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는 상아탑이요, 학문의 전당이라는 말은 고전적 정의에 속한다. 사회가 변해도 대학의 본질은 변할 수 없다. 대학교라는 교육의 최고 학부는 학문하는 방법을 엄격하게 훈련시키며, 덕성을 가르치고, 직장을 갖기 전에 전문 분야의 실력과 교양을 쌓아 원만한 인격자를 배출하는 곳이다. 대학의 구성원 중 교수는 인격이 고매하고, 전문 분야에서 깊이 있는 통찰력을 지니며, 종합적인 안목을 갖춘 사람으로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점은 국립대학교건 사립대학교건 마찬가지다.
대학교 교수들 중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사회는 이들을 ‘폴리페서’라 부른다. 폴리페서들은 대학을 출세의 간이 정거장쯤으로 파악하고 권력자들 주변을 기웃거리거나, 정부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각종 위원회에 가입하여 정치가로서 진출할 기회를 엿보는 것이 상례다. 이들은 낮에는 대학에서 강의하고 연구실을 지키다가도 밤이면 권력자들과 어울리고, 정책자문을 하여 권력에 줄을 대면서 적지 않은 자문료도 받는 등 1석3조의 소득을 올리는 등 매우 약삭빠른 처신을 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교수 12명이 지역구에서 당선돼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7명은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달게 됐다. 그리고 낙선한 교수 8명은 대학으로 돌아갔다. 피선거권을 가진 모든 사람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 정치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에 당선된 교수들은 대체로 장기간 휴직을 한다. 낙선한 교수들은 선거기간 중 강의를 하지 못한 대신 동료 교수들로 하여금 대신 강의하게 한 후 슬그머니 대학으로 돌아가고 있다.
교수로서 당선되어 장기간 휴직하는 국회의원들은 이미 교수라기보다는 정치인이다. 그들이 대학교수 자리를 꿰어 찬 채 연구실에 먼지를 쌓는 동안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전임교수직을 따지 못해 시간강사로 전전하는 학자들이 얼마나 많으며, 이로써 학생들이 받는 피해는 얼마나 큰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패잔병들이 대학에서 떳떳하게 강의를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등록금 1천만 원 시대에서 허덕이는 대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대학을 정치의 종속변수로 자리매김하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대학교 교수들이 자기 분야의 학문에 정진하면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의 자문을 받고 쌓아온 실력을 국익을 위해 전수할 때 그들의 권위는 높아질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각 대학은 폴리페서들을 정리함으로써 대학이 정치로부터 오염되지 않고 순수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결단하라. 이런 점에서 서울대학교가 낙선하고 학교로 돌아가려는 폴리페서 김모 교수를 처벌하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