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내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했고 새로운 나라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그런 염원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희망이 보여 정말 다행이다. 나라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아동학대예방사업은 지난 2000년에 ‘아동복지법’이 전면개정 된 후로 학대피해아동에 대한 보호 및 아동안전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공고히 되었다. 그러나 지난 17년간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아동학대의 80% 이상이 부모에 의해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발생되는 현실이지만 그동안 우리 사회는 ‘가정 내 문제’ 혹은 ‘사랑의 매’ 라는 당위성을 언급하며 아동인권을 억압해왔다. 이와 더불어 ‘아동복지법’에 명시된 조항만으로는 심각한 학대를 일삼는 부모에게서 친권을 정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고 학대행위자인 부모에 대한 접근금지, 교육 상담 등의 조치를 강력하게 이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결여되어 있어 그동안의 아동학대예방사업은…
오산시의회가 구태적인 의전요구로 의회 직원들을 포함해 집행부 공무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7대 하반기 의회가 구성되면서 의장은 물론 각 시의원들에 대한 의전까지 강화돼 규모가 큰 행사에는 개별 의전까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오산시의회 7명의 시의원 중 의장과 부의장은 연봉 뿐 아니라 업무추진비를 별도로 받으며 중형 승용차와 운전원 등도 배정돼 있다. 회의실과 부속실이 있는 사무실도 제공받는다. 여기에 모든 행사에 참석할 경우 의회사무과 직원을 비롯, 담당직원의 개인비서급 의정을 받고 있다. 시의원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크고 작은 행사에 참석하게 될 경우 의회 직원들이 1대 1로 따라 붙어 각종 의전을 수행하게 된다. 시민들의 대변인이며 봉사자이지만 대표라는 책무도 있기 때문에 시의원들이 받는 의전은 어느정도 이해하더라도 너무나 지나친 의전을 요구(?)하는 것은 자기 과시욕에 불과한 행동일 뿐이다. 게다가 행여나 행사에서 자신들의 이름이 빠지거나 행사가 일정보다 늦어지기라도 하면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것을 서슴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 해 한 문화행사 당시 예정 시간보다 10여분 앞당겨 행사가 진행되면서 제 시간에 도착한 의장이 인사
복권의 대표 격인 로또(Lotto)는 ‘행운’이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 말이다. 그리고 45개의 숫자에서 6개를 맞추는 숫자놀이다. 이 놀이의 유래는 1515년 이탈리아의 제노아에서 시작됐다. 당시 제노아 시는 시의원을 뽑을 때 6명의 후보자를 놓고 그중 1명을 제비뽑기로 선택했는데 이에 착안해 사람을 숫자로 바꾼 것이 로또의 시초라고 한다. 지금과 같은 당첨 체계가 갖춰진 것 또한 1530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다. 공공사업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번호 추첨식 복권을 최초로 발매했기 때문이다. 그 후 미국은 1978년 뉴욕 주에서 처음으로 30개 숫자에서 6개를 맞추는 로또를 시작 했고 우리나라는 2002년 45개 숫자에서 6개를 맞추는 최신식 로또가 처음 등장했다. 그 무렵 407억 원의 1등 당첨자가 나오면서 전국을 ‘로또광풍’에 휩싸이게 했다. ‘로또망국론’이 나온 것도 이 무렵이다. 과열을 우려한 정부가 로또 1장 판매금액을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리면서 100억대 당첨 사례는 뜸해졌다. 최근에는 매주 6, 7명의 1등 당첨자들이 20억 원 안팎을 나눠 갖는 게 보통이다. 지금까지 4000명이 넘는 사람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로또는 이러한 기대
소리의 정면 /박지웅 명수우물길에 사는 아낙은 소리에 이불을 덮어씌우고, 한다 그 집 창가에 꽃이 움찔거리면 어쩔 수 없이 행인은 아낙이 놓은 소리의 징검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너야 한다 생각지도 않은 오후, 악다물고 움켜쥐다 그만 놓쳐버린 신음과 발소리가 딱 마주친다 아, 서로 붉어진다 소리의 정면이란 이렇게 민망한 것 먼저 지나가시라 꽃은 알몸으로 창가에 기대고 나는 발소리를 화분처럼 안고 조용히 우물길을 지나간다 어릴 적 숨바꼭질을 하다 숨어들어간 집에서 흘러나오던 소리가 있었다. 소리를 듣다말고 나와 일부러 술래에게 들켰던 날이었다. 아이는 소리에 발각된 것처럼 죄인이 된 것처럼 한동안 이웃 아주머니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했던. 시의 행인이 맞닥뜨린 소리가 그러하다. 행인도 소리에 발각되어 버린 것. 죄도 아닌데 죄인 것처럼 행인의 발걸음을 들어 올리고 있다. 그 난처함을 어떻게 하나. 행인은 꽃을 끌어들여 공범을 만든다. 소리를 어떻게든 에돌아가야 한다. 들키지 않게 귀가 붉어지지 않게 말이다. 발걸음을 조율하는 마음의 씀씀이인 것이다. /김유미 시인
인형뽑기 매장이 급증하고 있다. 한동안 세월의 뒷전으로 밀려있던 인형뽑기가 성황이다. 사람들 왕래가 잦은 곳이면 영락없이 매장이 있고 사람들로 북적인다. 실상 인형을 뽑아도 크게 쓸모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뽑혀져 나올 때의 쾌감이 사람들을 기계 앞으로 끌어당긴다. 며칠 전 우리도 외식을 하고 인형뽑기 매장에 들렀다. 남편과 딸애가 인형뽑기를 좋아한다. 마음에 드는 인형이 있으면 그것이 뽑혀져 나올 때까지 돈을 집어넣는다. 어찌 보면 제대로 된 인형을 사는 것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운이 좋아 한 두 번에 뽑힐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가 않다. 기계가 인형을 물고 투입구 근처까지는 가지만 문턱에서 내려놓는다. 한번만 더하면 뽑힐 것 같은 유혹에 쉽사리 돌아서지를 못한다. 우리 옆에 있던 젊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인형뽑기 하는 것을 한참을 보았다. 아이가 원하는 인형이 뽑히지 않는다. 두 주머니를 다 털고도 인형뽑기에 실패하자 매장 문을 나서더니 잠시 후 다시 왔다.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온 것이다. 그 사이 우리가 그 인형을 뽑았다. 그 가족의 탄식과 기쁨이 매장에 번졌다. 남편이 즐거워하는 것보다 그녀가 더 좋아했다. 매장을 나와 이런저런 생
프랑스 외곽 중부지방 오리악은 인구 3만 명의 작은 도시다. 스키장 외에는 별다른 리조트 시설이 없는 이곳에 1985년 창설된 오리악 거리축제는 많은 외지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오리악은 관광산업이 발전한 프로방스 지역과는 달리 고속전철인 테제베(TGV)도 연결되지 않는 교통이 불편한 해발 1천m에 위치해 있지만 여름 평균의 기온이 아침 10℃, 오후 한낮 20℃라는 호조건으로, 바캉스 계절의 절정인 8월 중순에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프랑스 및 유럽인들의 욕구와 야외공연들의 축제요소를 적절히 결합하여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오리악축제는 참여극단만 국내외 포함 400개에 달한다. 150여개 극단이 참여하는 프랑스 샬롱축제와 함께 프랑스 최고의 거리축제로 명성을 얻었다. 큰 작품은 눈에 띠지 않아도 아기자기한 야외공연들이 많아서 거리예술의 특징을 잘 살린 축제다. 이 오리악축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모든 야외공연을 엿볼 수 있는 견본시(見本市)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커스, 광대극, 마임 등 참가 제한도 없다. 기자 등록자만 200명 이상이 참가하고 공연예술 관계의 바이어나 극장의 프로그램 담당자 등의 관계자들이 많이 방문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84%에 이른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친문 인사들을 배제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로 내각을 구성하는 파격적인 탕평인사로 온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 볼 수 없었던 인사였기 때문에 국민들은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이번 내각에 아주대학교 김동언 총장의 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 인선은 파격중에서도 파격 인사였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기재부 차관을 하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했던 인물을 발탁한 것은 철저한 실용적 노선을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국무총리 인사 청문회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탕평 인사에 약간의 우려를 느낄 수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가 위장전입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사전 인사검증에서 이낙연 총리 내정자의 위장전입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자신은 전혀 몰랐고 아내가 한 일이지만 참으로 죄송하다는 이낙연 총리 내정자의 말을 그대로 믿을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전에 위장전입과 자녀의 국적 문제를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한 강경화 외교부장관 내정자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흠결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선택했던 이낙연 지사의 위
지난 4월 중국에서는 격투기 강사와 태극권 ‘고수’가 대결을 벌였는데 20초만에 태극권 고수가 KO패했다. 승리한 격투기 강사는 “중국 무술은 시대에 뒤떨어졌으며 실용성이 없다”고 폄하하면서 자존심 강한 중국 태극권 수련자들을 자극했다. 물론 태극권은 실전무술이 아니라 수련용이라면서 태극권의 패배를 당연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모든 무술은 자기 자신을 지키고 상대방을 이기려는 데서 출발한다. 좀 잔인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 MMA(종합격투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엔 아주 옛날부터 전해져 오는 실전무예가 있다. 바로 ‘무예24기’다. 무예24기는 18가지 지상무예에 마상무예 6가지를 포함한 실전무예로서 정조대왕의 명에 의해 출간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수련자를 위한 자세한 설명과 그림들이 수록돼 있다. 무예24기는 전 세계에서 유례(類例)를 찾아보기 힘든 호국 군사무예로써 신라 이전부터 존재한 우리의 고유검법 본국검과 조선세법(예도)부터 중국·일본의 검법까지 망라하고 있다. 정조대왕은 무예24기를 조선최고의 정예부대인 장용영 군사들에게 익히도록 했다. 그 무예24기가 수록된 ‘무예도보통지’는 지난해 5월 북
1305년 북이탈리아의 파도바라는 도시에는 ‘스크로베니 예배당’이 헌당되었다. 외관은 다소 단조로워 보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면 반전 드라마가 펼쳐지는데, 내부의 동서남부 벽면에는 예수와 마리아의 일생, 천당과 지옥의 모습, 7가지 미덕과 7가지 악덕이 그려져 있으며, 이는 당시 교회의 가르침을 총체적으로 시각화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무엇보다 이 공간이 지닌 위대함은 시각적 환영으로 인해 공간이 스스로 무한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벽화들의 배경과 천장은 영롱한 푸른색으로 통일되게 채색되어 있고, 각 작품의 드라마틱한 상황들은 이 푸른색 배경으로 말미암아 우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공간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벽에도 매우 뛰어난 착시 효과가 연출되었는데, 아치형 벽면을 채운 각각의 벽화가 확장된 공간감을 형성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그 중 양쪽 벽면의 두 칸에는 가상의 궁륭과 창문이 그려져 있어 이를 삼차원 공간처럼 인지되도록 했다. 스크로베니 예배당의 벽화를 그린 이는 르네상스의 거장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다. 르네상스 예술의 성격과 시작점에 대하여 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하지만 조토로 인해 르
기쁨의 반어가 슬픔이나 분노일 수 있지만 짜증일 수도 있다. 문재인의 대통령 당선에 혹자는 기뻐했고 혹자는 짜증을 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민이 분노를 했으나 그래도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 40% 이상이 기뻐했으니 어느 정도 위로가 된 셈이다. 물론 끝까지 더 짜증을 내고 있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대수롭지 아닌 말과 사건을 대할 때 마다 말끝에 ‘아 짜증나네’라고 말하는 것이 유행인 적이 있다. 정말 짜증이 나서 내뱉는 말도 있겠지만 습관처럼 접미사로 사용하고는 했다. 기뻐하며 살아보았던 기억이 가물한 탓인지 요즘은 아주 사소한 일에도 ‘아 짜증나네’라는 말을 함으로써 주변에 웃음을 주어 주변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경우도 더러 있다. 광화문 촛불은 국민들의 분노를 축제로 승화시켰고 시위 후 맥주 한잔이 이를 더 했다. 큰 축제이든 작은 축제이든 축제는 짜증을 기쁨으로 반전시키고 활력을 주어 살맛나게 하는 특성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농주 한잔에 간단한 가락과 춤으로 힘들고 괴로운 노동을 기쁨으로 맞이했다. 어쩌면 시청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들던 사람들도 그들의 슬픔을 그런 식으로 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