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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청소년 성폭력범 상담의 중요성

어른 모방행위 재발방지 교육
사회적 제자리 찾는 지름길 되길

 

최근 성폭력행위자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이들을 가해자로 보기보다는 넓은 의미에서 성인 성문화의 피해자로 보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상담소에서는 최근 이들을 돕는(?) 마음으로 가해자 상담·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성인일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피해자의 입장에서 상담을 하지만 가해자가 청소년인 경우 궁극적으로는 피해자의 생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신념으로 이를 진행한다.

상담소에서는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상담·지원을 하는 가운데 피해자로 하여금 행위자에게 반드시 행위교정과 재발 방지를 위한 상담·교육받을 것을 합의나 용서의 조건으로 제시하라고 조언한다.

성폭력 행위를 하고 부모님 손에 끌려 오거나 피해자 가족의 신고로 인해 경찰과 함께, 또는 법원의 교육수강명령을 받고 친구들과 함께 상담소에 들어서는 많은 청소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들은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아이’도 아니고, ‘머리에 뿔달린 아이’는 더욱 아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 자녀들의 가까운 친구들이다. 주위의 다른 남자 어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모방하여 행동에 옮겼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들은 어깨를 늘어뜨린 채 무거운 표정으로 상담소에 들어선다. 상담소에서는 모든 것이 셀프 분위기가 익숙해지면 스스로 물을 떠다 마시고 준비된 간식을 집어먹는다. 간혹 그들에게 직접 돈을 쥐어주면서 근처에 가서 먹고 싶은 간식거리를 사오라고 시키기도 한다. 비닐봉지에 담겨진 떡볶이를 함께 나무젓가락으로 집어먹기도 하고, 있는 대로 입을 크게 벌려서 햄버거를 같이 먹다보면 상담을 시작하기 전의 긴장감이 풀어진다. 역시 ‘먹거리’를 ‘같이 먹는’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좋게 해 주는 지름길이다.

우리는 이들에게 상담소에 와서 이런 교육을 받는 것을 그나마 행운이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해 준다. 왜냐 하면, 청소년 시기에 ‘걸려들었으니’ 이 정도로 처리되지, 적발되지 않아 자꾸 자꾸 이런 행위를 하다가 만일 성인이 되어 ‘걸려들었으면’ 상담·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감옥’행이 되었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지시킨다. 또한 이런 기회가 아니면 너희가 언제 이렇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전문가와 함께 할 수 있었겠는가’를 깨닫게 한다.

잔뜩 주눅 들어 ‘엄청난 야단’을 맞을 각오로 상담실을 들어섰던 이들은 8회기의 상담·교육을 마치고 난 후 집으로 돌아갈 때는 표정이 사뭇 달라진다. ‘저 아이들이 정말 무시무시한(?) 성폭행범-성폭력 행위자(!)들 인가’ 싶을 정도로 가엾은 느낌이 들 정도다.

친절은 ‘약’이다. ‘햇볕정책‘이라고 했나. 비록 이들이 자신보다 ‘힘-권력’이 약한 다른 소녀들에게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라는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를 했다하더라도 ‘성폭력 행위자’로 주위에서 낙인찍혀 두렵고 무섭고 쥐구멍이라도 찾아 도망가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자신의 행동을 분석하게 해보고 피해자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보고, 상담자가 자신을 도와 주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이들은 세상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어주는 사람을 처음 만난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처음 경계했던 마음이 풀어지면서 이들은 상담자 선생님이 ‘예뻐서 좋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가까워진 채 다시 자신의 생활로 돌아간다.

과거 시대 소위 ‘비행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의 특징과는 달리 요즈음 성폭력 행위 청소년들은 ‘내 안의 힘’이 있는 아이들이다. 내 안의 내재된 힘이 있기에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반사회적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상담·교육을 진행하면 반드시 사회적으로 제자리를 다시 찾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어둡고 그늘진 곳에 있던 청소년들이 밝고 환한 곳으로 나옴으로써 결과적으로는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결과가 되기도 함을 우리는 믿는다.

양해경<용인성폭력 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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