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듯 고운 눈썹 위에/달빛이 나린다/눈이 쌓인다/옛날의 슬픈/피가 맺힌다/어느 강을 건너서/다시 그를 만나랴/살 눈썹 길씀한/옛사람을/산수유꽃 노랗게/흐느끼는 봄마다/도사리고 앉힌 채/도사리고 앉힌 채/울음 우는 사람/귀밑 사마귀” 박목월 시인의 시구(詩句)처럼 요즘 경기도 이천의 백사면엔 수천 그루의 산수유가 한꺼번에 노란 꽃망울을 터드려 장관을 이루며 봄 마중이 한창이다. 꽃말이 ‘영원불변의 사랑’이어서 그런지 지난 주말엔 연인들도 대거 몰려 화사함을 한껏누렸다. 봄이면 노란 산수유꽃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는 이천 백사면 산수유마을의 시작은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중종때, 조광조(趙光祖)를 따르던 선비 엄용순(嚴用順)이 기묘사화(己卯士禍)를 피해 이곳으로 낙향했다. 그와 뜻을 같이 한 다섯 명의 선비와 함께 이곳에 육괴정(六槐亭)이라는 정자를 짓고 주위에 느티나무와 산수유나무를 심은 것이 마을의 시초가 되었다. 육괴정과 느티나무를 뒤로 하고 원적산 자락으로 다가가면 돌담과 함께 줄줄이 서 있는 산수유나무 군락을 만나게 된다. 당시에 심은 나무에 개화한 꽃이 절정인 이 일대에는 수령이 5백 년 넘은 산수유나무 1만7천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가로수 /김윤환 힘든 일 있을 때 마다 어머니 이르시길 다 지나간다 다 지나간다 서울 가는 차창 밖으로 무섭게 달려오던 가로수 지나가면 또 달려오고 지나가면 또 달려오고 나무들 다 지나고 돌고 돌아 가로수가 끝난 자리 아, 거기 그가 계셨네 - 김윤환시집 ‘이름의 풍장’ / 2015·애지 유대인의 성서주석인 미드라쉬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큰 전쟁에서 승리한 다윗은 승리의 기쁨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반지를 만들기로 했다. 보석 세공인을 불러들인 다윗은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다. “반지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승리를 거두어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 동시에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그 글귀를 보고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하느니라” 보석 세공인은 왕의 명령대로 매우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다. 그러나 반지에 넣을 적당한 글귀는 좀처럼 생각나지 않던 그는 여러 날을 고민하다가 솔로몬 왕자를 찾아간다. 보석 세공업자의 설명을 들은 솔로몬은 “반지에 이렇게 적으십시요.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라고 대답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원수직에서 파면된 지 3주 만에 구속수감되고 감옥에 갇혀버렸다. 더 참담한 것은 여자 대통령이어서가 아니다. 임기를 마치지도 못한 상태에서 탄핵된데다 이제 철창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이 착잡한 심정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뒤 첫 주말을 맞아 친박 단체들의 탄핵 무효 집회가 열렸다. 대통령 탄핵 무효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는 1일 오후 2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직 대통령의 딸로서 정치적 위기 때마다 숱한 고비를 넘겨온 여성 정치인이었지만 그가 말했듯이 너무 오랜 인연으로 경계의 벽을 허물지 못했던 결과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을 것이다. 저녁 7시부터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새벽 3시를 지나 검찰 청사를 나서기까지, 가장 긴 밤을 보내야 했고 결국 영장이 발부되면서 일반 피의자 호송 때와 같이 양쪽엔 수사관들이 앉고 박 전 대통령은 차량 뒷좌석 가운데 끼어 앉은 채 서울구치소로 호송됐다. 머리를 풀고 화장을 치운 채로 구치소로 출발하는 박 전 대통령의 초췌한 모습을 본 국민들은 그를 좋아
우리나라의 행정이 어쩌면 그렇게 불통인지 모르겠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탈출시키면서 자신들은 숨을 거둔 안산 단원고등학교 김초원 교사(당시 26세)와 이지혜 교사(당시 31세)를 ‘순직’으로 인정하지 않는 정부를 보면서 생각 있는 국민들의 가슴은 답답하다. 이들은 ‘기간제 교사’였다. 하지만 정규직교사와 다름없이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담임까지 맡았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수학여행길에 올랐다가 참사를 당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자신들은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도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구조하려다 결국 빠져나오지 못했다. 과연 이들에게 교사로서의 사명감이 없었다면 이런 판단을 했을까?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교사들은 모두 11명이었다. 이들 중 9명은 정규직, 김초원·이지혜 교사는 비정규직이었다. 정규직 가운데 시신 미수습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사고 직후 ‘순직’ 인정을 받았다. 그런데 비정규직이었던 김초원·이지혜 교사는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순직 인정을 거부당하고 있다. 계약직 기간제교사라는 이유 때문이다. 정부의 입장은 ‘공무원연금법상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이 아니고, 순직심사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2015년 5월 국회 입법조사
‘주꾸미’가 제대로 대접 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60, 70년대 보릿고개 시절, 해안가 사람들에게 구황식품의 역할을 했고, 이후 주로 남해안이나 서해안에서 맛을 아는 사람들이 낙지 대신으로 즐겨 먹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바다의 원기 회복제’라는 별칭을 얻고 지위도 높아졌다. 특히 요즘 같은 제철에는 낙지보다 값도 비싸고 더 대접을 받는 건강 식재료로 인기가 높다. 보통 ‘쭈꾸미’라고들 많이 부르지만 표준어는 ‘주꾸미’다. 한자어로는 구부린다는 뜻의 ‘준(?)’자를 써서 준어(?魚), 속명은 죽금어(竹今魚)라고 한다. 추측하건대 죽금어가 주꾸미가 된 듯하지만, 주꾸미를 한자어로 죽금어로 썼을 수도 있다. 주꾸미는 3월 중순부터 5월까지 알이 꽉 차 가장 맛있다. 몸통만한 머리 부분에 꽉 찬 알은 밥알 같이 생겼다고 해서 ‘주꾸미쌀밥’이라고도 한다. 씹으면 톡톡 터지는 맛이 고소하고 쫀득쫀득하다. 식도락가들은 낙지보다는 부드럽고 오징어보다 감칠맛이 난다고도 한다. 맛뿐만 아니라 지방이 적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다. 특히 단백질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단백질을 구성하는 이소루신, 루신,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오대산의 봄 /윤병주 봄이 왔다 햇살들이 왔고 산역을 마친 봄 꿩들의 짝짓기 소리가 내려왔다 나는 비탈진 산밭이 푸른 유전자로 깨어날 늦봄의 약초 씨앗들을 떠올리며 오래 전 멈춘 한낮의 침침한 마루 속 벽시계를 눈이 뚫어져라 들여다보곤 했다 - 윤병주 시집 ‘바람의 상처를 당기다’에서 봄의 힘은 강력하다. 산역을 마치자마자 산꿩들은 다시 짝짓기에 몰입한다. 어떤 죽음이 있다 해도 다시 새로운 생명은 이 땅에 살아남아야 한다. 때를 기억하지 않아도 봄은 때를 스스로 만들어 온다. 눈 감은 생명들에게 눈을 뜨라, 일어나라, 한다. 이미 목숨이 다한 시계조차도 봄의 기운을 받아 다시 회생할지도 모르겠다. 봄은 그만큼 신비롭고 전능하다. /장종권 시인
중국 정부가 지난 15일 한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국 단체여행 상품 판매 금지령을 내렸다. 한국관광금지령이 내려진 직후부 중국 최대 여행사인 씨트립을 비롯해 취날왕, 투니우 등의 중국 대형 여행사들이 한국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숙박업, 도소매업, 쇼핑업 등 관광업계의 매출이 크게 줄고 있다. 정부와 관광업계는 부산하게 움직이며 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국제관계 구조 속에서 중국 리스크는 항상 상존하고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중국발 관광쇼크는 이미 예견되었다. 그 시작은 2013년 10월 시행된 여유법(旅游法)의 제정이다. 여유법은 중국이 자국 관광객의 권익을 보호하고 중국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한 관광진흥법이다. 주요골자는 덤핑 관광, 쇼핑 유도, 질 낮은 상품 3가지 핵심 문제 해결책과 더불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자국민의 해외관광을 일정 부분 관리하고 규제하기 위해서였다. 중국 국제관광수지(해외관광객이 자국에서 지출한 금액과 자국민이 해외에서 지출한 금액의 차이)를 염두에 둔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고려한다면 자국민의 해외관
지금 모든 언론과 국민의 관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여부와 세월호 인양상황, 그리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실시하는 각 당 후보자들의 경선에 쏠려 있다. 외신들도 이들 소식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다른 소식들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우리와 후손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미세먼지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직경 10㎛ 이하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입자다. 화석연료인 석탄, 석유 등을 태울 때와 제조업체, 자동차의 배출가스에서 발생된다. 미세먼지는 각종 질환의 원인이다. 심장질환·뇌졸중·폐암·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무서운 질병을 발생시킨다. 최근 감기도 아닌데 기침이 심해지고 있다면 미세먼지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목이 컬컬한 듯 이물감과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나 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그렇다고 한다. 비염과 안구건조증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협심증·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이 악화되는 원인은 미세먼지가 혈관에 침투해 지속적으로 쌓이고 혈관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결과가 발표됐다. 중국 칭화대와 베이징대,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
경기도가 최근 경기도가 운영하고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격주 무료입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무료 입장이 무조건 환영할 만한 정책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도내 박물관과 미술관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사실 세계 유수의 박물관과 미술관은 무료 입장이 없다.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뮤지엄과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등 세계적인 박물관은 우리 돈으로 대략 2만5천원 정도로 고가이다. 이들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박물관과 미술관에 입장료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금액을 내고 문화에 대한 기쁨을 즐기라는 것이다. 입장료가 무료일 경우 매우 뛰어난 문화유산을 감상하면서도 그 문화유산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고 무료라고 해서 문화적 가치를 폄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박물관 정책은 너무 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이 특별전시회를 제외하고 박물관 전체 입장료를 무료로 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대한민국 전체 박물관의 운영에 영향을 미쳤고, 이에 경기도도 중앙정부의 박물관 정책을 따른 것이라고 보여진다. 어쨌든 지금 경기도의 박물관 미술관의 격주 무료 개방 정책이 도내에 있는
맹자는 춘추전국시대인 기원전 372년 지금의 산둥성 추현 지역에서 태어났다. 그는 성선설을 바탕으로 한 왕도정치를 주장한 사상가로서 유명하다. 그가 주장하는 왕도정치의 요체는 임금은 모름지기 백성의 신망을 얻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백성이 가장 귀한 존재이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그다지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고 한다. 천하를 얻는 방법은 백성을 얻는 것이며, 백성을 얻는 방법은 그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이러한 민본주의에 기초하여 역성혁명(易姓革命)까지도 정당화하였다. ‘한번 군주는 영원한 군주’라는 의식이 확고하던 당시에 역성혁명을 언급한 것은 대단한 용기이자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맹자의 근본 사상은 왕의 권위는 오로지 백성의 지지를 얻을 때만 인정받는다는 것이었다. 만약 백성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에는 덕을 잃은 왕으로서 덕이 있는 다른 사람에게 왕위를 넘길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맹자는 왕이 정치를 행함에 있어서 자신의 이익을 버릴 것을 강조하였다. 자신의 이익을 버릴 때 비로소 인(仁)의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는 누구든 마음속에 ‘다른 사람에게 차마 함부로 행할 수 없는 마음, 즉 어진 마음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