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구학자의 예언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앞으로 100년 뒤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섬뜩한 얘기다. 그러나 이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통계청이 어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출산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최악의 출산율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10년 넘게 100조 원이 넘는 재원을 쏟아부었지만 별무소용이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7천700명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1980년대 80만 명대를 웃돌던 출생아 수는 감소를 거듭해 2002년 49만2천 명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40만 명대에 진입하면서 20년도 안 돼 반토막이 났다. 이같은 속도라면 인구학자의 예언이 현실로 다가온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이 2016년 12월 장래인구를 추계하면서 ‘최악의 출산율 시나리오’로 가정한 1.07명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자칫 국가가 없어지는 위기로 가고 있다는 예후를 보여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해도 그렇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보면 합계출산율이
얼마 전 24절기 중 두 번째 절기인 우수(雨水)가 지났다.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날이니, 곧 날씨가 풀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수·경칩에는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말도 생겨났다. 유난히 올 추위가 강했기에 다가올 따스한 봄에 대한 기대감과 한편으로는 얼마나 심한 미세먼지가 찾아올까란 불안감이 정비례 한다. 벌써 최근 몇 일간 미세먼지가 심상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포름알데히드, 석면, 담배 연기 등과 함께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였다. ‘미세먼지’는 직경이 10㎛ 이하인 먼지로 황사보다 크기가 작은 먼지를 가리키고, ‘미세먼지’ 중에서도 입자의 크기가 더 작은 ‘미세먼지’인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인 오염물질을 말한다. ‘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 배출 가스나 공장 굴뚝 등을 통해 배출되며, ‘초미세먼지’(pm2.5)는 눈에 보이는 먼지와 달
설 연휴 남자들은 형제들과 고향 친구들과 회포를 풀며 술을 마음껏 마시고 늘어지게 게으름도 부리고 늦잠도 자고 몸도 마음도 휴식을 했다. 아이들에게 게임 많이 하지 말라고 해도 본인들은 술에서 떨어질 수 없고 고스톱도 멤버 구성만 되면 시작해서 해 가는 줄 모른다. 그러다 술탈이 나서 다음날 배를 쓸고 있는 모습도 보게 된다. 거기다 배탈정도로 끝나면 그래도 괜찮은데 옥신각신 하다 말다툼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술이 인간관계를 돈독하게도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술은 본시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대도시에서는 없어진 풍속이겠지만 시골에는 지금도 대보름 윷놀이가 있다. 밤에는 달맞이를 하지만 낮에는 윷놀이를 한다. 청년회가 주최를 하고 부녀회에서 음식을 하면서 동네에서 한 사람씩 가서 윷놀이를 하며 하루를 즐기는 놀이다. 상가에서 찬조도 하고 서로의 친선과 결속을 다지며 한바탕 노는 데 술이 절대 빠질 수 없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만 술을 그렇게 좋아할까? 고대 중국의 최고 시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너무나 유명해서 우리도 알고 있는 이백과 두보로, 두 사람 모두 당나라 사람이지만 시풍은 매우 달랐던 것 같다. 이태백이라고도 불리는 이
창(窓) /채찬석 오솔길 가에 우뚝 선 정자나무와 금계정(金鷄亭) 거실 창으로 보이는 내기마을 풍경 정자나무에 와서 본 거실의 창은 바둑판 한 칸보다 작은 눈동자 앵두 크기 해 하나가 온 누리 비추듯 눈동자는 작아도 세상을 담고 머리는 주먹만 해도 하늘만큼 담은 그리움 고즈넉한 저녁이라도 좋고 비 오는 날 창문을 넘어 詩眼을 되돌려도 좋겠다. 작심삼일하고 떠난 어느 정자에 앉아 홀로 서 있는 나무는 없다. 세월가는 대로, 바람이 부는 대로, 시간의 속도와 삶의 속도는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관능적이고 탐미적이거나 유물적인 것들을 추구하는 세계에서 보는 시선도 시인에게는 남다르다. 시인의 보폭은 그래서 매우 빠르고, 빠르면서도 유유자적한 시간의 얼굴들이 잘 담겨있다. 삶이 수학계산으로 진행될 수 도 없고 조건과 이익으로 이율배반의 삶을 지나치게 형상화 시키는 일도 어려운 일이다. 지성과 지성적인 것을 더 존중하고 더 여유로운 나눔으로 올 곧은 그리움이 크고 더 넓게 풍경들로 채워지는 축복의 날들이 우리들 곁에도 있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수필집 ‘나는 사람을 발견 한다’ 출간을 축하한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면서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났다. 그리고 이제 내일이면 3·1절을 맞는다. 국민들의 관심이 올림픽에 집중돼 있던 지난 22일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이른 바 ‘제13회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일본 정부는 이날 행사에 차관급인 야마시타 유헤이 내각부 정무관을 파견했다. ‘다케시마(竹島)’는 일본이 독도를 제멋대로 부르는 이름이다. 이에 한국 곳곳에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라 벌어지기도 했다. 독도사랑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나라(독도)살리기국민운동본부도 같은 장소에서 ▲시마네현의 독도의날 조례 폐기 ▲왜곡교육 중단 ▲독도왜곡전시관 폐쇄 등을 요구했다. 활빈단도 중학동 일본대사관 건너편에서 독도를 탐내는 일본의 침략야욕을 규탄하며 “평창올림픽 기간 중 동북아평화에 재 뿌리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독도향우회, 영토지킴이독도사랑, 영토회복국민운동본부, 독도지킴이, 애국운동대연합도 관련 규탄 회견을 열었다. 경기도 내에서는 오산독도사랑운동본부 회원들이 오산시청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의 입지를 이미 굳힌 인천국제공항이 개항 17년만에 국제화물 누적 물동량을 4천만t이나 달성, 물류에서도 허브공항으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6일자로 인천공항의 국제 항공화물 누적 물동량이 4천만 t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개항 이후 연평균 약 5.8%의 증가세를 보여 온 인천공항의 국제화물 누적 물동량은 지난 2006년 1천만t, 2010년 2천만t, 2014년 6월 3천만t을 달성한 데 이어, 개항 17년 만인 올해 4천만t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화물량은 지난 2011년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와 화물 경량화로 수요가 급격하게 줄었으나 인천공항공사가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 등 신규 화물 수요 발굴에 나서면서 최근 3~4년 화물 물동량이 점차 늘어 재도약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그동안 정부와 항공사, 물류기업들과 함께 물동량을 늘리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0년까지 국제선 항공화물 1위 공항을 목표로 신규 시장 개척과 신성장 항공화물 품목 개발, 주변국 중소형 공항을 연계한 환적화물 증대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것이다. 지난해 9월부터는 글로벌
리비도(libido)라는 말이 있다.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프로이드가 제시한 개념으로 성적충동의 심리학 용어다. 인간이 본래 갖고 있는 성적 욕구인데, 정신분석학 용어로는 성본능(性本能) 또는 성충동(性衝動)을 뜻한다. 넓은 의미의 해석으로는 성적 욕망을 뛰어넘어 인간이 갖고 있는 본능적인 에너지를 뜻한다. 즉, 리비도는 라틴어로 욕망을 뜻하는 단어이듯이 욕망이 만족을 향해 움직일 때 분출되는 에너지 전체를 지칭한다고 한다. 어제 검찰에 출두한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당했다고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지 한달이 넘으면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각계에서 마치 봇물같이 터지고 있는 이같은 상황으로는 그 끝이 어디일지 아무도 모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인물들의 성추행이 폭로돼 국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검찰에서부터 연극계 문화계 학계 심지어 종교계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사회 전반으로까지 번질 게 확실해지는 상황이다. ‘견강부회(牽强附會)’의 해석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프로이드의 ‘리비도 이론’에 견준다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어쩔 수 없는 성충동이었다면 면죄부를 줄 수…
간장 /정유광 세월도 하얗게 핀 돌덩이 같은 얼굴 주름진 이랑마다 고인 땀이 송골송골 울어도 못 삭히는 설움 꽃으로 피어나네 땡볕 여름 지새운 그리운 내 어머니 발밑에 소금 꽃이 피고 지는 지난 밤 뼈마디 헐거워져서 간물마저 배겼네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어떤 만남일까? 아무래도 어머님이 아니겠는가? 화려하지도 투박하지도 않은 이 시에서 눈물샘이 짙게 그려진다. 프롬은 소외감과 고립감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상대방에 대해 알고 싶어 하며,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 드는 마음의 상태가 곧 사랑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근원적으로 고독한 존재라는 데서 늘 만족되지도 채워지지도 않은 충돌이 일어난다. 세월이 가면 주검이라는 심사를 당면하지 않더라도 주름 깊은 강은 더 넓고 커서 하루를 넘어가는 속도역시 빠르다. 시인은 가버린 나날들에 대한 회한으로 이 시조를 빌어 어머니를 부르고 있다. 덧없는 눈물을 흘리는 시에는 후회로만 가득 찬 삶의 인연들로 가겠지만 이 세상에 살아가는 길에서 어머님이 바라시는 일들을 작은 수첩을 펼쳐놓고 어머님과 대화를 기록해 가면 어떨까? /박병두 문학평론가
6·13 지방선거 광역의원 예비후보자등록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아직 선거구조차 정해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회 선거구 획정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는 제 일이 아닌 것처럼 부지하세월이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는 지난 1일 광역의원 정수를 포함한 지방의회 선거구획정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회의조차 열지 못했다. 광역의원 선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절충을 시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지난 7일 본회의 의결도 무산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광역의원 선거구와 지방의원 총정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안을 토대로 국회가 선거일 6개월 전까지, 기초의회 선거구는 광역의회가 조례를 통해 확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 법정 시한이 지난해 12월 13일이었으나 국회의 직무유기로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자들은 물론 유권자들조차 큰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쯤 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획정 논의와는 무관하게 다음달 2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기로 했다. 후보자에 따라서는 출마할 선거구도 모른 채 선거운동을 해야 할 판이다. 국회가 각종 선거에 앞서…
지금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고발하는 ‘미투’운동의 바람이 거세다. 문학계와 법조계에서 불붙은 이 운동은 이제 종교계까지 퍼지고 있다. 물론 성추문 사건이 발생한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알려지지 않고 쉬쉬하면 감춰졌을 뿐,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일들이다. 그러다가 세상이 변하면서 다양한 언론이 등장하고,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백일하에 공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교육계와 의료계 등 전 분야에서 미투 동참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미투 선언은 종교계, 천주교로까지 확대됐다. 한 여성 신자가, 7년 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수원교구의 한모 신부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해당 신부도 폭로 내용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고 한다. 이에 수원교구는 한 신부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데 이어 25일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명의의 ‘수원 교구민에게 보내는 교구장 특별 사목 서한’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교구장으로서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