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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등불의 두 얼굴

이창식<주필>

거리에 내걸린 연등(燃燈)은 석가 탄신일의 상징으로 손색이 없다. 등불은 불을 켜 어두운 곳을 밝히는 것의 총칭으로 등화(燈火)라고 한다. 등불은 선사 시대부터 있었는데 열원(熱源)에 따라 횃불, 관솔불, 등잔불, 촛불, 남포 등불, 가스 등불 등으로 분류된다. 등잔(燈盞)은 등불을 켜는 그릇인데 백자, 대리석, 백동, 놋쇠, 철 등이 쓰이고 심지는 솜, 한지, 노끈 등이 쓰인다.

인류는 불을 발견하고 이용하면서 불에 의지하고 어둠을 밝혀 불확실성 세계에서 확실성 세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부처의 진리를 등불에 비유한다. ‘대보적경(大寶積經)’에 등불이 밝은 것은 성스러운 지혜이고, 어둠은 모든 업(業)의 맺힘이라고 하였다.

또 바람 앞에 흔들리는 등불을 사람의 마음 같다고 했는데 이는 미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마음이 요동함을 비유한 것이다. 절의 대웅전 앞뜰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법등(法燈), 즉 석등(石燈)이다. 석등은 8각 모양인데 8각은 8정도(八正道)를 상징한다. 정견(正見) 정사(正思)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 정념(正念) 정정(正定) 이 그것이다. 위로 솟은 8각의 기둥은 구도자가 8정도와 한 몸이 되어 진리의 세계를 향해 승화되고 있음을 상징하고, 활짝 핀 연꽃은 8정도의 완성을 뜻하며 4개의 화창(火窓)은 고(苦), 집(集), 멸(滅), 도(道)의 4제(諦)의 법문을 상징한다.

1818년경 제정 러시아 시절 젊은 작가들과 장교들이 은밀히 모여 정치에 관한 자유로운 토론을 가졌던 비밀 모임이 있었다.

그 가운데서 톨스토이가 조직하고 푸슈킨이 참석했던 모임의 이름이 ‘푸른 등’이었다.

‘푸른 등’은 희망의 상징이었다. 오늘날 촛불 시위가 보편화 되었다. 등불이 촛불로 바뀌고, 진리와 희망의 빛으로 삼던 등불이 시위 도구로 변하고 말았다. 어둠을 밝히는 빛은 예나 지금이나 온화하고 찬란하다. 다만 빛을 관리하는 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평화와 분노의 상징으로 바뀐 것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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