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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표신(慓信)

이창식 주필

옛날에 표신이란 것이 있었다. 요즘의 신분증이다. 신분을 나타내는 증명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주민등록증인데 예전에는 호패(戶牌)라 했다. 열다섯 살이 되면 차게 되는데 일반인은 소뿔로 만든 것을 차고, 과거에 급제한 선비는 상아로 된 것을 썼다. 앞면에 성명과 생년을 새기고, 뒷면에 발행년도를 밝힌 뒤 화인(火印)을 찍었다. 공무로 지방으로 여행하는 관원이 역에 비치한 말을 빌어 쓰는 패를 마패(馬牌)라 했다. 놋쇠로 만든 패 앞면에는 말이 달리는 모습을 새기고, 뒷면에 발행한 상서원의 문서를 새겼다. 말 한 마리를 새긴 단마패(單馬牌)부터 열마리를 새긴 십마패(十馬牌)까지 있는데 패에 새긴 숫자만큼 말을 얻어내면 역졸이 40리 거리의 다음 역까지 데려다준다. 궁중의 하인이 문안 드릴 때 차는 것이 문안패(問安牌)다. 왕의 처소인 대전, 왕비의 처소인 중전, 세자 처소인 동궁 등 목적지를 앞면에 새기고 뒷면에 ‘문안’ 두 자와 화인을 찍었다. 요즘의 방문패다. 궁중에서 갑자기 어떤 관원을 불러들일 때 신표로 보내는 패를 명패(命牌)라 하였다. 앞 면의 공간에 불러들일 자의 이름을 써서 내보면 그를 따라 입궐해야 한다. 오늘날의 출두명령서와 같은 것이다. 군대를 데리고 순시하는 장교가 차는 것이 순장패(巡將牌)이고, 군대를 동원할 때 명령을 발하는 본부임을 나타내기 위해 사령관 자리 뒤에 높직이 거는 팩를 영패(令牌)라 했다. 이렇듯 패가 많다보니 가짜 표신이 생겨나 단속을 하게 되는데 이때 관원이 차는 패를 적간패(摘奸牌)라 하였다. 탐관오리를 단죄하는 것이 암행어사인데 암행어사는 마패와 함께 수의(繡衣)를 입었다. 조끼처럼 생긴 수의에는 ‘수명사신(受命使臣)’이란 네 글자를 좌우 양쪽에 수놓았다. 평소 변장하고 다닐 때는 옷 속에 입지만 탐관오리의 현장을 덮치기 위해 출두할 때는 사모관대로 갈아 입고 그 위에 수의를 입었다. 우리는 옛 조정(朝廷)의 대소사를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다. 최첨단 과학행정을 한다는 오늘날 생년월일 불일치가 6만8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뭐러 변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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