다. 그만큼 깨끗한 계곡에 서식하며 강 버들 밑에서 유영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버들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런 유래를 먼저 알면, 이 시의 지향점이 얼마나 청정한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네 말이 내게 왔다가 사라지는 줄 알”고 무심히 지나쳐 버리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뒤늦게 네 말은 “내 콩콩 발소리 기다리는” 근원이며 “그리움을 물풀처럼 물고 사는” 원동력이며 “작은 지느러미 파닥이며 사는” 그야말로…
본보 6월28일자 1면 ‘교복 입고 성매매… 성인 뺨치는 일탈’ 제하의 기사는 충격적이다. 늦은 밤 번화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술에 취해 폭언을 하거나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만나는 것은 이제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그런데 요즘은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개방된 장소에서 교복을 입은 미성년자들이 버젓이 흡연과 음주를 하고 있다고 한다. 수원과 부천, 인천 등에는 특히 이런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어 집중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 기막힌 것은 여성 미성년자들의 불법 성매매다. 보도에 따르면 한 여고생은 기차나 지하철 등으로 이동하기 쉬운 수도권의 전철역 인근은 오래 전부터 전해 오는 불법 미성년자 성매매의 대표적인 장소라고 밝힌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학생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단속됐다는 얘기를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고생은 밤에 조건만남 또는 원조교제라고 부르는 성매매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나이든 남성이 어린 여학생을 만나 성관계를 하는 조건으로 금전을 건네는 원조교제는 일본이 원조다.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망국의 징조’라고까지 하면서 일본의 타락한 사회상을 비난했다. 그런데 이젠 우리나라에도…
최근 제주도에 체류중인 예멘인들의 난민 신청과 관련해 정치적·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화성병)이 난민 심사 전반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제도의 악용을 방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난민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난민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해 ‘가짜 난민’을 가리자는 것이다. 난민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마당에 우리나라 난민정책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도 있다. 실제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2016년에 처음 7명에 불과했던 난민 신청자가 2017년에 42명, 올해 현재에는 552명으로 급증한 사실을 보면 보다 확실한 대책이 있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예멘에서는 지난 2015년 이슬람 종파 사이에 내전이 발생, 약 19만명이 해외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 탈출지로 선택한 말레이시아에서의 체류기간 90일이 만료되자 이들 중 일부가 쿠알라룸프르-제주 간 직항 노선을 이용해 비자 없이도 30일간 체류가 가능한 제주도로 온 것이다. 지난달 30일 제주시청 앞에서는 난민수용 반대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난민신청허가 폐지 국민청원 참여인원도 현재 6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가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수원화성을 만들면서 몇 명의 위대한 건축가들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또 한 명의 위대한 건축가 조운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조운상은 풍양조씨(豊壤趙氏)다. 그는 3남 3녀 중 차남으로 영조 24년(1748)에 태어났다. 풍양조씨는 노론으로 당시 실권을 갖고 있었기에 이에 힘입어 조운상은 관직 진출 초기부터 선전관(宣傳官, 왕의 근처에서 시위를 하면 왕의 명령 등을 전달)으로 정조의 옆에서 근무하게 된다. 정조 13년(1789)에는 개천(价川, 평안남도)군수(종4품)로 임명되어 부임하나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다음 해인 1790년에 물러났다. 그의 품성을 보면 바른 소리를 잘하고 개천군수로 있을 때는 엄하게 아랫사람을 단속하여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였다. 수원에 대규모 국가사업이 일어나면서 보직이 없는 조운상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 총감독관에 조심태, 부총감독관에 이유경을 선정하고 실제로 현장에서 일 할 감독관인 별감동(別監董)을 물색한다. 현재 보직이 없는 관료로 부지런하며 재간이 있는 무관 출신을 대상으로 하여 조운상 등 4명이 선정된다. 이들은 화성이 아닌 채석장부터 투입되어 현장에서 감독관직을 수행한다. 조운상이…
월드컵 경기기 한창이다. 어제 유월 말일부터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경기가 시작됐다. 우리는 아쉽게 16강 진출에는 실패를 했지만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투혼으로 예선 마지막 경기를 피파랭킹 1위인 독일을 2대 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TV 중계로 경기를 지켜보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정말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하게 하는 명승부중에 명승부였고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경기였으며 승자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대표팀이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대표팀이 일정을 마치고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귀국을 하여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생각지도 않은 계란세례가 있었다니 어이가 없었으며 믿기지도 않았다. 그러나 뉴스를 보니 그런 일이 정말로 있었고 그것도 눈물겹도록 죽을힘을 다해서 뛴 선수에게 행해진 것을 보고 ‘이건 뭐야 정신병자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식이 통하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독일과의 경기 자체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기에 한국 축구선수들에게도 이목이 쏠렸고 멕시코는 대한민국을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