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라디오 방송을 듣다 너무나 놀라운 얘기에 귀가 번쩍 띄었다. 교육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중에 청취자로부터 문자가 왔다고 소개된 내용은 월급이 250만원인데 아이들 교육비가 180만원 든다는 것이다.
평소 주변 사람들이 사교육 시키는 것을 보면서 저들은 도대체 얼마나 벌길래, 저렇게 많은 사교육비가 감당이 되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은 느낌이었다. 물론 아주 극단적인 예일 것이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
최근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회가 “3불 정책은 대학 성장과 경쟁력 확보에 있어 암초 같은 존재”라며 폐지를 요구하면서 촉발하기 시작한 3불 정책(기여 입학제, 본고사, 고교등급제 금지) 존폐에 대한 논란이 FTA 폭풍 속에서도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까지 있는 해인지라 선거 국면에서 어떻게 이 문제가 다뤄질지 미래의 수험생을 둔 부모로서 여간 걱정이 아니다.
살면서 참 많은 아이러니를 경험한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경비를 제외하고 교육비에 몽땅 털어 넣고 있는 위의 사례도, 한국 고교생의 학업능력 성취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라는데 대학민국 인재들만 간다는 서울대학이 세계 대학 10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는 것도, 대한민국의 인재라는 인재는 다 모여있는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학들이 ‘우수한 학생들 선발을 위해 3불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모두가 아이러니다.
월 70만원으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이 가정은 언제까지 생존이 가능할 것이며,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할 수 없는 소위 명문대를 제외한 일반 대학들은 어떻게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씁쓸한 마음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아이러니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살 수 있다.
먼저, 대학들이 자기성찰을 솔선수범해주기 바란다. 최근 대학가에 가면 삼성관, 포스코관 등 각종 기업의 이름을 딴 건물들이 즐비하다. 가파른 인상률을 보이며 급상승하는 등록금이나 캠퍼스에 여백없이 꽉 들어찬 건물들을 보면 재원이 없어서 교육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렇다고 대학들의 주장처럼 학생들이 우수하지 않아서도 아닌 듯하다. 부족한 것은 오히려 대학들 스스로의 개혁, 혁신의지가 아닌지 겸허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기를 바란다. 다 주어진 것을 가지고 생색만 내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하길 바란다.
대학의 진정한 경쟁력은 다소 부족한 학생일지라도 대학교육과정을 통해 유능한 글로벌 인재로 키워낼 수 있는 것. 바로 그것 아닐까?
정부나 정치권은 극심한 사회적 양극화문제의 해결과 함께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통해 공교육을 살리고 내실화하는데 힘쓰길 바란다.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생존까지 포기하면서 아이들의 사교육에 매달려야만 하는가? 얼마나 많은 소중한 생명들이 입시경쟁교육의 희생양이 되어 스스로 목숨을 놓아야 하는가?
정부와 정치권은 우리사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기 바란다. 좋은 대학가서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갖는 것만이 삶의 유일한 희망인 사회에서는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대선을 앞두고 인기영합적인 정치술수를 쓸 생각일랑은 아예 버리고 진지하게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부모들에게도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기를 당부하고 싶다. 물론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사회적 환경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나만 마음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굉장히 불안하다. 그러나 그 불안을 떨어내기 위해 아이들을 사교육의 풍랑 속에 던져 넣는 것만이 해법은 아닐 것이다. 물론 우리 부모들이 가지는 불안은 결코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 세대가 함께 해결해줘야 할 몫임에는 틀림없다. 부모들이 먼저, 그리고 사회와 함께 우리 아이들이 진정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지 찾아보는 노력을 시작하자.
나는 오늘도 학교로 향하는 아이에게 얘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