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하려고 잠시 만났던 국회 6개 정파 원내 대표들은 뜬금없이 노 무현 대통령에게 임기 중 ‘개헌 발의 유보’를 요청키로 합의했다.
중요한 민생 법안 처리에는 ‘세월이 좀 먹나’ 하며 모르쇠로 일관하던 원내 대표들이 이 같은 중대사를 전격 합의하면서 했던 말은 “어차피 17대에서는 안 될 일이니 18대 국회 초반 개헌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다음 날 이런 제안을 사실상 한 마디로 거절했다.
이 같은 자리에서 국회 원내 정파 대표들이 ‘개헌 발의 유보 요청‘에 쉽게 합의한 것은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의 한심한 현실 인식 탓임이 드러났다.
그들은 노 무현 대통령이 한미 FTA타결로 지지율이 모처럼 상승 국면인데 여기다 무리하게 개헌을 발의하게 되면 다시 지지율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모양이다. 이는 노 대통령의 충심을 너무 모르는 생각이다. 그러니 다른 당에서 ’개헌 발의 유보 요청‘의 건을 거론하자 우리당 원내 대표가 불감청 고소원의 심정으로 쉽게 합의를 해주었다는 것이다.
열린당은 이미 ‘죽은 당’이다. 그들 스스로 지난 2월, 전당 대회를 통해 ‘통합 신당을 창당하고 해산한다.’고 결의한 당이다. 원내 의석수로 치면 한나라당 다음 가는 두 번째 당이지만 쓸만한 인물들은 거반 떠나고 도토리만 남아서 키를 재고 있는 것이다. 당이 표류하고 있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현행 헌법의 개정 문제는 작게는 노 대통령 개인의 선거 공약이지만 국가적으로는 20세기를 청산하고 21세기, 아니 우리나라의 새로운 천년을 여는 중차대한 의미가 있다. 18대 국회의원에 당선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17대 의원들이 ‘18대 초반에 개헌 논의하겠다,’는 말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말이다. 더구나 누가 대통령이 될 지도 모르는 판국에 원내 대표들이 만나서 개헌 문제를 들었다 놨다 하는 꼴은 개판 바로 그것이다.
청와대는 12일, 각 정당이 내주 초(16일)까지 차기 국회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당론으로 정하고, 이를 책임 있게 담보하지 않을 경우(유력 대선 후보들의 대 국민 약속 같은 행위로 해석됨), 당초 예정대로 오는 17일 개헌안 국무회의 의결, 18일 발의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혔다.
설사 노 대통령 임기 중에 개헌 절차를 마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개헌 공론화는 현행 헌법의 문제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