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글에서 지식정보사회에서 청소년들에게는 학교라는 연령분절적인 성장 기반 못지않게 학교 밖(out-of-school)의 삶의 기회가 중요해졌으며, 이에 대한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곧 다양한 청소년활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임을 논한 바 있다.
이는 앞의 글에서 밝힌 것과 같이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전환되는, 즉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시대 상황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는 단지 경제적 관점에서의 생산 패러다임의 변화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미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사회적 시스템의 변화와 생활양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우리가 청소년들에게 학교 밖에서 필요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청소년활동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것은 입시지옥 등으로 상징되는 청소년의 현재적 삶의 질곡을 개선이라는 절박한 현실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것임과 동시에, 청소년들이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실제적인 힘을 갖추게 하고자 하는 노력과 맞닿아야 할 것이다.
전북대 남춘호 교수(2005)는 이러한 지식정보사회로의 패러다임 변화와 관련하여 개인의 생애주기와 경력이 갖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먼저, 21세기 사회의 경제사회적 패러다임 전환의 특징은 지식정보화의 급진전, 경제성장률 둔화로 인한 중저성장 시대로의 진입, 경제의 서비스화 등으로 요약된다.
지식정보사회에서 무형의 지식자산과 혁신능력은 국가의 경쟁력, 기업의 생산성, 개인의 노동시장지위를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된다. 때문에 각 국가는 무한경쟁 속에서 앞다투어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적 숙련을 갖춘 인적자원 양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것이 요즘 강조되고 있는 인적자원개발의 개념이다. 그러나 인적자원개발이란 개념은 지나치게 정태적이며, 인적자원의 ‘주체’인 개인을 경시하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취업 및 노동과 관련된 각 개인의 총체적 경험의 누적’으로서 ‘경력’을 통해 인적자원 개발에 있어서 개인의 주체적이고 동태적인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식정보사회에서 급속한 기술변화와 노동시장의 유연화 경향 속에서 ‘고용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 생애에 걸친 지속적 학습이 요구된다. 한편 급속한 고령화로 고연령층 노동력의 노동시장 내 포섭라는 새로운 과제가 제기된다. 그런데 교육-노동여가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식정보사회에서 이와 같은 시대적 과제에 대처하는 데 있어 학습기, 취업기, 노후여가기로의 전통적인 연령분절적 체제는 한계를 지닌다.
때문에 교육-노동-여가가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적용되는 연령통합적인 생애과정 논의가 설득력 있게 대두된다. 연령통합적 생애과정 속에서 지식정보화사회의 개인의 경력경로는 공간과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으며, 다중경력의 특성을 갖는다.
이 때 강조되는 것이 ‘프로틴 경력’(protean career)으로, 직무수행능력(know-how)보다는 전반적 적응력(learn-how)을, 한 직장에서의 고용안정보다는 노동시장에서의 고용가능성이 중시되며, 핵심적 경력역량은 정체성과 적응력이다. 개인들은 계속 자아정체성을 확장시키면서 지속적 학습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연계와 상호작용을 통한 ‘관계적 학습’과 차이를 학습의 원천으로 하는 ‘다양성 학습’이 중요하다. 그러면 우리가 관심을 갖고 확대해가야 할 학교 밖 청소년활동 기회는 이와 관련하여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OECD는 1997년에 주요국가가 지식정보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정한 요소들을 정리하여 ‘생애핵심역량’의 개념을 설정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리 청소년들이 키워가야 할 새로운 시대를 살아나가는 힘, 즉 생애핵심역량은 곧 사회성(협동), 문해력(이해력 및 응용력), 학습능력(평생학습), 의사소통능력 등으로 요약된다.
유럽연합(EU)은 지식정보화시대에 필요한 직업역량으로 기초적이며 ‘일반적인 기술’ 강화 외에도 유연하게 다른 직업으로 전이가능한 역량, 즉 ‘핵심역량’과 광범위하게 통용될 수 있는 ‘전문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한 공교육 제도도 이러한 생애핵심역량 강화를 향해 변하고 있다.
물론 그 변화의 과정에서 무리한 발상과 시도가 청소년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강요하는 상황들도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시대 변화 속에서 일정하게 불가피한 요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효과적인 대안은 학교 밖에서 청소년들이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더 다양한 형태로 생애핵심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갈 기회를 늘리는 것이 아닐까?
전명기<한국청소년진흥센터 황동지원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