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 언론이 ‘내수 활성화를 위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가액 한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관계자가 청탁금지법상 ‘3·5·1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금액 한도를 ‘5·5·10만원’으로 수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전기한 ‘3·5·10 규정’이라는 것은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의 가액기준이다. 그러니까 ‘5·5·10’으로 수정한다는 말은 이 중 음식물 허용 기준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린다는 뜻이다. 그런데 막상 청탁금지법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같은 날 이같은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사실여부를 묻는 여러 언론사의 기자들에게 권익위 내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며 청탁금지법 시행령 수정을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실태조사가 시행중이므로 이 결과를 보고 정부 부처 간 협의를 거쳐 방침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또 다른 언론은 정부가 시행령 개정 추진에 앞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일각의 분석도 소개하고 있다. 사실 5·5·10만원 상향 방안은 정치권과 정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여야 정책위의장들도 정부에
학대를 받던 초등생 아들이 실신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토막낸 뒤 냉장고에 보관해오던 부모에게 온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인간은 과연 짐승과 신(神)의 중간에서 방황하는 존재일까?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의 밧줄이다”라는 니체의 말은 동양 고전 ‘서경’에 나오는 말을 생각나게 한다.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고 하늘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라는 뜻의 ‘인심유위 도심유미(人心惟危 道心惟微)’. 인간은 왜 가끔 짐승처럼 행동할까? 진화론이 보편적 지식이 되기 전에는 사탄이 그 원인이었고 마녀사냥이 그 해법이 되곤 했다. 그러나 인간과 폭력적인 침팬지와의 유전자 차이가 2% 미만이고 보노보와 인간의 습관이 비슷한 것이 알려지면서 진화심리학은 보다 더 주목받게 되었다. 가족에 대한 폭력성은 환경이 나빠지면 촉발된다. 자연계에서 동물들은 먹잇감 환경이 좋을 경우에는 남보다 자신의 DNA가 전달되도록 가끔 남의 새끼를 죽이는 선택을 한다. 계부나 계모의 폭력성은 이에 해당한다. 그러다가 먹잇감 환경이 나빠지면 자식들 중에서 약한 개체를 먹거나 버리며 다른 건강한 자식만 먹인다. DNA가 최
허술한 몸, 방콕 역에서 아유타야까지 가는 기차, 교통비는 15바트(525원 정도). 주인이 있을 리 만무한 좌석번호가 따로 없는 3등석. 맨발이면 어때, 누군든지 차고 앉으면 그만인 자리. 앉다가 덜컥, 의자가 내려앉자 곧바로 다른 자리로 옮겨 앉으면 되었었다. 활짝 열린 채 닫히지 않는 창문으론 키 큰 나뭇가지 들락거리고, 세게 또는 무지막지하게 들이대는 바람은 그럭저럭 시원했다. 도시는 천천히 시동이 걸리고 창밖은 충분히 푸르렀다. 이국의 하늘은 높고 햇살을 스치며 드문드문 읽히는 글자. 거칠게 밀려드는 마무리 졸음인 듯 고달픈 장삿꾼의 호객소리가 희미하게 흩어졌던 내 추억들을 긁어모으고 있었다. 구슬치기를 하는 맨발의 아이들. 마을 입구 감나무 가지 끝에 까치가 울거나말거나 묻어둔 구슬 한 움큼 꺼내들고 씩씩거리며 편짜기가 시작된 까까머리 아이들. 어쨌거나 저 구슬 다 따야 집으로 돌아가려는지 흘리는 땀 따위 아랑곳하지 않았다. 담장 그늘 속, 볼 빨간 여자애들은 연거푸 나풀나풀 단발머리 띄우고 고무줄 놀이한다. 구슬 다 잃은 활이는 기어코 고무줄 다 끊어놓고 돌담 돌아 도망갔으니 옥이가 목젖 보이게 우는 건 당연한 일. 1월, 여행 중에 만난 태국의
마라톤은 42.195㎞를 달려서 결승점에 도달하는 스포츠이므로 오랜 준비와 인내하는 성품 없이는 즐길 수도 없고 완주를 하기도 어렵다. 훈계도 마라톤과 같아서 자녀가 태어나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장기간 지속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훈계는 엄청난 인내를 기반으로 한다. 온몸의 고통을 인내해야 하는 마라톤처럼, 부모는 자녀의 미성숙한 성품이 나타날 때마다 몰려오는 좌절감을 인내해야 한다. 성품훈계란 ‘자녀가 좋은 성품으로 성장하도록 부모와 교사가 좋은 성품으로 가르치고 수정하고 훈련시키는 것’(이영숙, 2005)이다. 성품훈계의 비결은 ‘가르침의 단계’에 있다. ‘가르침’은 자녀들이 문제 행동을 일으켰을 때 “너의 이런 행동은 잘못된 거야. 앞으로는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치라는 의미가 아니라, 문제 행동이 일어나기 전에 좋은 성품을 꾸준히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평소에 좋은 성품을 가르치려면 ‘함께 규칙 세우기’가 필요하다. 규칙이란 여러 사람이 모두 지키기로 약속한 법칙으로, 관계가 깨져있거나 갈등하는 상황에서는 함께 규칙을 만들기가 어렵다. 부모
“쿠바 카스트로와 캐나다 총리가 부자(父子)관계다.” “독일 메르켈 총리가 히틀러의 딸이다. 히틀러가 숨지기 전 인공 수정을 통해 아이를 낳았는데, 이 아이가 바로 메르켈 총리다.” 지난해 전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 ‘가짜 뉴스(fake news)’들이다. 역대 최악으로 치러진 미 대선에선 더 맹위를 떨쳤다. ‘프란치스코 교황, 도널드 트럼프 후보지지’ ‘2013년 모스크바를 방문한 트럼프가 성매매 여성들을 호텔방으로 불러 음란한 파티’ ‘힐러리 클린턴, 아동 성매매 조직 운영’ 등등 내용도 상상을 초월했다. 뉴스가 얼마나 사실 같으면 힐러리의 아동 성매매 조직 본부라 거명된 한 피자가게에 격분한 공화당원이 난입, 총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미 대선 직전 3개월간 인터넷상에 공유된 이 같은 가짜 뉴스만 870만 건으로 진짜 뉴스보다 많았다. 최근 세계 각국이 가짜 뉴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거 소문과 루머, 괴담 수준의 거짓말과 사뭇 다르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누군가 교묘히 짜깁기 해 소셜미디어에 퍼뜨리며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인들은 물론 정치인, 정부 고위 공직자들까지 속아 넘어가기 일쑤다. 또 공식 브리핑에 인용하기도 하는
차마 그렇기야 하랴 /김창희 후광 가득한 매화꽃 한그루 통째로 뽑아 내 앞뜰에 심은들 내가 다시 피기야 하랴 다시는 오지 않을 내 봄날에 산적같이 억센 사내 앞에서 꼬리 좀 흔든들 무슨 잘못이랴 햇무리 가득 베란다에 들이고 부르스를 춘들 서쪽으로 지던 해가 동쪽으로 다시가랴 술가지 타닥타닥 타는 아궁이에 고구마 감자 한양 푼 넣고 노릇노릇 구워 주억거리며 혼자 배 터지게 다 먹은 등굽은 허리 확 펴져 청춘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으랴 들풀처럼 다시일어나 차마 흔들리기야 하랴 그렇다고 내가 저문 노을처럼 쉬이 지기야 하랴 휘어진 고목 등걸처럼 눕기야 하랴 쉬이 눈 감기야 하랴 차마 그렇기야 하랴 -계간 ‘문학과행동’ / 2016년·가을호 새해가 되었다, 중년이 넘어서고부터 실체도 없는 세월에 스스로 정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더러 억울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했다. 이 시는 세월의 ‘허무(虛無)’를 허무해하는 노래를 하는 듯하지만 ‘미련’이라는 시간을 통해 그냥 죽지 않는 생기있는 ‘나이듦’을 노래하고 있다. 다시 오지 않을 봄날이라도 결코 저문 노을처럼 지지 않는
그동안 용인시는 경전철과 역북지구 개발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해 큰 부채를 지고 재정난을 겪어왔다. 용인경전철은 지난 2010년 6월 용인시가 1조32억원을 들여 완공했지만 시와 캐나다 시행사 간 최소수입보장비율 법적 분쟁에서 패소, 7천786억원(이자포함 8천500억여원)을 배상했고 경전철은 2013년 4월에야 개통됐다. 뿐만 아니라 경전철 개통 후 실제 1일 이용객이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측한 16만1천명과 달리 개통 당시 8천713명, 2014년 1만3천922명, 2015년 2만3천406명밖에 안 돼 애물로 전락했다. 사업성 없는 경전철과 함께 용인시의 재정난을 더욱 심화시켜 ‘전국 지자체 부채증가액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겨준 것은 2011년 처인구 역북동 41만7천485㎡에 인구 1만1천명을 수용하는 역북지구 도시개발사업이었다. 2013년 부동산 경기 침체로 토지매각이 지연되면서 자본잠식에 부채비율이 무려 448%까지 치솟았다. 용인시는 파산위기에 몰렸다. 용인시를 비롯한 지방 정부들의 재정이 악화되자 정부는 2014년 1월 지자체 파산제를 검토하기도 했다. 일부 지자체장이 치적을 의식해 빚까지 지면서 호화청사를 건축하고 경전철, 민자도로 등 불요불급하고 타
2017년 정유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밝아오는 저 태양처럼 금년 한해 더욱 활기차고 밝은 소식만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한해는 대형 법조비리와 대통령 주변사람에 의한 국정비리로 법조인들이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습니다. 지나간 과거는 잊으면 되는데 이제 새로운 각오로 맞이한 새해에 우리는 무엇을 계획하고 어떤 일을 도모해야 할까요. 잘 아시다시피 올해 대통령이 바뀌고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도 새로운 인물로 교체됩니다. 국가의 주요 정책 방향이 새로 정립되며 정부 운영자들이 대폭 교체됩니다. 올바른 역사의식과 인격, 정의감으로 무장된 법조인들이 각 분야에서 역할을 잘해주길 기대해 봅니다. 법원, 검찰, 변호사를 법조삼륜이라고 부릅니다. 모두 법을 다루는 사람이지만 재판, 수사, 변호의 각자 영역에서 법과 정의라는 공통의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사법제도의 변화는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큰 영향을 미치므로 법조삼륜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법률 제도의 발전을 이루어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대법원은 법조삼륜이 무색할 정도로 일방적인 독주와 변협에 대한 외면으로 소통부재 시대를 만들어 왔습니다. 10년도 안되는 사이에 변호사 인구는…
수원과 화성은 각각 두 가지의 큰 현안이 있다. 수원의 경우 군공항이전특별법이 통과된 지 벌써 4년이고 국방부의 이전결정은 지난해에 발표됐지만 아직도 답보상태다. 화성시는 화성의 미래라 하는 송산그린시티와 함께 매송면 숙곡리에 조성될 광역종합장사시설 함백산메모리얼파크다. 수원 군공항의 이전은 계획단계에서부터 화성시가 크게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공항이 이전되는 지역에는 5천억 원의 지역발전 기금이 투입돼 거론되는 해당 지자체들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수원 군공항 이전은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광역장사시설이 들어설 매송면 숙곡리와는 상당히 떨어진 서수원권 주민들이 건립반대투쟁에 나서면서부터다. 당시 총선과 맞물리는 시기여서 정치권과 일부 서수원 주민들을 중심으로 환경문제를 들어 반대에 나서자 화성시도 군공항 이전에 반대를 위한 맞불작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2월 화성시의회가 ‘수원 군공항 화성시 이전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9월에는 화성시의회 의원들이 성명서도 냈다. 채인석 화성시장 역시 수원군공항 이전부지로 화성시가 결정되면 모든 것을 걸고 저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공항 이전은 사업의 규모나 정책적인 면에서…
다른 부위에 비해 손발의 체표온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을 수족냉증, 냉각 과민증이라 부릅니다. 호소하는 양상도 다양해서 대체로 손발이 차다, 발끝이 시리다, 무릎이나 허리가 시리다, 배가 차다, 몸에서 찬바람이 나온다, 팔다리가 차고 땀이 난다, 전신이 쑤시고 바람이 나온다, 얼굴이나 가슴이 상기된다 등입니다. 우리 한의학에서는 수족냉증의 주요 원인으로 몸이 허약하고 냉한 체질과 아울러 소화기장애, 생식기장애, 기초체력저하 및 빈혈, 스트레스 등을 고려합니다. 특히 소화기 계통을 주관하는 비위장의 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지면 기초열량의 공급이 줄어들고, 이에 적응하려는 몸은 에너지 발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게 됨으로써 손과 발이 차게 됩니다. 또한 아랫배, 즉 생식기를 포함한 배꼽 아래의 하초가 차가운 경우에도 추위를 많이 타면서 손발이 시릴 수 있습니다. 수족냉증의 또 다른 원인은 기혈허약이 원인인 경우가 있는데, 기허란 기력이 약해서 기초체력이 떨어지고 전신이 쇠약해지는 것으로 이런 사람은 얼굴이 창백하고 항상 피곤함을 느끼며 몸살감기에 자주 시달립니다. 또한 생리·임신·출산 등으로 여성들은 혈액을 빼앗기기 쉬워서 혈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