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낙화암과 삼천궁녀이다. 지난 여행에 이어 오늘은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곳, 부소산성의 하이라이트로 여행을 떠나보자. 수혈주거지를 지나면 먼발치에서 바라봐도 멋진 반월루를 만난다. 반월루! 이름에서 느껴지듯 반월을 만날 수 있다. 반월루에서 만나는 반월은 부여를 휘감고 도는 반월모양의 백마강이다. ‘반월루’라는 이름은 부소산성을 ‘반월성’이라 부른데서 유래한다지만, 그보다는 2층 누각에서 내려다보는 반월모양의 풍광과 더 잘 어울린다. 반월루 현판에는 정치인 김종필의 흔적이 남아있다. 반월루를 뒤로하고 부소산성을 계속 오르면 휴게소 네거리에 다다른다. 휴게소에서는 삼삼오오 모여앉아 파전에 막걸리를 한 잔씩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여행에서 좋은 사람들과 한 잔 하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일행이 많은 관계로 이번 여행에서는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휴게소를 지나 사자루로 향한다. 사자루는 부소산성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사자루는 조선시대 부여 임천의 관아 정문이었던 ‘개산루’를 1919년 이곳으로 옮겨와 정자로 삼은 것이다. 가장 높은 곳이 지어진 것이라 사방이 막힘이 없어 조망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한 여름 사랑채에서 주인영감님이 저녁상을 받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부잣집이니 어른 저녁상은 진수성찬이라는 상상과는 달리 달랑 죽 한 그릇에 김치 한 보시기에 간장 한 종지가 전부였다. 행랑채 툇마루에 걸터앉은 머슴에게는 거무스레하게 보리가 섞이긴 했어도 사발위로 수북이 쌓인 밥상이다.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이 물었다. 어째서 주인영감님은 멀건 죽이고 머슴은 밥이냐고 하니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영감님은 자신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까워 벌벌 떨기 때문에 삼시세끼를 밥을 먹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 주로 죽을 드시는데 머슴은 죽이나 먹고는 힘든 농사일 못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따로 밥을 해준다고 했다. 그렇게 죽만 먹고 모은 돈으로 점점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사람에겐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었다. 안주인이 자리보전을 하는 날이 늘더니 급기야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재혼을 했다. 후처도 전처 못지않게 고운 얼굴에 심성도 착하고 솜씨도 좋고 영감님께 극진한 것은 물론 전처 자식들도 정성으로 보살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의붓자식들은 늘 풀이 죽어서 겉돌았다. 그러다 영감님께서 세상을 떠나자 식음을 전폐하고 호곡을 하며 장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이제 한 달이 지났다. 지난 한 달 동안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던 사안들을 문재인 대통령은 하나씩 바로 잡아나갔다. 우선 5·18 광주 민주항쟁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가능케 만들었다. 지난 정권은 그토록 합창만을 고수했는데, 당시 많은 국민들은 도대체 왜 합창은 되고 제창을 안되는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했어야 했다. 덕분에 국민들은 합창과 제창의 차이를 알게 됐지만 말이다. 바로 이런 비상식적인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바로 잡아놓은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때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기간제 선생님들의 순직 처리를 지시했다. 이 부분도 많은 국민들이 비상식적인 처사라고 받아들이던 사안이었다. 기간제 교사이든 아니면 정식 교사이든 공무 수행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으면 당연히 순직 처리를 해주는 것이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굳이 순직하신 선생님의 법적 지위를 들먹이며 순직 처리를 하지 않았던 것을 국민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이 문제를 풀어주니 국민들의 입장에선 환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식이
고대 그리스에서는 운동선수들에게 되도록 양파를 많이 섭취토록 했다. 혈액의 균형을 바로잡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로마시대의 검투사들은 근육을 강화하기위해 양파를 으깨 발랐다. 중세시대엔 의사들이 두통 치료제로 양파를 처방하기도 했으며 뱀에 물린 데, 탈모가 심한 데에도 양파를 권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집세를 양파로 대신 내거나, 선물로서 양파를 주고 받는등 식품이상의 역할도 했다. 예부터 양파가 사랑받는 이유는 자체가 영양덩어리여서다. 지금도 양배추, 올리브, 요구르트와 함께 세계 4대 장수식품으로 불리며 전 세계인이 즐겨 먹고 있다. 해서 유명 인 건강 관련 여담도 많다. 미국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감기에 걸리면 자기 전에 구운 양파를 먹었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90세 넘게 장수한 중국 덩샤오핑도 동충하초 술과 함께 양파가 들어간 충조전압탕(蟲鳥全鴨湯)을 즐긴 것으로 유명하다. 충조전압탕은 오리의 뱃속에 양파, 생강과 함께 동충하초 등을 넣고 쪄서 만든 요리다. 또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중국인이 고혈압과 심장병에 잘 걸리지 않는 것도 양파 덕분이라며 ‘차이나 패러독스’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양파의 유효 성분은 150가지 정도. 잘 알려진 대로 매일
새벽기도 /김다솜 이사 왔을 때는 베란다에서 안방에서 새벽마다 소꿉장난하듯 소리 들렸다 한 이십여 년 듣다보니 소리가 다르다 콩, 콩, 콩 마늘을 찧는 듯한 소리 칠십년 된 기계도 녹슬어서 그런지 허리, 다리, 아픈 소리 들리는 벽, 벽 그녀의 새벽기도 모닝콜처럼 듣는다 이른 새벽 발라드 음악처럼 듣는다 아래층, 옆집, 위층 벽에서 들리는 기계들의 녹스는 소리 - 시집 ‘나를 두고 나를 찾다’ 중에서 아파트마다 층간소음으로 불화가 잦다. 세탁기 돌리는 소리, 청소기 들리는 소리,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들이 인내의 한계치를 넘어서면 이내 이웃 간 충돌로 이어지곤 한다. 과거 시골에서는 사방에서 짖어대는 개들의 소리나, 닭들이 온 동네 시끄럽게 꼬꼬댁거리는 소리나, 동네 아이들 제아무리 악을 써대도, 그것이 곧 사람 사는 동네려니 탓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층간 소음을 받아들이는 시인의 마음이 거룩하다. 그에겐 이웃의 소음으로 이웃을 읽는다. 세월을 읽고 세상을 읽는다. 참 따뜻하고 현명하다. /장종권 시인
교육은 납세, 국방, 근로와 함께 국민의 4대 의무중 하나이다. 헌법 제31조에서 ‘모든 국민은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고 교육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목적은 무엇일까?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는 생산적 인간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한다. 교육의 수준은 청소년들이 장차 직업을 갖고, 사회의 건전한 일원으로 협동하며 살아갈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면 되지 모든 과목에서 최우수 성적을 기록해야 할 것은 아닌 것이다. 영어를 읽고 쓰고 말하고, 수학을 통해 계산능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배양하고, 국어를 통해 시와 문학을 접하며, 사회·역사·물리·화학을 통해 인간세계와 자연의 원리를 깨닫고, 체육활동을 통해 건전한 신체와 협동 정신을 키우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초·중·고부터 잠을 줄여가며 무한경쟁의 궤도에서 죽어라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인성이 피폐해지고 즐거워야 할 학창생활이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기본지식 수준을 크게 넘어 이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는 학생들을 성적으로 서열화 하는데서 비롯되
A 또 고교내신과 수능시험 논쟁이 벌어지고 있네요? 대입전형은 끝날 줄 모르는 논쟁거리군요. B 이번엔 좀 다르죠. 시험 과목이나 출제 범위, 문제 내용 같은 게 아니라 평가방법을 바꾸겠다는 거니까요. 2021학년도부터 고교 내신 성적 사정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절대평가를 적용하겠다는 건데 그동안 여러 번 바뀌어온 전력 때문에 “또 바뀐다면!”서 그 변화의 분기점에 서게 된 현 고1, 중3의 입시문제가 크게 부각되는 것 같아요. 혼란을 느끼는 거죠. A 고1은 2020학년도가 현 교육과정 및 입시 제도를 적용하는 마지막 해가 되기 때문인가요? B 그렇죠. 재수를 하게 되면 교육과정도 바뀌는데다가 평가방법마저 바뀌어 부담스러우니까요. 심지어 지난 5월 중간고사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 좋지 못한 내신을 감수하기보다 자퇴를 해서 수능 준비에 ‘올인’하자고 판단하는 학생도 있답니다. 입시제도가 바뀌기 전에 진학해서 재수만은 피하자는 거죠. 학생 개개인에겐 변화의 영향이 이처럼 크게 다가오는 거죠. A 도대체 상대평가, 절대평가가 뭐기에…… B 상대(相對)평가란 이런 것 아니겠어요? 가령 &l
꼭 10년 전 이다. 2007년 7월, 도시에서 자수성가한 시골출신 모 국회의원이 임시국회에서 ‘고향세’ 도입을 제안했다. 주민들의 감소로 매년 세수가 줄어드는 농촌지역을 위해 주민세 가운데 10%가량을 납세자가 태어난 고향에 나눠 내면 지역 간 세수 격차가 다소나마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많은 납세자들이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라지만, 정작 세금을 내는 곳은 대도시여서 지방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역설하며 호기 있게 법안을 발의 했다. 그러나 “조세원칙을 무너뜨리고 지자체 간 세입 불균형과 지역 연고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는 반대여론에 부딪쳐 별 관심을 끌지 못한 채 흐지부지됐다. 비슷한 시기인 2008년 일본은 기부금을 내는 출향민에게 일부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고향납세제’를 도입했다. 예를 들면 도시민이 특정 지자체에 기부하면2000엔을 제외한 전액에 대해 주민세·소득세를 공제해주는 형식이다. 비록 우리 국회의원이 제안 한 것 과 조금 다른 일종의 ‘고향기부제’성격을 띠고 있으나 9년이 지난 현재 지역 세수증대에 크게 기여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재원을 확충하고 출향민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해서 기부자에게 지
별사(別辭) /최금녀 커피 잔이 마루바닥에 떨어졌다 깨지면서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책상다리에서 살점이 떨어져 나갔고 손가락에서도 피가 흘렀다 사금파리가 된 안개꽃 무늬들이 충혈되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서로 다른 세상의 낯선 기호로 변했다 아끼던 것들은 깨지는 순간에 얼굴을 바꾼다 순한 이별은 없다 - 시집 ‘한 줄, 혹은 두 줄’ 때로, 시의 위의(威儀)에 대해 생각합니다. 사소한 우연에도 기꺼이 자리를 허락하는 일! 일상이 일상처럼 비쳐지는 건 식상할 수 있지만 일상에서 포착해낸 순간의 의표야 말로 시의 위상을 시답게 하는 최고의 질료라는 생각입니다. 시인은 깨져서 못 쓰게 된 커피잔을 통해 이별의 아픔을 보아냅니다. 생물과 무생물과의 이별에도 저렇듯 피 흘리는 고통이 따르는군요. 하물며 사람끼리의 이별이야 일러 무엇 하겠습니까. 무릇 세상 만물은 그 자체만으로도 무상합니다. 금강석인들, 광활한 우주인들, 영겁이라는 통시적 관점으로 보면 영원할 리 없지요. 더구나 상호 관계라는 측면에서는 저렇듯 함부로 깨져버리는 커피잔처럼 한층 아슬아슬 덧없는 것을요. 아무리 애지중지해보았자 관계의 그물을 찢을 땐 가차 없이 얼굴을 바꾸고 맙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한다. 문 대통령 취임 후 국회 첫 시정연설인데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추경 시정연설은 처음 있는 일이다. 새 정부의 화두가 일자리 창출인 만큼 이른바 ‘일자리 추경’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통해 ‘일자리 추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회의 원만한 통과를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추경에 반대하는 야권의 반응이 어떨지 주목된다. 나아가 새 정부 조각과 관련해 진통을 겪고 있는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전망이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야권의 반발기류를 설득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의 발의를 요청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 9일 대통령과 여권 지도부와의 만남에서는 정면돌파의 의지도 내비쳤다. 그래도 협치 차원의 협조를 당부하겠지만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여야 간의 현안들이 많아 야권에서 문 대통령의 각종 제안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다. ‘청문회 정국’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은 11조2천억 원이 편성됐다. 11만 개 이상의 일자리에 초점을 맞췄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우선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