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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 범죄와의 전쟁 선포해야 할 때

아동 성폭력 사후관리 미흡
정부, 형식적 처벌 개선해야

 

요즘 처럼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것이 부끄러울 때가 없었다.

대한민국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성폭력에 대한 태도 때문이다.

작년 가을 교육부는 중국수학여행 고등학생들의 성매매사건에 대해서 ‘거론된 학교 조사 결과 그런 일 없었음’으로 결론을 내었으며 이번 대구지역 초등학생들의 성폭력사건도 해당학교에서는 대부분 관행적으로 그렇듯이 대폭 축소하려 하였다. 학교내에서 아이들끼리 음란물을 흉내낸 성추행사건이 통상적으로 자행되고 있어도 학교와 교육청은 이를 감추려고만 하였다.

여성부는 ‘때’가 ‘때’인 만큼 영부인을 모시고 매우 거하게 ‘우리아이 지키기’행사를 거행했으나 막상 피해자의 가족과 성폭력관련 기관들에게는 행사자체를 널리 알리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 인력과 예산으로 성폭력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입안하고 업무를 진행했어야 옳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또한 이런 캠페인은 민간인들이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중앙정부는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데 힘을 쏟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법부는 성폭력가해자의 혐의에 대해서 ‘피해자의 그 피해는 인정되나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거의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내거나 형식적인 처벌에 그치기 일쑤이다. 아동대상 성범죄자들에게는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내리지 말고 실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겨우 그까짓 걸로…’라는 인식 때문에 무시되고 있다.

그나마 대통령의 말 한마디 때문에 최근 경찰이 서둘러 가해자 검거에 나서고 있으나 이것 역시 냄비여론이니, 이 냄비가 식으면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국회는 다른 법률과의 형평성, 인권을 운운하며 가해자의 신상공개나 강력처벌 관련 법률의 개정·제정을 미루고 있다. 바로 옆집에 성범죄자가 살고 있어도 알 수 없으며 경찰서에 신상이 등록되어 있으니 직접 가서 명단을 보라는 식으로만 그치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가해자를 고소할 수 있는 기간인 공소시효를 폐지하라는 주장도 먹혀들지 않고 있다.

성폭력 재범 가해자로부터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적법한 형량,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 그리고 성범죄에 대한 정보공개와 사후관리, 아동청소년에게서 가해자를 격리·차단하는 것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해마다 어린이날, 가족의 달을 코앞에 두고 어린이들이 성폭력범죄에 생명까지 희생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도 대한민국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성폭력에 대한 현실감각은 이 정도이다.

지난 1일 여성부와 경찰청에서 주최한 우리아이 지키기 행사에서 영부인은 ‘소 잃고 외양간 못 고치는 일이 없어야겠다’고 하였다.

소는 끊임없이 잃어버려지고 있는데 외양간이 허술하여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좋은 말씀이다. 그러나 밖에서 소를 노리고 있는 범죄자들을 미리 예방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부끄럽게도 성폭력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조심해라, 유의해라, 당하지 않도록 빌미를 주지말라고 한다. 그러나 더 이상 아이들이 ‘당하지 않도록’ 유의할 방법은 없다.

가해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가 최선의 방법이며 문제해결의 근본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라도 교육부, 여성부, 복지부 등을 앞세워 미봉책을 하지 말고 행정안전부 등을 포함한 전 국가기구가 나서서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양해경<용인성폭력 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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