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서 조조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런데 그가 세운 위나라가 가장 강성했다. 그를 ‘간웅’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병사와 백성은 그를 위해 스스럼없이 목숨을 내놓았다. 그 이유는 뛰어난 통치력과 인재를 아끼는 성품 때문이지만 그가 실시한 보훈제도에도 원인이 있다. 조조는 병사들이 전투에서 사망하면 지극한 예의를 갖춰 장례식을 치르고 유가족들에게 논과 밭,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소까지 하사했다. 뿐만 아니라 자식들의 교육까지 국가에서 책임졌다. 이런 보훈정책이 있었기에 병사들은 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매년 6월6일 현충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해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애국혼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또 국가 유공자와 그 후손들에게도 여러 가지 혜택을 주고 있다. 참전명예수당도 그 중의 하나다.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경기도의 참전명예수당 금액에 대한 비난이 높다. 그동안 경기도는 6·25전쟁과 월남전 참전유공자 중 65세 이하인 유공자, 무공·상이·고엽제 등 보훈처에서 수당을 별도로 받는 유공자에게는 참전명예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9일부터…
수원화성박물관이 일본 도쿄예술대학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득중정어사도’(得中亭御射圖)를 복제해 2018년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하였다. ‘득중정어사도’는 정조대왕이 1795년 윤이월 9일부터 8일간 어머니 혜경궁 홍씨 회갑을 기념해 수원 행차를 하는 장면과 수원에서 주요행사를 하는 장면을 그린 화성행행도(華城行幸圖) 8폭 중 하나로, 정조가 신하들과 화성행궁 내 득중정 앞에서 활쏘기와 매화포 시연(불꽃놀이)을 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정조의 명에 의해 그려진 팔폭병풍은 국립고궁박물관과 호암미술관 등 여러곳에 소장되어 전시되고 있지만 미술사학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그림으로 것은 도교예술대학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득중정어사도이다. 그래서 수원화성박물관측은 2015년부터 시민들에게 가장 수준 높은 작품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일본측과 협상을 하여 마침내 좋은 결과를 이루어냈다. 비록 진본을 대여하여 전시할 수는 없지만 원본과 동일하게 복제하여 전시하는 것은 박물관 관계자들의 노력 때문이다. 수원화성박물관과같이 경기도내 공립박물관들은 적극적인 박물관 행정과 전시를 추진해야 한다. 경기도립박물관을 비롯하여 경기도내 지방자치단체에 20여 개의 공립박물관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흔한 논쟁 중의 하나, 문화재의 활용 또는 보존이냐의 문제다. 외국의 경우 문화재는 보존에만 국한하지 않고 적극 활용한다. 중국 항저우의 서호(西湖), 일본의 오사카(大阪) 성, 영국의 바스(bath) 등이 좋은 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만이 문화재의 활용에 대해 부정적이다. 시설관리에 중점을 두고, 이용정도는 관람수준이다. 최근 관광과 연계한 문화재의 활용은 각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숙박관광과 관광객 체류기간의 연장을 위해 야간, 밤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밤은 특별하다. 단순히 해가 지고 동이 틀 때까지라는 시간적 범위의 개념이 아니다. 밤은 또 다른 사람들의 삶의 숨결과 꿈과 욕망이 존재한다. 자본과 정보와 상품이 넘실거리며, 낮에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시간적·공간적 향기가 있다. 밤은 더 이상 통행과 영업이 금지되는 금기의 영역도, 은밀하게 왜곡된 유흥적 욕망의 지하의 영역도 아니다. 새로운 삶이 생성되고, 펼쳐지고, 공유되는 문화적 삶의 터전이다. 밤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살린 ‘불금(불타는 금요일)’도 초기에는 부정적 이미지였으나, 이제는 젊음을 대표하는 문화의 한축으로
세계사 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늘 장식하곤 했던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덕분에 르네상스의 거장이라 하면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보티첼리도 우리에겐 익숙하다.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자태의 아름다운 여인은 신들이 불러일으키는 바람과 파도를 타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만 같다. 르네상스라 불리는 시대는 이 작품과도 같이 싱그러운 바람과 향기를 한껏 머금은 채 인류의 역사에 도래한 것처럼 느껴졌다. 이 작품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보통의 사람들보다 비너스의 목이 길게 늘어졌다는 것과, 한쪽 어깨와 팔도 마찬가지로 길게 늘어져 있다는 것을 금방 발견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궁금증을 품게 된다. 보티첼리는 왜 인물을 이처럼 왜곡된 형태로 그렸던 것일까. 그는 미켈란젤로와 다 빈치처럼 인물을 실제와 같이 그릴 능력이 없었던 것일까. 인체의 왜곡된 형태 말고도 양감 역시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것만 같다. 선진적인 회화 기법이 발견되면서 르네상스 회화 속 인물들은 실제 인물과 같은 현실성을 띠게 되었지만, 보티첼리의 작품 속 인물들은 여전히 대리석으로 된 조각상,…
한자의 ‘구실 세(稅)’자는 벼 화(禾)변에 기뻐할 태(兌)자를 쓴 형성문자다. 풍년을 감사하며 하늘에 제사 지낸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후 곡식으로 나라에 바치는 조세라는 뜻으로 쓰이다가 오늘날에는 개인 아닌 국가에 내는 세금이란 뜻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국민이면 이러한 세금을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그리고 타당하든 아니든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때문에 생활양식까지 바꿔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17세기 러시아 황제 표트르 1세가 귀족들에게 수염을 자르라고 명했다. 쇄신을 위해 구습을 버리라고 한 것이다. 거센 반발이 일었다. 오랜 풍습이자 러시아정교가 중시하는 수염을 깍으라 했기 때문이다. 황제는 명령이 먹혀들지 않자 세금이란 수단을 꺼내들었다. 계급에 따라 비싼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자 하나 둘 명령에 따르기 시작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수염세다. 비슷한 시기 영국엔 창문세도 있었다. 당시 윌리엄 3세는 호화주택에 세금을 부과하는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처음엔 벽난로가 있느냐 없느냐로 호화 여부를 따졌으나 나중엔 창문 수를 기준으로 과세했다. 호화주택엔 창문도 많다는 데 착안한 일종의 재산세였다. 그러자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아예 창을 내지 않게 됐다.…
똥파리* /김상미 영화 <똥파리>를 보았다. <똥파리> 속에는 ‘시발놈아’라는 말이 셀 수 없이 나온다. 그리고 그 말은 보통 영화의 ‘사랑한다’는 말보다 훨씬 급이 높고 비장하다. 지랄 맞게 울리고 끈질기게 피 흘리는 그 영화를 다 보고 나와 아무도 없는 강가에 가 소주 한 병을 마셨다. 그리고 목이 터져라 ‘시발놈아’를 스무 번쯤 소리쳐 불렀다. 그랬더니 내 가슴 안 피딱지에 옹기종기 앉아 있던 겁 많은 똥파리들이 화들짝 놀라 모두 후드득 강물 위로 떨어졌다. 시발놈들! *양익준 감독의 영화. - 김상미 시집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통쾌하다. 후련하다. 뻥, 뚫린다. 때로는 단 한 마디의 욕설이 얽히고설킨 관계를 단 한 방에 정리해주기도 한다. 사랑에 너절하게 들러붙어 있는 연민이나 미련이나 앙금 그리고 배신까지도 ‘시발놈아’ 한 마디 속에 모두 용해될 수 있다. 용해되어 용서에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 가슴 안 피딱지’는 그대로 두자. 그것마저 사라진다면 사는 게 재미없다. 그
본격적인 휴가 시작이다. 아파트 주차장에 꽉꽉 들어찼던 차들이 헐렁하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로 피서를 떠난 것이다. 집 나서면 고생이라지만 그래도 며칠씩 받는 휴가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실속 있는 휴가계획을 세운다. 더러는 고향으로 더러는 해외로 나들이를 가기도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 산천이 좋다. 동해안으로 커브를 꺾다보면 물이 차서 발을 담그기 겁나는 계곡도 있고 탁 트인 동해바다는 아이들과 함께 파도타기하며 놀기에 좋다. 조금만 발품을 팔다보면 울울창창한 산과 계곡사이로 새들의 노래 소리도 정겹고 골을 타고 오는 시원한 바람이 회색 숲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다. 몇 해 전 우리가족은 남해 쪽으로 여행지를 잡았다. 해운대도 가고 부산에 있는 친구도 만날 겸 해서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하룻밤을 지내고 아쉬운 마음으로 헤어지며 안동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댐 근처를 지나는데 달맞이꽃이 지천이다. 달맞이꽃은 밤에 피는 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너른 묵정밭이 노랗다. 달맞이꽃을 보는 순간 참 보기 좋다는 생각과 함께 욕심이 생겼다. 달맞이꽃으로 발효액을 담그면 여러모로 쓸모가 있고 몸에도 좋다는 말에 언젠가는 꼭 한번 담가봐야지 했
그동안 말도 많았던 대입전형료 인하에 국민권익위원회도 적극 나섰다. 일부에서는 권익위원회가 이 문제에까지 개입하느냐고 지적하지만 누군가라도 해야 한다. 10년이나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왔지만 정부나 교육부가 꼼짝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 및 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대입에서부터 전형료를 인하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따라 25일 권익위가 나서 ‘대학입시 전형료 회계관리 투명성 제고방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권고했다. 교육부는 그동안 대학등록금 부분에서만 대학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었으나 전형료에 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교육부가 기분은 언짢겠지만 대입 전형료 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 권익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공무원 공채시험 전형료는 5천~1만원 선인데 비해 대입 전형료는 수시가 5만~8만원, 정시는 4만~6만원이다. 수시의 경우 국공립대는 평균 5만3천원, 사립은 7만7천원이다. 여기에다 수도권 대학은 7만3천원, 비수도권은 5만7천원이다. 대학 별로 천차만별이다. 수험생이 6번의 수시와 3번의 정시를 모두 지원한다고 가정했을 때 원서접수에만 드는 비용만 50만~60만원이다. 매년 대입 수험생이 60만 명에…
분당선의 노선 연장(기흥~동탄2~오산)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용인 기흥역~동탄2신도시~오산을 잇는 분당선 연장 노선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분당선 연장 노선이 건설되면 이 지역 주민들의 교통 불편해소에 도움이 된다. 특히 용인 기흥구 주민들의 경우 많은 수가 서울과 수원시 광교, 화성 동탄 등지로 출·퇴근하고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본 대도시의 경우 교통이 포화상태여도 전철이 거미줄처럼 이어져있어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웬만한 곳은 쉽게 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정도가 거주하고 있어 심각한 교통지옥과 대기오염을 겪고 있는 수도권에도 전철망이 더욱 촘촘하게 확대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분당선 연장 사업이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된 것은 희소식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도 있다. 광교~호매실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선, 신수원선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등이 제외된 것이다. 신분당선 연장선과 신수원선 인덕원~수원 복선전철은 수원과 안양 등 남부권 주민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사업이다. 신분당선 연장선은 용산~강남~정자~광교~호매실을 잇는 노선인데 지난 2011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만 40세 이상이 되면 정기적인 암 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조기에 암을 발견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암세포가 다른 장기에도 전이되고 결국은 치료 불능의 상태에 빠지고 만다. 필자는 취업 상담을 할 때면 암 세포가 온몸에 전이된 것처럼 취업 가능성이 0%에 가까운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지금 상태에선 취업이 어렵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해줘야 하지만 상처받을까봐 조심스러운 경우가 있다. 미리미리 취업 시장에 대한 정보도 얻고 취업에 필요한 지식을 쌓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했으면 덜 고생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100세 시대라 불릴 만큼 인간의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인생 일모작이 아닌 이모작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이다. 또한 기술의 진화에 따른 직업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한 개인이 평생 동안 최소 3~4개의 직업을 가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기적인 암 검진만큼 중요한 것이 주기적인 생애경력설계와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고용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