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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감한 시민과 무능한 경찰

일산 신도시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40대 남성에게 심하게 구타당하며 납치될 뻔한 초등학교 여학생(10)의 비명을 듣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대입 재수생 장모양(18)은 재빨리 달려가 범인으로 하여금 더 이상의 행동을 못하고 달아나게 했으며 그의 인상착의와 행동거지를 정확하게 목격했다. 심지어 그녀는 겁을 먹고 울고 있던 여학생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 안심시키기까지 했다. 힘없는 여자 어린이가 건장한 남성을 이겨낼 수 없다. 만일 재수생이 현장으로 접근하지 않았다면 이 어린이는 납치돼 몹쓸 짓을 당했거나 살해되었을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찰은 안양 초등학교 어린이 2명의 납치살해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 이 악랄한 사건을 접하고도 초동수사 단계에서부터 피해자 진술, 목격자 진술을 정확히 듣지 않았음은 물론 폐쇄회로 TV 검증도 하지 않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언론매체에 알리지 말라고 회유했는가 하면, 범행 동기와 사건의 성격이 미성년자 성폭행 및 납치 미수로 유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폭행사건으로 축소 조작하였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경찰의 이러한 행태야말로 수사를 담당한 전문가라고 말할 수조차 없는 비열하고도 무능한 짓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 엉거주춤한 사이에 한 TV는 범행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폐쇄회로 TV를 입수하여 중계 방송하듯이 국민에게 전달했다. 시청자들은 범인의 잔인한 폭력에 울분을 금치 못했다. 거기서 범인의 인상착의는 명백하게 드러나 사실상 공개수배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진전되었는데도 경찰이 범인을 잡지 못하면 수사능력을 거론할 수도 없는 지경이었다. 경찰은 전국적으로 쏟아진 국민의 비난과 이명박 대통령의 질책을 듣고서야 범인을 검거했다. 경찰은 과학수사의 개가인 양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은 범인의 동거녀가 귀띰해준 찜질방을 덮쳐서 검거했을 뿐이다. 이 역시 시민의 협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위험한 범행 현장으로 달려가서 납치를 미수에 그치게 한 장양의 용감한 자세를 칭찬해 마지않는 동시에 일산경찰서 관내의 비겁하고도 무능한 경찰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경찰청은 장양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장양은 당연한 일을 했다는 이유로 사양한다는 뜻을 언론에 알렸다. 용감하고 의젓한 장양이 각박하고 이기적인 현대사회에서 보여준 모범적 표양은 국민의 뇌리에 오래 남을 것이다. 우리는 용감한 시민과 무능한 경찰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 이 사례를 거울삼아 공권력의 주요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은 위기에 처했을 때 의롭고 이타적 사랑을 베푼 장양을 본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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