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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희칼럼] 티베트의 완벽한 자치

올림픽 앞두고 독립 요구 중국 지도부 반응은 폭력
무력진압 민주항쟁 흡사 달라이라마와 대화 해결

 

샹그리라, 설산, 차마고도, 달라이 라마(72)로 우리에게 유명한 중국 변방 티베트인(藏族)이 요즘 중국 인민군의 잔혹한 군홧발에 유린당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약소민족 티베트인들은 독립을 요구하지만 중국 지도부의 반응은 폭력뿐이다. 다른 나라들 또한 고작 ‘인권 유린’만을 지적할 뿐, 속수무책이다. 티베트인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다.

중국 거주 한 한국 유학생은 지난 20일 “중국에서 본 티베트 유혈사태”라는 글을 인터넷에 실어 보냈다. “티베트 사태를 한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중국에선 보도가 되더라도 횟수가 아주 적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보도가 많다. 나는 이 유혈사태가 과거 80년 5월 한국에서 벌어졌던 민주화운동과 비교된다”며, 중국의 언론, 지식인 그리고 학생들이 이 사태를 침묵하거나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글에서 “그 당시 광주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저항운동을 일으켰지만 이번 티베트 사태는 독립국가를 외치는 것이라 그 목적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두 사건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군부 계엄이다. 중국 당국은 계엄을 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80년 신군부가 광주를 고립시켰듯이 중국도 티베트를 고립시켜 놓고 있다. 티베트에서는 동영상 하나 나오지 못한다. 외국인 여행자 그리고 외국인 기자들은 이미 티베트에서 쫓겨났다” 이 유학생은 또 티베트 민중항쟁이 중국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도 광주 항쟁 때와 같다고 개탄한다.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언론이 일체 그 상황을 보도하지 않았고, 심지어 조선일보는 왜곡 보도까지 했듯이, 지금 중국의 언론과 누리꾼들은 유혈사태의 중심세력은 ‘분리주의자’이니, 서방세력은 ‘배후 조종자’이니 하는 비난만 쏟아내고 있다고 전한다.

티베트는 인구 600여만 명의 작은 중국 자치주로써 티베트 문자와 언어 등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공식 명칭은 중국 시장 자치구(西藏自治區). 중국 인민군이 1950년 티베트를 침략, 강제 합병한 이후 수차례의 독립전쟁을 치렀지만 실패했다. 1959년 티베트불교(라마교) 최고지도자인 제 14대 달라이 라마는 훗날을 기약하며 티베트를 탈출, 인도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수립하고 오늘에 이른다.

 

그는 비폭력 중도노선을 지키면서 중국에 완벽한 자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이 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는데 그의 휘하에서는 ‘자치권 확대파’와 ‘분리 독립파’가 공존하는 동안, 분리 독립파가 점점 커가고 있다. 티베트와 중국도 한국과 중국처럼 역사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이웃이다.

 

우리 민족이 고구려와 발해 시대에는 중국과 여러 번 전쟁을 했듯이 티베트도 7세기 투보(吐藩)왕조 때, 송첸감포(松贊干布))가 당 태종과 전쟁까지 치르다가 당의 문성공주와 결혼하고 화친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두 민족은 이런 관계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한다. 중국은 이때부터 티베트는 속국인 부마국(駙馬國)이었다고 보는 반면, 티베트는 당 황실이 힘에 밀려 공주를 시집보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리도 고려 때 원나라 공주가 시집 온 적이 있다. 달라이 라마 망명정부는 일본에 동아시아대표부를 두고 있다. 이 대표부의 락파 쵸교가 최근 서울 진각종을 방문, 수도 라싸 유혈사태에 관한 달라이 라마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티베트는 중국으로부터 무조건 독립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내의 티베트로 남는 것을 원한다”며 “달라이 라마 성하는 중도의 방법으로 중국인들과 티베트인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가 “폭력 사태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최고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말은 바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뜻이다. 한 민족이나 한 개인이나 어떤 이웃을 만나느냐에 따라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는 법이다.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은 복이다.

 

지금 중국은 좋은 이웃이 아니다. 티베트에는 3% 정도의 소수 한족이 상권을 독점하고 자신들을 2류 국민 취급한다고 티베트인은 믿고 있다. 거기다 최근에는 티베트 문화마저 말살하려 든다고 의심한다. 그런 불만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다.

 

티베트는 이 기회에 국제적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도 잘 치러져야 하지만 티베트인의 자존심도 존중되어야 한다. 해결책은 중국 지도부가 달라이 라마를 인정하고 만나는 일이다. ‘티베트의 완벽한 자치’는 달라이 라마에게는 은산철벽(銀山鐵壁)격이다. 그러나 이는 중국 주변국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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