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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성의 순수 삶의 의지 아오자이에 바치는…헌사

‘하얀 아오자이’/ 웅웬반봉 지음
동녘 출판/295쪽, 1만2천원


“내 하얀 아오자이는 세상에 더럽혀지지 않았고, 결혼은 아직 상상도 하고 있지 않다네. 지금은 비록 고통스러워도 하얀 아오자이는 영원히 퇴색하지 않으리.” (p.217~218)


1980년대에 우리 젊은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베트남 소설 ‘사이공의 흰옷’이 ‘하얀 아오자이’로 옷을 갈아입고 최근 출간됐다. 국내 문학계에서 베트남 소설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반가움이 더 크다.
이 소설은 군부독재 시절인 1980년대, 우리나라 학생들의 ‘필독 교양서’로 여겨질만큼 공감대를 형성했던 작품이다.
이 책은 미군이 베트남에 들어온 이후 사이공을 무대로 활동하던 베트남 학생들의 투쟁을 그린 소설로 실존 인물에 바탕을 둔 베트남 투쟁 혁명 문학이라는 점에서 현실적 공감대를 이뤘다.
프랑스와 미국 등 외세의 오랜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를 갈망했던 베트남 민족의 이상이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우리의 그것과 같은 열망이었다는 부분에서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1980년대 이상을 품고 대학에 들어가 부조리한 현실에 눈을 뜨고, 자유와 정의를 찾고자 실천했던 우리네 젊은 청춘들과 닮아있다.
‘하얀 아오자이’(동녘)의 주인공 프엉은 초등학교 교사나 의료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는 평범한 소녀다.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사이공으로 온 프엉이 원했던 조용한 삶과는 달리 1954년 봄, 베트남은 전면전 분위기가 감돌았다. 베트남 전쟁 발발 직전의 상황에 사이공에 온 프엉은 연극에서 여성 열사 보티사우 역을 맡는다.
현실에 눈을 뜬 프엉은 청년당에 입당해 본격적으로 공산주의 운동에 합류한다. 그러다 체포돼 회유와 고문에 시달린다.
주인공은 독방의 차디찬 벽에 머리핀으로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새긴다.
‘지금은 비록 고통스러워도 하얀 아오자이는 영원히 퇴색하지 않으리.’ 이 대목에서 ‘하얀 아오자이’가 상징하는 바를 찾을 수 있다.
‘하얀 아오자이’ 베트남어 원본을 우리말로 옮긴 배양수 교수는 이 소설의 주인공 프엉이 실존인물을 모델로 삼은 게 맞는지에 대한 논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지난해 8월, 직접 베트남에 가서 이 소설 주인공의 모델이라고 알려진 응웬티쩌우(프엉) 여사와 레홍뜨(호앙)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소설 속 주인공인 프엉은 호앙과 재회해 지금까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고영직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이 작품을 통해 베트남 민족이 ‘인내와 희망’이라는 가치를 목숨처럼 소중히 여겼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며 “중년 독자들은 베트남의 옛 모습에서 우리 안에 존재하는 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청소년이라면 두 나라 사이에 놓인 간극을 메우는 중요한 역사적 통과의례가 되리라는 점을 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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