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299명의 국회의원을 뽑는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총선은 국정의 기초인 법을 만들고 정부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입법부 구성원을 선택하는 중차대한 정치행위이다. 입법부 구성원이 어떠냐에 따라 나라가 잘될 수도 있고 잘못될 수도 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서 국법을 만들고 국정을 살펴달라고 고용하는 머슴들이지만 사실 그 품삯이 대단히 비싸게 먹히는 상전(上典)이기도 하다. 세비에 보좌관과 비서, 운전기사 등의 인건비까지 다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들어가는 돈이 한 해에 무려 22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다면 4년 동안 299명의 국회의원에게 들어가는 품삯은 2조6천억 원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계산이 된다.
그 뿐인가. 국회의원은 해외 나들이 때 1등석을 탄다. 이런 특권과 편의는 모두 국민 세금으로 드려진다. 그러나 우리 국회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하는 등을 제대로 인식하는 국회의원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의미 몰각과 가치 부재는 국회의 위상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독재자가 등장하자 국민은 국회의 의미와 가치를 쉽게 내동댕이쳐 버렸고, 통치자가 임명하는 국회의원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정당의 몇몇 실세가 공천을 나눠준 여건에서 국민의 대표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민에게 입법부 구성원을 뽑는 권리가 있다고 헌법은 명시하고 있지만, 이번 총선에서만큼은 국민의 대표를 뽑는 권리가 몇 실세들의 권리이지 국민의 권리는 아니게 되고 말았다.
비록 지금 국회의원 선거판이 그럴지라도 국민은 주인의식으로 가장 유능하고 책임감 있게 국회를 맡아줄 사람을 찾아 빠짐없이 투표해야 한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3일의 유권자 조사를 토대로 추정한 이번 총선 투표율 전망치는 역대 최저인 50% 초반에 불과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물경 연봉 22억 원짜리 머슴을 선택하는 일이 아닌가.
우리는 지금 그야말로 날은 저무는데 갈 길이 멀다. ‘일모도원(日暮途遠)’의 상황인 것이다. 세계적 경기후퇴와 자원난이 극심해지는 가운데 정치권의 의식과 관행은 구태의연해서 대선에서 국민이 보여준 변화 열망을 구체적인 정책들로 실현시키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 투표장을 찾아 각자의 뜻을 한 표에 담아야 한다. 투표율이 낮으면 민의가 왜곡될 우려가 있고, 그에 따른 피해는 결국 국민이 보게 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