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는 얼마 전까지 국민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 중의 하나였다. 정부의 신도시 건설계획에 의해 조성된 행정 타운으로서 우리나라 행정 중심지라는 시민들의 자부심이 높았다. 도시기반시설이 잘 갖춰졌고 고갯마루 하나만 넘으면 수도 서울인데다 전철도 연결돼 있어서 교통기반도 잘 조성돼 있다. 친환경적인 도시로서 주변에 관악산·청계산, 양재천 등이 있어 자연환경이 우수한 데다 과천서울대공원, 서울랜드 등 유수의 테마파크와 국립과천과학관, 국립현대미술관, 경마공원 등 문화와 과학, 레저가 어우러진 도시다. 지역주민의 사회경제적 수준도 높았다. 그런데 요즘 과천시 분위기가 심싱치 않다. 중앙행정기관 등의 세종시 이전문제 때문이다.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지난 22일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세종시 이전 관련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는 과천시민들의 거센 항의 속에 파행을 겪었다. 신계용 과천시장과 정부과천청사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시민들은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이전 이후 겪게 될 과천시의 도시 공동화에 대한 지원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는 이들의 주장에 공감한다. 정부 과천청사
주식시장이 파랗게 질렸다. 오늘 시장 역시 얼마나 더 폭락할지 몰라 투자자들을 불안하다. 지난 주말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9.26포인트(3.18%) 하락한 2천416.76을 기록했다. 코스닥 역시 41.94포인트(4.81%)가 빠지면서 포인트 기준으로는 2007년 8월16일, 등락률 기준으로는 2016년 2월12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0.21포인트로 전일 대비 24.45% 치솟았다. 시장이 불안하다는 증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25% 관세 폭탄을 터트리고 중국이 즉각 맞불 관세를 예고하면서 무역 전쟁이 현실화하자 아시아 증시 모두가 동반하여 일제히 폭락한 것이다. 이같은 패닉 셀링은 국내 증시뿐 아니라 주요 아시아국 증시 역시 마찬가지여서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하루에만 1천포인트 가까이 빠지면서 2만617.86까지 밀려났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역시 3%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서 촉발된 급락장 이후 간신히 회복세를 보였던 증시다. 글로벌 경제와 국내 경제 및 정치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오는 26일 발의할 정부 개헌안 내용 중 찬반 의견이 뚜렷하게 갈릴 대목은 토지공개념과 수도조항인 것 같다. 청와대가 개헌안에 반영했다고 밝힌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을 가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 헌법에도 토지공개념을 뒷받침하는 조항이 있지만 이처럼 토지공개념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현행 헌법 23조 2항에는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해야 한다”고 돼 있고, 122조는 “국가는 국민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와대는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토지공개념 내용을 명확히 규정하겠다”며 이 조항 신설의 취지를 설명했다. 만일 이 개헌안이 국회를 거쳐 국민투표로 확정되면 토지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가 확보된다. 과거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된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이나 ‘토지초과이득법’이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 야당은 자유시장경제와 사유재산제를 기본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우리나라 혼인 건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의 ‘2017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는 26만4천500건으로 1년 전보다 6.1%나 줄었다.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5.2건인데 이는 1970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조혼인율은 2007년에 7건이었지만, 2015년 5건대로 감소했다. 이제 머지않아 5건대도 무너질 상황이다. 또 평균 초혼 나이는 남자 32.9세, 여자 30.2세로 1년 전에 비해 남자는 0.2세, 여자는 0.1세 늦어졌다.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현상은 경기 불황과 심각한 청년실업, 천정부지로 높아진 집(또는 전세)값, 인구감소, 가치관의 변화 등이 원인이다. 실제로 공무원 등 젊은 층 직장인이 많은 세종특별자치시 조혼인율은 6.6건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울산광역시는 5.4건이었다. 울산은 2016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6.0건이었지만 2016년 진행된 조선업 구조조정의 후유증으로 인해 지역경기가 침체되면서 급락한 것이다. 울산의 지난해 혼인 건수는 6천331건이었는데 이는 최근 10년 동안 최저치라고 한다. 청년들이 혼인을 포기하거나 늦추면서 출산율도 더…
평소 자주 통화를 하는 ‘긍정’의 전도사인 존경하는 선배님은 행복이란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사람 스스로가 지나치게 욕심을 가지게 되면 ‘행복’이란 존재는 더 멀리 도망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은 사소한 곳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은 주변에 많이 있는데 사람이 그걸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곳은 산책하기 너무나 좋은 전원도시이다. 가끔 산책로 근처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 한 권을 집중해서 읽을 때마다 진정으로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의 포만감을 맛보게 된다. 이렇게 사소하지만 스스로 행복하다면 그것은 인생의 최고의 가치가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보는 것, 관심이 있는 것은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보이지 다른 것은 잘 보이지가 않는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늘 중요하고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이 필요한 것만 보이고, 진실로 필요한 것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티벳의 ‘해탈의 서(序)’에 나오는 속담,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네&rsqu
어느 늦은 여름의 이른 아침에 건초더미 위에 드리운 햇살이 눈부시다. 이른 아침 건초더미 위에서 쪼개지는 그 눈부신 빛으로 말미암아 눈을 질끈 감아 버린고 한다. 평볌하고 흔한 어느 농촌의 풍경이지만, 그것은 찰나를 의미했으며 또한 영원을 의미했다. 모네의 1891년 늦여름 아침의 <건초더미>이다. 먼 산과 하늘을 아늑한 배경을 두고 들판 위에 건초더미가 눈부신 햇살과 영롱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서 있다. 건초더미는 에메랄드 블루와 라벤더, 오렌지 빛깔 등으로 거칠게 칠해져 있고, 거칠고 대담한 색깔들의 혼합으로 말미암아 대상에 드리운 빛은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 본디 물감이란 탁하고 찐득거리는 물성의 액체이건만, 그러한 물감을 지니고 이처럼 눈부신 빛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모네의 중요한 업적이기도 하다. 모네는 탁한 속성의 물감을 가지고 유동적이며 찬란한 빛을 표현하기 위해 일생을 연구했던 화가이다. 당시에는 기존의 관념들을 송두리째 흔드는 색채이론들이이 분수령처럼 발표되곤 했는데 이는 화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쳐서, 이제부터 이들은 빛이란 절대로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유동적이고 풍부하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세계 최초로 동물보호법을 제정한 나라는 영국이다. 1822년이니 196년이나 됐다. 영국 내에서 이법을 가장 철저히 시행하는 단체는 왕립동물보호협회다. 여기선 동물보호 보안관도 운영한다. 그들은 6개월의 엄격한 훈련과정을 거쳐 동물 학대를 예방 감시 한다. 또 신고가 들어오면 사유재산에도 드나들 만큼의 권한도 갖고있으며 최근에는 압수수색 영장이 없어도 동물 학대가 의심되는 가정에 들어갈 수 있는 법적 권리도 부여했다고 한다. 공식으로 동물경찰을 두고 있는 나라도 있다. 노르웨이 쇠르트뢰넬라그주 등 일부 주에서는 사람들의 동물 학대행위를 막겠다며 경찰까지 따로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창설된 이들은 조사관과 법률 전문가, 코디네이터 등 3명으로 이뤄져 동물과 관련된 사건만 맡아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노르웨이는 하루에 3번 이상 반려견 산책을 안 시키는 주인에 대해 동물학대범으로 처별 하는 나라로도 유명하다. 또 주변에서 위반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역시 처벌 대상에 오른다니 개 천국이 따로 없다. 보호에서 한발 더나가 동물복지 개념을 도입한 나라 역시 영국이다. 1964년 루스 해리슨이 ‘동물기계(Animal Machines)’라는 책을 통해
세월 /박광순 꿈과 희망 그리고 야망 깊은 수면에 빠져들면 기다림은 사랑 그리움은 추억 뼈 속 깊이 스며든 세월의 무게 버거워질 때면 꿈과, 희망, 야망, 이러한 것들이 무너지는 것이 세월이다. 삶이 더 없다는 진술들이 일어나는 밤이다. 시인의 그리움들로 한 밤을 다 채울 수는 없지만 삶의 무게의 부피를 줄이면서 다른 세상을 보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숱한 이별을 겪는 가운데, 주름주름 늙어 가는 일들이 어디 이별의 사연만 이겠는가? 흥건하게 젖은 맑은 눈물로 어리비치는 애끊는 교감들을 사무치게 또는 절박하게 다가온다. 세월이 가는 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는 시절이 되었다. 그래도 이겨 나가야 한다. 화창한 봄날의 찬미를 일으켜 세워보자.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봄시름과 봄을 앓고 있는 이 봄은 여인의 계절이라 하지 않은가? 온 세상에 꽃보라치는 봄들의 만개가 우리 앞에 왔다. 춘정을 감당해 내는 지혜를 배워서 풍랑한 세월을 이겨가 볼일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나무가 꽃을 꺼내기 시작했다. 햇살의 펌프질에 물길을 내고 꽃을 터트렸다. 아랫녘은 산수유와 매화 등 봄을 끌어낸 봄꽃들의 축제가 시작됐다. 봄이 꽃을 꺼내는지 꽃이 봄을 불러들였는지 따질 필요는 없지만 꽃의 계절이 되었다. 나무의 단단한 각질 속에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어 꽃을 꺼내고 잎을 만들고 열매를 맺을까하는 원초적 상상이 으적거린다. 그 꽃들 나비와 벌을 불러들여 초례청을 차리고 여름한철 그늘을 만들며 단풍을 빗어내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나무의 지혜를 닮고 싶음일까. 숲에 들면 그들의 질서가 눈부시다. 나무는 서로 닿지 않을 만큼의 간격으로 몸통을 넓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무가 빼곡하면 하늘로 올라서고 주변이 넉넉하면 옆으로 품을 늘리며 서로의 생존을 도우며 공존한다. 전나무 숲에 들면 나무의 질서를 확연히 볼 수 있다. 울울창창한 숲에서 하늘로 솟구친 나무들의 상쾌한 기운을 받게 된다. 쭉쭉 뻗은 줄기와 뾰족한 잎들이 허공을 깁고 바람을 기우며 숲을 이룩하고 있다. 전나무에는 특별한 애정이 있다. 아버지의 나무이기도 하고 우리들 나무이기도 하다. 땅 한 뙈기 없던 아버지는 소를 팔고 곡식까지 탈탈 털어 산을 장만했다. 산에 밭을 일구고 한…
에덴동산에 사는 이브 /류명순 먼저 그녀의 기억이 그녀를 버렸다 덩달아 세탁기가 그녀를 버리더니 청소기가 그녀를 버렸다 집도 가끔 그녀를 버렸다 백두 번이나 생각해도 도무지 기억에 없는 자식들을 그녀가 버렸다 언제나 둘이 가던 길을 혼자 가고 있다 그녀는 에덴동산에 혼자가 되었다 이브를 홀린 뱀도 선악과를 따먹은 이브도 온데간데없다 단지 그녀를 버리지 않은 것은 밥뿐이었다 그녀를 내다 버린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시집 ‘새들도 변종을 꿈꾼다’ 패러독스의 시학이다. 에덴이 어디인가? 인류의 시원이고 영원의 고향 같은 곳, 신이 인간을 위해 만든 지상낙원 아닌가. 그녀로 지칭되는 이는 아마도 부모님이거나 그에 준하는 친지에 틀림없을 터, 치매를 앓고 있음이 분명하다. 기억을 잃어 일상의 삶을 영위할 수 없을 만큼 중증인 것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그 모두를 버린 주체가 아니라 버려진 대상이란 점이다. 유일하게 그녀가 버렸다는 건 자식뿐이라는 진술을 보면 실은 자식들이 그녀를 버렸다는 표현일 것이다. 그녀 역시 한 가정의 며느리고 아내로 어머니로 살아낸 세월이 얼마나 신산했으면, 일상생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는 그러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