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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렁에 빠진 한국 이대론 안된다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보장하라는 국민적 요구에서 비롯된 촛불집회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사이에 정치집회의 성격으로 바뀐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까지 겹쳐 일부 항만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16일 덤프 차량 등 건설장비 관련 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면서 전국의 건설현장이 마비되는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경제는 석유·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폭등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겹치면서 성장 물가 고용 국제수지 외채 등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민생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갈등을 조정해 사회적 통합을 이뤄내야 할 정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상황에 끌려 다니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각 주체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보호주의나 희생양 만들기의 퇴행적 양상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이명박 정부가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한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노조, 교육, 보건 분야의 각 이익집단 세력들은 현재의 국면을 개혁 프로그램을 좌초시킬 호기로 간주하고 있기까지 하다.

물론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만든 단초는 신뢰를 잃은 이명박 정부와 기능을 상실한 정당정치에서 비롯됐다. ‘생활’의 문제로 시작된 촛불이 ‘이명박 아웃’의 구호 속에 정치 집회의 성격으로 변질된 모습은 결코 아름답지 않지만, 문제는 정부의 하는 짓이 사태를 갈수록 꼬이게 만든다는 데 있다. 정부의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과 허술한 논리, 불필요한 말은 여전히 국민의 속을 뒤집어놓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경제 이전에 한마디로 대의(代議)민주주의의 위기이자 국가공동체의 위기이다. 국민의 건강권 차원에서 시작된 촛불집회는 각종 정치운동이나 정치파업과 연결돼 ‘거리 정치’의 정국을 불러왔다. 법치가 무너지고 있으며 합리와 이성이 외면당하고 선동과 대중심리와 정파적 이해가 먹혀드는 가운데 파업 정국을 확산시키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국민 모두는 이 같은 형국을 극복할 총체적 역량을 결집하기는커녕 스스로 자해(自害)만을 일삼고 있다. 이러다가는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을 소지가 크다.

우리 사회는 지금 내부의 위기를 수습하고 외부의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결집하는 일이 시급하다. 대통령과 정부는 우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각 이익집단은 보다 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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