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개헌관련 국회 연설을 허용하느냐의 여부를 놓고 청와대와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9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대통령의 개헌관련 국회 연설에 대한 불허방침을 밝히면서 “국회법에 따르면 국정에 대한 의견표명은 대통령이 문서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문서로 해달라는 것이 한나라당 원내 대표단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은 같은날 정례 브리핑에서 “헌법 81조에 ‘대통령은 국회에 출석해 발언하거나 서한으로 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헌법규정에도 불구하고 문서는 되고 연설은 안 된다는 발상을 하는 한나라당은 초헌법적 기관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의 4년 연임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발의하기 직전에 국회에서 연설하겠다는 것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것으로서 법률적으로 접근하면 타당한 입론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국민의 다수가 회의적인 개헌안을 임기 중에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국회에서 표명하려던 계획은 한나라당이 이례적으로 이를 불허함으로써 암초를 만난 셈이다. 만일 노 대통령의 개헌관련 국회 연설이 한나라당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할 경우 레임덕 현상이 가중되어 국정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우리는 한국 정치가 토론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일반론에 입각하여 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허용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반대한다 하더라도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발언할 수 있다. 국회는 일방통행식 여론몰이 기관이 아니고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민주적인 표결 절차를 거쳐 안건을 처리하는 가장 민주적인 기관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국회법을 근거로 하여 허용치 않으려는 것은 원내 다수당의 횡포요, 대통령에 대한 감정적인 대응으로 비칠 수 있다.
민주주의는 결과를 중시하지만 절차를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발의된 헌법개정안은 대통령이 20일 이상 공고하여야 하고, 국회는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재적 3분의 2 찬성)하여야 하며, 의결한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국회의원 선거권자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에 부쳐 찬성을 얻으면 확정된다. 국회는 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듣고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을 국회 안에서 민주적 절차를 밟아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