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증법적 갈등 /신명옥 포도를 통째 달라는 A, 알알이 떼어 달라는 B의 주문사이 포도를 먹는 방식 한 송이 포도로 A와B를 만족시킬 방식 달다와 짜다로 반응하는 방식 겉이 희고 딱딱하고 각진 것으로 닮은 방식 소금과 설탕이 함께 녹아 절묘한 맛을 내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변증법적 방식 포도를 나누네, 반은 통째, 반은 알알이 A와B에게 반대로 줄 때 어떤 반응 보일까 기대하면서 주문과 주문 사이 해답 찾는 - 신명옥 시집 ‘해저 스크린’ 중에서 변증법적 갈등이란 ‘희소자원의 불균등한 소유로 인하여 발생하는 갈등현상’으로써 일종의 사회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화자는 양자택일에 따른 이분법적 논리 속에서 나타나는 변증법적 추론을 시에 접목시켜 A와 B의 반응을 보며 즐기고 있다. A와 B는 어쩌면 나와 또 다른 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포도를 먹는 방식에서부터 미각과 시각 그리고 감각을 통한 변증의 방식을 통하여 지금까지 살아 온 인생의 맛과 일상의 삶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이다. /정겸 시인
포항지진으로 1주일 연기돼 우려했던 수능시험이 무사히 끝났다. 59만 명에 이르는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가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불미스런 일도 아직은 없어 다행이다. 수능시험이 종료됨에 이제 일주일씩 늦춰진 대학별 수시 논술·면접·적성고사 등이 지난주부터 실시되고 있으며 후속 대입 전형 일정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수능 성적표는 다음달 12일 배부된다. 자신이 가채점한 점수에 따라 적성과 진로를 잘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9만 명 이상을 선발하는 정시모집이 내년 1월 6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기 때문이다. 각 고등학교에서도 혹시라도 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이 좌절감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격려하고 다양한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해 고교생활을 잘 마무리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제 곧 성인이 되는 이들에게 사회의 관심과 배려도 반드시 필요하다. 자칫수능 이후 해이해지기 쉬운 수험생들에게 적절한 진학지도는 물론 이들에게 인생의 조언을 들려주는 멘토로서의 역할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수험생들 역시 수능이 끝났다고 모든 게 종료된 건 아니니 만큼 대입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2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장례식 전날 희생자 유골이 발견됐는데도 해양수산부가 이를 5일간 은폐했다는 소식에 유가족·국민들이 분노를 넘어 허탈해 하고 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 장관의 사죄를 요구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뒤 국회 본관 앞에서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정치권도 여·야 할 것 없이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정부는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 세월호 사고 수습과 선체인양 과정에 대해 전면적인 재조사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정부의 진상규명 과정을 엄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과거 세월호 의혹 7시간을 확대 재생산해서 집권했는데 유골 은폐 5일이면 얼마나 중차대한 범죄인가. 이는 정권을 내놓아야 할 범죄”라고까지 하며 문재인 정부 끌어내리기에 열을 올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미수습자 유골을 발견하고 닷새 동안 은폐한 건 하늘과 땅이 함께 분노할 일”이라며 “한 치 숨김없이 진상을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
프랑스 교육자 폴 랑그랑(Paul Lengrand)은 수직적인 전(全)생애를 통한 교육과 수평적인 다양한 활동을 고려한 통합교육개념을 주장했다. 그로 인해 지난 1970년 국제연합(UN)은 ‘평생교육’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평생교육은 교육의 기초를 먼저 주입한 후 학습의 숙련도가 생긴다는 분리가 기본이었다. 즉 페다고지(Pedagogy)라는 교사교과중심 미래 대비 주입식 교육 후에 앤드라고지(Andragogy)라는 학습자의 상황이나 지적인 수준을 고려한 자기주도학습으로 분리되었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은 항상 소수의 의견이 다수에게 퍼지면서 다양성과 상상력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도달해야 할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위에서 정하면 그 방향에 적성이 약한 사람은 억압적 페다고지가 강요되어 두뇌와 몸의 가능성에 병이 든다. 직업의 효용성처럼 도달점이 없다면 모든 사람은 앤드라고지 평생학습이 가능하면서도 각자 익혀야 할 기초적 과정부터가 다양해지고 페다고지가 필요 없어진다. 지금까지는 늘 페다고지가 먼저였으나 그 결과 획일화의 부작용이 생기므로 4차 산업혁명기에는 페다고지와 앤드라고지의 순서가 바뀌거나 수시로 뒤섞이든지…
갈바람 한 줌에 바스라질 것 같은 그녀가 꺼이꺼이 운다. 울음은 가랑잎처럼 가녀리고 몸통을 꺾는 거목처럼 묵직했다. 구십 노파가 예순 후반의 자식 영정 앞에서 목 놓아 운다. 내 뒤를 따를 것이지 어쩌자고 어미 앞에서 저승길을 재촉하느냐고, 어디서 배운 고약한 버릇이냐며 운다. 호박물이 먹고 싶다 해서 실한 놈 구해다 놨는데, 돼지감자가 몸에 좋다길래 돼지감자 캐놨는데, 며칠 전 병원에서 만났을 때 얼굴을 만져보라더니, 어미 손을 하염없이 쓰다듬더니 그게 마지막 인사였구나, 아들아 내 아들아. 백발의 노파는 너무나 아득한 이름, 아들을 부르며 오열한다. 넘어진 얼굴의 상처는 검버섯처럼 얼룩졌고 넘어질 때 다친 갈비뼈를 어쩌지 못해 온 몸으로 슬픔을 토해낸다. 기력 쇠한다고 밥 한술 권하는 조카에게 자식 앞세운 죄인이 무슨 낯으로 밥을 목으로 넘기냐며 호통도 아닌 하소연도 아닌 슬픔을 내지른다.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부고알림이 잦다. 문상을 가보면 상주들의 곡소리를 듣기 쉽지 않다. 고인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모상을 당한 상주의 표정은 그리 무겁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죽음도 하나의 과정이니 엄숙하고 정중하게 모시자는 의미도 있고 사실 만큼 사셨으니…
중국 춘추시대에 활동한 공자(B.C.551~B.C.479)는 유교의 시조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평생 인(仁)의 실천을 강조하며, 그것으로 인간 세상을 교화시키려고 애썼다. 내적으로 인을 간직하고 외적으로 인을 실천하는 수기치인(修己治人)자세가 군자의 길이라고 주장하였다. 수기는 곧 스스로를 이기고 인을 닦으며 예를 갖추는 것으로서, 이 때 비로소 인격완성이 된다고 하였다. 그는 이와 같은 사상적 논지를 펴온 인물로서 지금까지도 널리 숭모를 받으며 회자되고 있다. 그런데 공자가 사상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민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였다. 다소 의외일 수 있겠지만, 그만큼 민생정치 분야에도 조예가 깊었음을 반증한 것이다. 그는 민생정치에 있어서 신뢰를 중시하였다. 정치는 모름지기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충분한 군비, 국민이 굶는 지경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충분한 식량을 확보해야 하며, 여기에 국민의 신뢰도 얻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만약 이 중에서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군비를 버려야 하고, 다음으로 또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식량을 버려야 하고, 마지막으로 남길 것은 국민의 신뢰라고 하였다. 신뢰를 잃은 정치는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을 웅변한 것이었다.
국민청원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나라는 영국이다. 온라인 청원에 1만 명 이상 서명하면 정부가 의무적으로 답변해야 하고, 10만 명이 넘으면 의회가 논의해야 한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 투표가 찬성으로 가결되자 재투표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120만 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프랑스도 영국에 못 지 않다. 지난 3월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대선에 출마시켜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운동이 있었을 정도다. 기존 프랑스 현실 정치를 풍자한 이 온라인 청원운동에 일주일 만에 시민 5만명이 참여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물론 미국도 여기서 빠지지 않는다. 특히 지난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이 만든 백악관 청원 사이트 ‘위더피플’(We The People)은 미국 국민들의 큰 호응을 받은 청원제도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위더피플은 청원 등록 30일 안에 10만 명이상이 서명하면 백악관이 공식 답변과 해법을 내놔 더욱 인기를 끌었다. 최근 한국에서도 국민청원 열기가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가 개설한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다양한 분야의 청원이 쇄도하고 있어서다. 국민들의 질문에 정부가 직접 답변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게시판에 지금까지 답변 기준선
결혼 /김동호 오늘은 빈 독 채우는 날 천리향 만리향 꿀 이슬을 해와 달이 조히 받아 꽃-항아리에 꼭- 꼭- 눌러 담는다 찰랑찰랑 차오르는 오지항아리 이제 내일부턴 배가 불러오기 시작할 것이다 - 김동호 시집 ‘단맛 뜸들이는 찬바람’에서 사람은 남녀가 꼭 만나야 하는 이유가 있다. 자신이 떠날 자리에 반드시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혼자여서는 빈 독이나 다름이 없다. 그곳에는 아무 것도 담을 것이 없다. 그래서 빈 독 채우는 날에는 모든 사람들이 그지없는 축복을 보낸다. 우리의 새로운 미래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는 과거만큼이나 그리고 현재만큼이나 밝을 것이다. 결혼은 계속되어야 한다. /장종권 시인
경찰 수사의 공정성·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사의 최고 책임자인 ‘국가수사본부장’ 직을 신설해 외부 개방직 인사로 임명하고, 경찰청장이나 서장 등 일반 경찰 관서장은 수사상황을 지휘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아울러 경찰의 최고 결정기구인 경찰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을 전원 비경찰 출신으로 구성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외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경찰개혁위원회는 최근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 등에 대비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일반 경찰의 수사관여 차단’ 방안을 마련해 경찰에 권고했다. 이 권고안은 수사경찰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일반 경찰조직과 수사 경찰조직을 분리하도록 했다. 경찰 수사조직에는 국가수사본부장을 정점으로 별도 지휘라인을 두고, 수사경찰관에 대한 실질적 인사·감찰권을 수사부서장에게 부여하도록 했다. 경찰청장과 같이 차관급인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위원회가 임명제청을 하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일반 경찰과 별개로 경찰 수사에 관한 정책 수립과 사건 수사에 대한 지도·조정을 총괄하는 막강한 자리다. 경찰청은 이 권고안의 취지에 공감하고 연말까지 일선 경찰의 여론을 수렴한 뒤 내년 2월까지 권고안 이행을 위한 종합 추진계획을
세계화장실협회(WTA·회장 염태영 수원시장)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화장실은 삶이다-품격 있는 화장실, 품격 있는 삶’을 주제로 한 WTA 제4회 정기총회가 22일 세계 각지의 회원국이 참여한 가운데 수원에서 열렸다. WTA는 ‘미스터 토일렛’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제안으로 2007년 창립됐다. 심 전 시장이 2006년 제6회 세계화장실대표자회의에서 세계화장실협회 설립을 제안, 이듬해 11월 탄생한 것이다. 초대 회장으로는 심 전 시장이 선출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심 전 시장은 암이 발병했고 이를 다스리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 심 전 시장은 협회 창립을 기념해 노모와 가족들의 추억이 가득한 집을 과감히 허물고 변기 모양의 집을 지었다. 택호도 절집의 뒷간을 뜻하는 ‘해우재(解憂齋)’라고 지었다. 모친은 장수하라고 뒷간에서 그를 출산했고 아명도 ‘개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해우재를 짓고 난 후 “화장실에서 태어난 내가 이제 화장실에서 살게 됐으니 이게 내 운명인 것 같다”며 껄껄 웃던 그였다. 그리고 그는 해우재에서 삶을 마감했다. 그의 사후 유족들은 2009년 해우재를 수원시에 기증했다. 지금 해우재는 한국의 명물로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