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의 불출마 선언은 여러 가지로 우리 정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반기문 전 총장과 같은 공직자 출신 대선 후보의 불출마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1월 26일 고건 전 총리 역시 반기문 전 총장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리는 이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건 전 총리의 경우, 당시 유력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가고 있었다. 그런 고건 전 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물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12월 “고건 총리 기용은 실패한 인사”라고 말하며 고건 총리를 공격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고건 전 총리는 “일 년 가까이 나름대로 상생의 정치를 찾아 진력해 왔으나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 부족함을 통감한다”고 밝히며 정계 은퇴까지 했다. 고건 전 총리 이외에도 이수성 전 총리 역시 2007년 대선 직전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이런 사례를 통해 정통 관료 출신들은 대선 출마를 시도했다가 하나같이 중도에 그 꿈을 접었다는 사실
라면. ‘혼밥’이 유행인 요즘 인기가 더하다. 덕분에 신제품 개발 경쟁에도 불이 붙어 기발하고 독특한 라면이 시중에 넘쳐난다. 조리법도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덩달아 독신자를 위한 ‘라면 끊이는 법’이란 썰렁 유머도 등장했다. “평상시-라면을 그냥 끓여 먹는다. 뭔가 새로운 게 먹고 싶을 때-라면에 파를 넣어 본다. 고기를 먹고 싶을 때-소고기라면을 사서 먹는다. 영양가 있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라면에 계란을 넣고 끓인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생라면을 씹어 먹는다. 우울할 때-봉지에 든 라면을 주먹으로 부순 다음 끓인다.” 까다로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 라면의 장점은 매운맛이다. ‘라면 제국’을 이룩하는데 한국 고추의 맛이 일조를 한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한국산 매운 라면을 먹고 쩔쩔매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자주 올라온다. ‘핫 치킨 라면 챌린지(hot chicken ramen challenge)’ 또는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를 치면 쉽게 볼 수 있다. 조회 수도 수만 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제목에서 풍기듯, 매운맛을 느끼려는 단순한 시식이 아
서울 소재 대학들의 경기도 이전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사실은 지지부진하다. 이전 협상과정에서 대학 측이 재정난에 봉착했거나, 협상을 이어가지 못해 대학이전사업 무산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지자체와 대학이 이전에 관해 체결해놓은 양해각서(MOU)는 휴지조각이 되는가 하면 손해배상청구소송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남양주시는 그동안 추진해왔던 ‘서강대 남양주 제2캠퍼스 조성사업에 대해 지난 3일 서강대학교에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로써 2010년 양해각서 체결 이후 7년이나 끌어온 캠퍼스 유치계획은 지난 2013년 7월 ‘서강대학교 GERB캠퍼스 조성사업 기본협약’까지 진전됐지만 대학 측의 무기한 보류선언과 시의 이번 해지로 완전 백지화됐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이전부지였던 양정역세권 지역 주민들의 실망감이 큰데다 대체시설을 도입해야 하는 등 개발계획을 새로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남양주시는 사업지연에 따른 기회비용 등 손해에 대해서는 서강대에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물을 방침이라지만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도 승소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 2012년에도 파주시가 파주캠퍼스 무산의 책임을 물어 이화여대를 상대로 낸
경기도가 ‘수도권 광역교통청(이하 광역교통청)’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역교통청은 말 그대로 수도권의 교통을 총괄하는 기구다. 이 기구를 통해 수도권 광역 교통체계 확립과 제반 문제에 대해 중앙과 지방이 공동 대응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는 이달부터 경기연구원과 ‘수도권 광역교통청 기능과 역할에 대한 구상 정립 연구(가칭)’를 실시하고 상반기 중에 서울시과 인천시, 도내 국회의원, 행정자치부, 국토교통부, 교통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정책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광역교통청이 설립된다면 국토교통부 산하기구로 들어가게 되는데 독립적인 인·허가권을 갖게 돼 수도권 지역의 교통정책을 일원화하는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본보 6일자 3면). 광역교통청 설립은 절대 필요하다. 경기-서울-인천은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고도의 광역 교통망이 연결돼 있어 이미 하나의 거대 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다. 아울러 극심한 교통체증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도로와 교통수단 이용자들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다. 2005년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수도권교통본부가 설립됐으나 이는 ‘지방자치단체조합’으로서 법적권한에 제약을 받았다
서울에는 조선시대의 궁궐이 5개가 있다. 경복궁과 창덕궁, 그리고 창경궁과 덕수궁, 마지막으로 경희궁이 여기에 속한다. 이 5개의 궁궐 중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궁궐이 창덕궁이다. 오늘은 세계문화유산 창덕궁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창덕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유 중 하나는 궁궐의 배치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넓은 터를 평평하게 만든 뒤 지어진 궁궐이 아니라 자연의 지세를 그대로 살린 채 궁궐 건물이 들어서 자연친화적이면서도 가장 한국적인 궁궐이라는 평을 받는다. 그럼 창덕궁 정문부터 여행을 떠나보자. 창덕궁에 입궁하기 위해서는 정문인 돈화문으로 입장을 해야 한다. 보통의 궁궐 정문은 궁궐의 중심건물인 법전, 즉 창덕궁 인정전과 남쪽으로 일직선인 자리에 위치한다. 하지만 창덕궁은 왼쪽 끝으로 치우친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는 인정전 남쪽에는 종묘가 자리하고 있어 이를 피해 정문의 위치를 변경한 것이다. 돈화문은 앞에 널찍한 월대를 가지고 있다. 궁궐정문에 월대가 남아 있는 것은 창덕궁이 유일하다. 월대를 통해서 돈화문으로 입장을 해보자. 돈화문은 3칸 정문이 아닌 5칸 정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5칸 정문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 했다. 누군가 앞에 서주면 내 스스로가 든든한 체대가 되어보겠다 생각을 했지만 앞에서 끌고 가야 하는 입장을 당분간은 지속하게 되었다. 이제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회원들에게 도움을 요청 넘어지지 않게 잡아 달라하고 때론 밀어달라며 조심조심 성심껏 앞에서 끌고 가는 모습으로 가야겠다. 그러다보면 차선의 선택이 최선 못지않은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아침부터 일손이 제대로 잡이지 않는다. 오후에 있을 총회가 무척 신경이 쓰였다. 시간이 되니 반가운 분들이 한 분 두 분 모이기 시작한다. 설 지나고 첫 모임이라 자연스레 새해 인사를 건넨다. 많이 기다린 총회 날이었다. 서툴지만 나름 준비도 많이 했다. 지부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어 회원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등 묘안을 짜 보았지만 총회의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지역 문학 단체인 가평문인협회를 위해서는 내가 앞에서 끌고 가기보다는 누군가가 앞에 서주고 나 같은 사람은 옆에서 보좌를 해주는 것이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나 나 자신을 위해서나 좋겠다는 생각에 노력을 해봤지만 생각대로 안 되었다. 그간 열심히 참여 해 오신 분을 차기 지부장으로 마음에 두고 노력을
‘피카츄’. 90년대 중반 일본에서 초등학생용 게임으로 제작된 ‘포켓몬’에 나오는 괴물 이름이다. 팔다리는 짧고 얼굴에는 붉은색 연지를 바른 생김새가 앙증맞아 당시 우리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다. 얼마나 사랑을 받았는지 신발 노트 스티커등 피카츄 캐릭터 상품 한두개 없으면 친구들 모임에 끼지 못했을 정도였다. 지금 30대 중후반 성인들은 아직도 추억이 생생하다. 피카츄와 같은 몬스터 캐릭터로 재미를 톡톡히 본 포켓몬컴퍼니는 자회사인 닌텐도의 게임 산업이 하향길에 들어선 2014년 구글과 협업. 우연히 ‘만우절 농담’ 동영상을 제작 배포 했다. 세계 각지 구글지도에 숨은 야생 포켓몬을 모두 잡으면 구글이 '포켓몬 마스터'로 특채해준다는 내용 이었다. 이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동영상은 세계 각지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지금의 ‘포켓몬 고’라는 게임 탄생의 계기가 됐다. ‘포켓몬고’는 GPS에 애니메이션을 덧씌운 증강현실(AR), 즉 ‘실제와 가상현실의 융합’을 통한 모바일 게임이다. 이같은 현실적 감각과 게임의 쾌감을 동시에 느낀다는 장점 때문에 지난해 7월 미국, 독일, 영국등지에서 출시된 이래 해외에서 1억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는등 선
겨울 석양 /이연주 서역, 그 뒤에도 사람이 살고 있습니까? 다시 시작해 보자. 더러운 추억의 힘이여. - 이연주시집 ‘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 / 세계사·1991 기지촌 등지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시를 쓰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양공주들의 삶을 가슴 아파했던 시인이다. 삶의 가장 깊은 상처 속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 살타는 냄새, 면도날, 기형아에 대해 노래하며 스스로 이물질이 된 꿈이라거나 사랑이 ‘불순한 광물질의 바람’이 되거나 ‘병균을 실어 나르는 데’ ‘좋은 매체’가 된다. 그러나 쓸쓸한 겨울 석양 아래에서 서역에 대해 묻는다. 그 뒤에도 사람이 살고 있느냐고, 그래서 시인은 모든 추억이 더러운 것이어도 다시 시작해 보자 말한다. 시인의 서역은 다름 아닌 자신의 서역이며 사랑하고 상처받은 바로 여기가 아니었을까. /조길성 시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도전 포기 선언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주목받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반기문의 지지세력들이 대부분 황교안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한데다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이후 지난 1일 4시3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9명이 응답한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즉 보수 후보의 대안으로 황 권한대행이 꾸준히 주목받으면서 이같은 흐름은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국민의 관심도 이제 황 권한대행이 실제 출마에 나설 것인가에 있다. 보수층들 사이에서 그동안 꾸준하게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 자신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황 대행은 지난 1월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고 어려운 국정을 조기에 정상화하고 우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일에 전력하는 것이 마땅한 책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 입장을 명백히 밝히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불출마를 공언하지도 않았다. 최근에도 출마
‘국민악질’은 인터넷 상에서 최순실을 일컫는 말중의 하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흑막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그들의 후안무치에 대다수 국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게다가 지난달 26일 박영수 특검팀에 도착해 자신은 억울하다고 고함을 친 장면이 보도됐다.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박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어요”라면서 억울하다고 아우성을 친 것이다. 그가 지난해 10월 말일, 검찰에 처음 출석할 때만 해도 “죽을죄를 지었다, 용서해 달라”고 했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데 말이다. 국민들의 혈압을 올리려고 작정한 것처럼 느꼈다는 사람들이 많다. 도대체 뭐가 억울하다는 건가? 나라를 이렇게 엉망으로 망쳐 다른 나라들의 비웃음거리로 만들어 놓은 대역죄인이 어디서 감히 큰소리를 치는가? 그나마 60대 청소 아줌마의 “염병하네”란 매서운 맞고함에 막힌 속이 조금이나마 뚫린다는 반응들이다. 그런데 흡사 서로 짠 것처럼 박 대통령은 같은 날 보수언론인이 운영하는 개인 미디어에 출연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오래전부터 누군가 기획하고 관리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순실과 마찬가지로 남 탓에다가, 억울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