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회사후배와 이야기를 하다가 일본소설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후배가 이야기를 꺼낸 것은 감성적인 일본 여성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었다.
최근 일본출신 미국인 작가의 소설이 신문지면상에서 이슈거리가 되고 있다. 그 책은 일본계 미국인 요코 가와사마가 쓴 ‘요코 이야기’이다. 작품은 일제말 한국인들이 일본인들을 폭행하는 내용의 왜곡된 얘기를 담고 있기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소설보다 자전기록에 가까워 보이는데도 한국측 출판사는 소설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소설이라는 범주영역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 결국 한국측 출판사는 책판매를 당분간 중지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일본침략기라는 시대를 거친 우리로서는 관계회복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설은 소설이지’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이 책이 미국 역사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문학작품이란 현실의 반영 또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변형형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요코 이야기’에서는 문학의 재현적인 기능에서 도덕적인 면을 무시한 우를 범하고 있는 것 같다.
다소 다른 부분일 수 있겠지만 아픔이라는 감정을 글로 승화시킨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90년대에 자전적인 소설이 붐을 일으킨 적이 있다. 문학은 개인적인 영역에서 출발하기에 ‘요코 이야기’는 개인적인 기록(?)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소설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전에 도덕적인 기능을 생각해봐야한다. 비평가 고 김현 선생은 ‘한국문학의 위상’에서 “문학은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다”는 말처럼 문학작품은 인간의 총체성을 공부할 수 있기에 한 개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책을 권해준다면 올바른 시각으로 소개하는 법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주말이 오면, 서점에 가야겠다. 후배가 이야기한 작가의 책을 찾아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