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왕인 고종 시절, 실권자인 대원군은 외국과의 문호 개방을 반대하는 쇄국정책을 고집했다. 이에 대해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박은식은 그의 ‘한국통사’에서 이렇게 썼다. “(중략)신조선을 건설하여 문명한 열강과 같이 바다와 육지로 함께 달리며 의젓하여야 옳았었는데, 그의 배움이 없어 내정을 다스리되 사사로운 지혜를 스스로 사용하여 움직임이 많았고 거동이 지나쳤으며, 외국에 대하여는 배척을 주장으로 삼아 쇄국정책을 써서 스스로 소경을 만들었고, (중략) 아! 애석하도다. 아픈 역사(痛史)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렇듯 쇄국이냐 개방이냐를 결단하는 일은 최고 권력자의 몫이다. 잘못 결단하면 망국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1년 이상을 끌어오던 자유무역협정을 4월 2일을 기하여 마침내 타결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집념의 결과이다. 그는 대원군처럼 배움은 다소 부족했지만 국가 경영철학만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두 나라 간의 자유무역은 좋게 보면 미국 시장에 우리 상품이 자유롭게 진입한다는 뜻이고, 나쁘게 보면 우리 시장이 미국의 봉 노릇을 한다는 뜻도 된다. 다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변별능력을 믿고 개방을 밀어붙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 타결로 한국은 중국, 일본, 아세안을 합친 것보다 더 큰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되었으며, 소비자들은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산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우리의 국가신인도가 올라가고 안보리스크가 줄어들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본조달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협상은 17개 분야에 달한다. 아직 협상 전문이 발표되지 않아 국가적으로 손익 계산을 정확하게 내리기는 빠른 단계이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분명한 것은 농축산 분야의 피해는 충분히 예상되던 것이다. 농업사회를 거친 우리 모두는 농촌의 몰락을 가슴 조이며 지켜봐야 한다. 물론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이미 강구해 놓았다고 말한다. 그런데 농촌도 변해야 한다. 아직도 배운 것이 ‘농사짓는 일’뿐이라며 시대의 변화를 따르겠다는 의지와 결의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이제 더 이상 ‘농자 천하의 대본’ 시대가 아니다.
이제 한·미 FTA공은 우리 국회와 미국 의회의 손으로 넘어갔다. 잘못된 협상이라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꼼꼼히 따져서 인준을 거부할 수도 있다. 지금의 반대세력도 거리투쟁을 그만 두고 국회로 가서 설득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국민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은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지 않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