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 명령체계에 의해 움직이던 군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안보’의 필요성으로 많은 불편을 감수해 왔다.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재산권을 마음대로 행사하지도 못하면서도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살아왔다. 잊을만하면 터지던 군대의 안전사고로 인한 불안도, 일반적인 군부대의 행정처리로 인한 불만도 모두 국가안보라는 대의에 의해 인내해 왔다. 이제 그렇게 어려움을 겪어왔던 군부대 주변의 지역주민들에게도 불편하게 살아온 과거에 대한 위로와 함께 합리적 지역발전을 위한 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주민에게 희망을 보여줄 일차적 책임은 지역 군부대 지휘관들과 지역발전을 이끌고 있는 지역 자치단체장들에게 있다. 우리가 이런 책임을 자치단체장뿐만이 아니라 군부대 지휘관들에게도 요구하는 것은 변화된 시대흐름을 군인들도 읽을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적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군인의 임무였던 시대가 마감되고 주둔지 주민과의 유대와 협력을 중시하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주민과의 유대는 예로부터 늘 중시되어 왔다. 타 민족을 점령한 후 문화포용정책으로 세계화를 이끈 로마의 선례를 시작으로, 우리 역사에서 우수한 군인들은 군 내부의 통솔뿐만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협력을 이끌어 적을 물리쳐 왔다. 임진왜란 때 백척간두에 서 있던 조선을 구한 이순신장군의 애민정신과 민-군협력 작전은 역사에 길이 남는 전과를 전해준다. 이러한 선례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에 대한 군 내부의 전통적 인식은 작전성공을 위한 외부적 조건으로 인식되어 왔다. 권위주의 군대문화는 지역주민에 대한 군대의 일방성을 합리화시켜 왔다. 지역주민들의 고통은 안보나 군사작전의 승리를 위해 유보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으로 세계가 변화되는 지금의 시대는 어느 누구도 외부적 조건으로 생각될 수 없으며, 아무리 중요한 승리를 위해서라도 주민의 작은 권리마저 유보시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개개인의 욕구와 권리가 안보와 군대의 작전과 조화를 이루어야 만 의미를 갖는 시대이다. 아니 그런 조화만이 지속가능한 안보를 보장하고 군 작전의 승리를 담보해 주는 시대이다.
지난 12일 경기북부 관-군 협의체구성은 변화되는 시대의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다. 지역발전과 군대의 효과적 운용을 위해 정기적인 협의 틀을 만든 것만으로도 큰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본보 6월 12일자 참조) 그러나 관-군협의체에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하지 못한 한계점을 보여주었다. 주민들이 뽑은 단체장이라고 하지만 일상적이며 폭넓은 주민의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주민대표들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경기북부 관-군협의체 관계자들은 변화된 시대의 흐름을 좀더 정확하게 읽고 주민들과의 일상적 소통을 위해 노력해 주길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