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제총에 경찰관이 희생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총기관리에 대해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에서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번동파출소 김창호 경위가 40대 용의자가 쏜 사제(私製) 총을 맞아 숨졌다. 전과자인 용의자는 현장 곳곳에 각종 사제 총기와 폭발물을 숨겨놓았고, 서바이벌 게임용 방탄조끼에 헬멧까지 착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쫓기면서도 10여 차례나 총을 난사했다니 기가 막힌 일이다. 하마트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용의자가 소지한 사제총은 조잡하기는 했지만 나무토막에 철제 파이프를 테이프로 감고, 파이프 뒤에서 불을 붙이면 쇠 구슬이 발사되는 형태였다. 그래서 경찰이 범죄현장에 출동할 때는 이제 사제총 등 흉기를 염두에 두고 무장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다. 언제 어디서 사제총으로 범행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살해 용의자는 인터넷에서 총기제조법을 익혀 사제총을 만들어 범행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유포되는 불법무기 제작 정보는 지금도 넘쳐난다. 간단한 키워드만 넣으면 폭탄이나 총기 도면과 제작 방법을 검색할 수 있고, 동영상으로까지 소개되고 있다. 필요한 재료는 문구
경기도주식회사 설립이 오는 11월 중순쯤 가능할 것 같다. 가장 큰 난제였던 설립 필요 민간자본 48억원 조달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것이다. 경기도주식회사 설립에 필요한 초기 출자금은 모두 60억원. 이 중 경기도가 12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48억원은 민간 자본으로 조달키로 했었다. 이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도의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도내 경제단체와 금융권의 호응에 힘입어 설립과정의 가장 큰 산을 넘은 것이다.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경기도내 22개 지역의 상공회의소들이다. 총 20억원을 출자했는데 이는 전체 출자액의 1/3이나 되는 금액이다. 수원과 화성 등 규모가 크고 재정 여건이 좋은 곳은 더 많은 금액을 출자했고 나머지는 형편에 따라 차등 출자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경기도청 금고은행인 농협과 신한은행도 약 10억원씩 출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역시 전체 설립 출자 금액의 1/3이다. 또 중소기업청은 당초 1억5천억원을 계획했으나 최대 3억원의 출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중소기업과 관련한 협동조합과 여성기업 등 경제단체들도 약 5억원의 출자금을 조성키로 했다. 더 의미가 있는 것은 이들의 출자가 행정기관의 강압에 의
아이가 학대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또 있었다. 이제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가정이나 학교, 어린이집에서도 아이들은 학대로 고통을 받았다. 특히 친부모보다 계모에 의한 학대가 집중적으로 언론에 보도되었고 계부모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는 입양아동에 대한 사건이었다. 아이를 정성껏 돌보는 선량한 입양부모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새삼 걱정된다. 이 사건은 아이가 입양모를 엄마라고 소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대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매일 테이프로 손발을 묶고 제대로 끼니를 챙겨주지 않았다. 아이가 밉다고 우유를 삼키지도 못할 정도로 아픈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거나 약을 먹이지도 않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6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끔찍한 사건이었다. 부모는 아이가 가장 신뢰하고 믿는 대상이다. 아이들은 부모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다. 부모는 아이가 아플 때 돌봐주고 밥을 먹여주고 놀아주고 잠을 재워주는 모든 존재이다. 이런 양육자가 어느 날은 막 화를 내고 또 어느 날은 지나치게 잘 돌봐주게 되면 아이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불안한 상태가 계속된다. 이러한 불안은 아이의 정서적 발달에 큰 해를 끼친다. 나중
“제 소원은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맞잡고 공원벤치에 앉아 보는 것입니다.” 60대 중반의 여성이 이혼사건의 조정기일에 이혼을 원한다며 한 말이다. ‘성격차이’라는 이혼사유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불충분해 조정에 붙여진 사건이여서 가사조정위원들로부터 이혼소송의 취하를 권유받았으나, 그 여성이 이혼소송 취하를 거부하면서 한 말이다. 위 사례에서 노년의 여성은 재산분할도 청구하지 않고, 위자료도 청구하지 않고 오직 이혼만을 청구했다. 그 여성은 “재산은 필요 없어요. 딸들이 준 용돈을 모아 방을 하나 얻고 혼자 자유를 누리고 싶어요.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 단 하루라도 사랑받고 살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웃고 있는 그 여성의 얼굴은 고령의 나이가 무색하게 소녀처럼 환하게 빛났다. 그 여성의 남편은 이혼을 거부했지만, 결국 그 여성의 바람대로 이혼 조정이 성립했다. 법원행정처는 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부부가 이혼하는 것을 ‘황혼 이혼’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황혼이혼’의 비율은 2007년 20%를 넘어선 뒤 2010년 23.8%, 2012년 26.4%, 20
우리나라는 12년째 OECD 자살율 1위로, 하루 37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매년 실시하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약 3%에 해당하는 6만명 이상의 학생이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관심군으로 분류된다. 전체 우울증 환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2만명 이상의 노인이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알코올 중독 발병률은 전체 성인 인구 중 5%를 넘어선다. 2천명 이상의 소방대원이 업무 과정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지고 있다. 지진이나 수해 등 매년 재해로 인해 심리회복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는 정신건강에 대한 다양한 욕구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정신보건기관들이다. 그런데 정작 이들 정신보건 종사자들의 복지는 외면당하고 있다. 지난 10월5일, 서울시 정신보건사업 종사자들이 안정적인 고용환경의 마련과 안전에 대한 대책 마련, 노동환경의 개선을 요청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1997년 정신보건법의 시행으로 지난 20년간 정신보건사업은 엄청나게 확대되어 왔지만 정작 종사자들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정신보건 종사자들이…
공자는 일찍이 50세를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고 해서 지천명(知天命)이라 했다. 그리고 “마흔까지는 주관적 세계에 머물렀으나,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인 성인(聖人)의 경지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고 설파했다.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은 1948년 48.6세에서 80세 이상으로 늘었다. 100세 시대라고도 한다. 따라서 50대는 이제 고령자로 부르지도 못한다. 또 지천명이라 하면 손사래와 함께 화를 낸다. ‘늙어 힘 빠진 나이’라는 뉘앙스가 고까운 탓 일게다. 이명박 정부시절 이 같은 세태를 반영하듯, 고령자 대신 ‘장년(長年)’이란 법적 명칭도 새롭게 제정 했다. 고령자 고용촉진법상 ‘55세 이상을 고령자, 50~55세 미만은 준 고령자’라는 명칭을 2012년 10월 ’고령자·준고령자‘ 모두 ’장년‘으로 고치도록 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년은 숫자만도 700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아직 사회에선 낮이 설다. 또 다른 30대 장년(壯年)과 노년 사이에 의미도 어중간하게 끼어 있어서다. 오히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세대가 더 친숙하다. 한 사람의 인생은 청·장·노년등 대략 몇
하현(下弦) /이현서 밤이면 내 몸속에 풀여치 한 마리 산다 층계 밑 구석진 곳에서 여린 날개 비비는 소리 가늘고 고운 울림으로 방 한 칸을 들이는 모양이다 긴 더듬이로 달빛을 찍어 문풍지를 바르고 외풍이 스미는 틈 사이엔 여문 추억을 꼭꼭 채워 넣는다 슬픔이 저장된 시린 악보를 타고 뼛속까지 스미는 한기 네게 닿을 듯 닿지 않는 긴 울음이 휘적휘적 밤의 허리를 휘감는다 참을 수 없는 허공의 무게를 견딘 날개가 풀섶에 내린 이슬에 젖곤 했다 찌- 찌르르 풀여치 울음소리 어둠을 타전하고 몇 번의 안부를 묻던 꽃향기 짙은 기억들 맨몸으로 이별의 하중을 가까스로 견딜 무렵 오래 함구하던 슬픔 위로 달이 무너진다 긴 기도처럼 저물어가는 가을 밤, 삭막한 도시 아파트 화단 풀밭에서도 풀벌레 소리가 무성하다. 사위어 가는 모든 것들을 돌아보며 자신을 성찰하기도 하고, 삶의 길목마다 만났던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끝내 닿을 수 없었던 사랑이나 낙엽냄새처럼 되살아나는 기억들이 더 선명해 지는, 슬픈 영혼을 가진 모든 존재들에게 따뜻한 눈 맞춤을 하고 싶어지는, 가을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국민건강에 잠재적 위험이 있는 건물에 대한 철저한 사전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건발생시 커다란 재산피해는 물론 소중한 인명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사전에 안전관리에 따른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우리나라 지진 발생 빈도를 보면 수도권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분당, 평촌 등 1기 신도시의 안전성 문제가 수면위로 제기되고 있다. 당시 파격적인 주택 보급 정책에 따라 바닷모래를 사용해 건축했기에 철근의 부식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도내 지자체와 한국시설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1기 신도시는 당시 주택 200만호 건설의 일환으로 조성된 성남 분당, 안양 평촌, 고양 일산, 부천 중동, 군포 산본 등 경기도내 5개 지역이다. 갑작스런 대규모 주택 건설정책으로 건물을 많이 지으면서 콘크리트를 만들기 위한 강모래가 부족해서 해외로부터 수입하였으나 이 또한 부족했다. 건축물의 기둥을 세우는 과정에서 철근을 심고 콘크리트를 타설하게 되는데 당시 콘크리트에는 염분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바닷모래를 혼합해 타설하여 철근이 부식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위험성 있는 건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위한 안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가야 할 때이다. 최근 잇
지난주(10월9~11일) 우크라이나 키예프대학 한국어문학과가 주최한 행사에 참여했다. 9일에는 한글날을 맞아 키예프대 한국어문학과에서 자체로 실시한 한국어말하기대회 수상자를 위한 시상식이 키예프 시내 한국식당에서 열렸고, 10일과 11일에는 키예프대 인문대 강당에서 ‘‘동유럽의 한국학 현황과 전망’ 한-우크라이나 국제학술회의’와 ‘한국 문학의 날’ 행사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의 지원으로 개최되었다. 한국어말하기대회 행사는 해외 대학의 한국어/학과에서 일상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드라마 중심의 한류1.0, K-Pop이 주도한 한류2.0에 이어 전통문화를 포함한 한국문화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한류3.0시대가 열렸다고 한다면, 한류4.0 내지 한류5.0시대의 도래는 해외에서의 한국어 및 한국학 교육이 주도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9일 키예프에서 목도한 한국어말하기대회 시상식 행사는 필자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K-pop이 계속 흘러나오는 한국식당에서 가진 만찬을 겸한 시상식에서 이번 행사에 참여한 신경림 시인과 현기영 작가가 상장과 상품
학교 내 폭력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반면 학교 밖 청소년의 폭력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남춘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남동갑)이 지난달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엔 2012년 2만3천877명이었던 학교폭력 검거자수가 2013년 1만7천385명, 2014년 1만3천268명, 2015년 1만2천495명으로 기록돼 있다. 3년 동안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교내에서 감소한 폭력은 학교 밖에서 증가했다. 교사들의 관리가 어려운 학교 밖 청소년 폭력 검거자는 지난 2012년 2천55명에서 2015년엔 5천156명으로 같은 기간 2.5배 증가한 것이다. 특히 성폭력은 2012년 509명에서 2015년 1천253명으로 대폭 늘었다. 학교 내 폭력 근절 대책만으로는 학생폭력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폭력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7일 SNS에서 동급생에게 놀림을 당한 인천의 중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그는 다니던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당해 올해 5월 27일 지금의 학교로 전학했는데 괴롭혔던 동급생이 페이스북에 과거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