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부터 북한과 미국이 상대를 향해 인신공격에 가까운 말 폭탄 공세, 즉 말의 전쟁(war of words)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주 북한과 미국은 제72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위협적 언사를 주고 받았다. 여기에서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당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하고 북한을 ‘완전히 파괴’(totally destroy)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이에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정신이상자, 최고통사령관, 거짓말의 왕초, 악통령” 등으로 맹비난하고 “미국은 처음으로 핵무기를 만든 나라,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하여 수십만의 무고한 민간인들을 대량 살육한 나라”라고 반격했다. 더 큰 문제는 북미 간의 말 폭탄 공세, 말의 전쟁을 넘어 군사적 무력시위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북한은 이달 초 제6차 핵실험을 강행한 후 연이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하고 실전배치
수소를 발견한 사람은 영국의 물리학자 헨리 캐번디시다. 그는 1776년 혼합물로부터 수소를 최초로 분리해 그 특성을 밝혔다. 수소라는 이름을 처음 명명한 사람은 프랑스 비운의 화학자 라부아지에. 아인슈타인은 수소원자 핵융합을 통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 원리가 처음 실용화된 것이 수소폭탄이다. 수소탄은 원자폭탄이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등 무거운 원소의 핵분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수소의 원자핵이 융합하면서 헬륨으로 바뀔 때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한 무기다. 1단계 핵분열에 이어 2단계 핵융합, 3단계 핵분열 가속화로 위력을 높인다. 그래서 핵융합폭탄이나 열핵폭탄이라고도 한다.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은 1952년에 있었다. 미국이 태평양 에니위탁 섬에서 터뜨린 ‘아이비 마이크’가 그것이다. 10.4메가t의 위력을 보여줬다. 폭 5㎞ 이상의 불덩어리, 높이 37㎞의 대형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강력한 실험은 1961년 소련이 북극해에서 감행한 ‘차르 봄바’라는 수소탄이다. 무게 27t에 길이 8m, 지름 2m의 이 수소탄은 고도 10.5㎞에서 투하돼 지상 4.2㎞ 상공에서 폭발했다. 버섯구름이 높이 64㎞, 폭
목새* /조규남 모래 속에서 새 울음소리가 난다 비닐봉지 구겨지는 소리로 흐느낀다 지표에 내려앉은 충격 겹겹 주름으로 포개놓은 새 물의 날개로 날아와 시냇가 모퉁이 차지하고 있다 목새라 했지! 까마득히 잊어버렸던 말 대대로 유전되다가 아무도 모르게 이지러진 말 주워 담으려면 주르르 흘러버린다 오랫동안 잊고 살아 서걱 거린다 목새라 일러줘도 무슨 나무에서 사는 새냐 되물으며 낯설어 하는, 피가 식어버린 말이 어리둥절 섬을 만들어 놓고 외로움 토해낸다 발가락 사이 파고들며 꼼지락 꼼지락 운다 사막의 기억이 뜨겁다 *목새: 물결에 밀리어 한곳에 쌓인 보드라운 모래 - 열린시학 ‘2015년여름호’ 아, 모래도 물결이 달아준 날개로 새가 되는구나. 발목 다친 새, 한 곳에 주저앉아 흐느끼는 새. 이 시를 읽으니 우리 조상들의 남다른 언어감각과 사물에 대한 명명법에 또 한 번 무릎을 치게 된다. 휘도는 물굽이의 목을 지키는 새라는 의미인가? 어쨌거나 화자는 이 낯선 단어가 주는 생경함을 질료로 새로운 종의 새 한 마리를 낳고 있다. 까마득히 잊혀진 말에 시의 숨결을 불어넣으니 탄생하는 새, 사라진 말들이 지닌 함축적 의미를 다시금 되짚어보게 하는…
선거 때마다 20년 이상 단골메뉴로 등장하던 경기도 분도문제가 본격적으로 국회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제354회 정기국회 1차 전체회의에서 ‘경기북도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해 제안설명과 검토보고를 청취하고 집중심의를 위한 소위에 회부했다. 이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인 안행위를 통과하면 본회의에 바로 상정돼 최종 통과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북부지역 10개 시·군을 하나로 묶어 ‘경기북도’를 만들자는 논의가 있어온 지는 꽤 오래됐지만 국회에서 이 문제가 정식으로 다뤄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파주 출신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경기도 31개 시·군 중 한강 이북에 있는 고양·구리·남양주·동두천·양주·의정부·파주·포천·가평·연천 등 경기북부 10개 시·군을 ‘경기북도’로, 나머지 21개 시·군은 ‘경기남도’로 분리해 경기도를 분도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교육청도 경기북도교육청과 경기남도교육청으로 분리하게 된다. 김 의원은 “한강을 기준으로 경기남부와 경기북부가 나뉘어 있고 정부의 각종 규제로 남부와 북부 간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며 “경제권, 생활권, 지역적 특성이 다른 경기북부를 경기도에서 분리,…
‘여민동락의 길’을 주제로 한 제54회 수원화성문화제가 24일 저녁 창룡문 일원에서 무예 브랜드 공연 ‘야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수원시는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를 ‘시민 주도형 축제’, ‘소통형 축제’로 진행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3월 출범한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추진위원회’와 일반 시민들이 제안하고 기획한 프로그램이 15개나 됐다. 또 시민들을 대상으로 모금을 한 결과 당초 3억원이었던 목표액을 훌쩍 초과, 5억원을 넘겼다. 이 과정에서 강제 할당 같은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금에 앞장섰던 민간인 신분 시민추진위원회 예산분과 위원들에 따르면 모금 때 시민들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그리고 염태영 수원시장이 23일 개막식에서 밝힌 것처럼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시민들로 이뤄진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추진위원회가 주도적으로 축제를 준비했다. 염시장은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즐거워하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축제 프로그램에 담아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축제에는 ▲시민예술한마당(수원시 생활 예술인들의 공연) ▲누구나 가수(관광객·시민들의 즉흥 노래 경연) ▲청소년 재능 한마당 꿈의 장터 ▲수원아리랑(참가자들이 전통 악기 연주) ▲
휴대전화 전자파나 기지국 전자파가 각종 암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에서 모바일 기업들에게 유리한 방식의 실험을 한 과학자를 논하는 다른 과학자가 말했다. “과학자도 가정이 있고 생활을 해야 한다”. 이 말은 기업이나 국가에게 돈을 받을 수 있는 주제와 방식의 연구를 하게 된다는 말인데, 지식인들이 연구비 후원자 편을 드는 것은 그냥 넘어갈 인지상정일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을 위험하게 만들고 손해를 주고 삶을 망치기 때문이다. 통신사 업계는 피해사례 빅데이터를 조사하는 인공지능(AI)을 상대하거나 제2의 ‘에린 브로코비치’가 나서는 일을 맞이할 것이다. 글로 기록되는 지식에서도 책을 팔거나 강연료를 많이 받을 얘기를 구성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기자나 작가들에도 있는데 실상을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비틀거나 그렇게 보이는 장면만 찍거나 한다. 얼마 전 한 지식인이 생각과 고민의 깊이가 조금 부족하여 왜곡된 지식을 전달한 책을 만났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홍준의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서울편2)’에는 두 가지 심각한 오류가 보인다. 하나는 소개의 글과 성곽의 사진이 다른 것
최근 서울시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논란으로 모든 기초지방자치단체에 특수학교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13일 발의됐다. 특수학교 건립 과정에서 장애아동 학부모들은 반대 주민들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건립을 호소했다고 한다. 사회에 만연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지역이기주의는 이것이 적폐라는 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역 25개 자치구 중 특수학교가 없는 곳은 8개로 이 지역에 거주하는 200여 명의 장애인은 특수학교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원정통학을 하고 있다. 장애학생의 절반 이상은 통학하는 데 최소 1시간 이상 걸린다고 하며, 원거리 통학은 각종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2016년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특수학교 배치율이 29.1%에 불과하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1곳당 초중고교의 수는 52.4개교에 달하지만 특수학교는 0.76개교에 불과해 장애학생들이 행정구역을 넘어 원거리까지 통학한다는 것은 위험하고 불합리한 현실이다. 교육은 장애유무를 떠나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이자 의무이다. 모든 기초자치단체에 1개 이상의 특수학교가 설치되는 것은 당연한 국가의 의무이다
산이 울면 /류선열 큰 산 골짜기 두메 마을에선 이따금 산이 울어. 해가 높이 솟은 봄날. 엷은 구름이 산봉오리를 가려 답답할 때, 비알밭 갈던 농부가 쉴 참에 이젠 힘겨운 농사일을 떨쳐 버리고 머언 도회지로 떠나고 싶어질 때, 고사리는 새순 내는 걸 잊고 등성이 굴참나무는 졸며 개울에선 모래무지가 대가리를 묻고 있을 때, 그리고 이장 댁 기둥시계는 늑장을 부리고 학교에선 아이들마저 받아쓰기와 분수에 지쳐 있으며 선생님은 떠날 날만 꼽고 있을 때, 큰 산은 호령을 하듯 크게 저르렁- 하고 울어. 산이 울면, 큰 산이 울면 산봉우리는 말끔히 개고 농부는 새 힘이 솟는 듯 쟁기질을 시작하며 고사리 새순이 도르르 말려. 굴참나무는 부지런히 지하수를 길어 올리고 모래무지는 달음박질을 하며 이장 댁 기둥시계는 더 빨리 추를 흔들어. 그리고 선생님은 목청을 돋우고 아이들 눈은 비로소 똘방똘방해지는 거야, 산이 울면 - 류선열 동시집 ‘잠자리 시집보내기’ / 문학동네·2015 농사를 짓지는 않지만 큰 가뭄에 애타는 농부들 마음을 헤아리며 아파하던 며칠 전, 한 밤중에 우르릉 쾅쾅 번개와 우레가 창문을 찢어 버릴 듯 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상생의 문화나눔으로서의 문화바우처 사업이 2011년 들어서는 공연뿐 아니라 영화, 서적 구입 등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확대 실시되고 있다. 그간 문화바우처 사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때는 혜택이 공연과 간혹 영화도 가능했지만, 지금의 문화바우처 제도는 도서, 음반의 구입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이러한 문화복지의 확대는 ‘행복, 공적인 지원과 서비스를 통해 생활의 안정과 충족’에 있다. 따라서 문화바우처는 객관적으로 문화를 향유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문화 소외계층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시책이다. 이것은 문화 인프라의 기초체력을 유지·향상시켜 정치, 경제와 함께 문화예술이 사회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2005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가 과연 잘 정착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공연에서부터 시작한 문화바우처가 이제 가구당 5만원 한도 내에서 카드를 발행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제공되는 문화복지카드 지원 사례와 유사하며, 대부분 공연예술을 소비하기보다 영화나 도서구입 그리고 학원비, 헬스장 회원비 등에 더 많이 할애하고 있다.
지난 20일 ㈔경기언론인클럽이 개최한 ‘6·13 지방선거 어떻게 치를 것인가’ 주제 초청토론회에서 나온 주장들을 이 나라 정책 입안자들과 유력 정치인들이 새겨들어야 한다. 이 토론회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다. 이날 주제는 ▲기초단체장·의원 정당공천 폐지문제 ▲여성할당제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선거연령 인하 등 4가지였다. 지방자치와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고민하는 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주제였다. 패널로 나온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부대표, 박상철 경기대학교 부총장, 김광범 중부일보 편집국장, 김기홍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광주전남네트본부장, 소순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등은 깊이 있는 주장을 펼쳐 청중들의 공감을 샀다. 첫 번째 주제인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는 패널 모두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소순창 위원장은 “다수의 국민은 중앙정당과 정당공천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정치를 재단하는 현재의 상황에선 정당이 신뢰를 얻고 정상화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정당공천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사람들도 이에 공감하면서 정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