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수원지법 110호 법정. 재판장을 포함한 판사 3명이 앉은 법대 왼편에 일반 시민인 배심원을 위한 자리가, 맞은 편에는 재판 일정을 안내하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배심원 선서에 이어 피고인이 등장, 공판 절차가 시작됐다.
검찰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파워포인트 자료를 동원해가며 배심원과 방청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시작했다. 피고인을 변호한 국선변호인도 차근차근 배심원 앞에서 주요사실과 쟁점에 대해 설명했고 배심원과 방청객들은 이 모든 광경을 진지한 자세로 경청했다. 재판부가 직접 피고인에게 질문하는 빈도수도 잦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앉아만 있던 피고인도 적극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수원지법에서의 네번째 국민참여재판이 열린 이날 법정은 종전에는 볼 수 없던 이색 풍경으로 가득했다.
달라진 법정 풍경 만큼이나 올 초 우려를 안고 시작한 국민참여재판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재판에서 모든 증거자료를 공판에 집중시켜 심판하는 ‘공판중심주의’의 확산에 검사와 변호인이 일반 배심원들까지 설득해야 하는 국민참여재판까지 더해지면서 보다 열린 법정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하루치기’ 공판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단시간 내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검찰의 부담이 대폭 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긍정적인 목소리 또한 그에 못지 않게 높은 것이 사실이다.
법정에서 모든 것이 낱낱이 밝혀지면서 재판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음은 물론 권위주의적 태도에 젖어 있던 판사와 검사, 변호인의 모습이 점차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만족하기엔 이르다. 국민의 기대를 안고 시작한 국민참여재판이 단순한 ‘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같은 긍정적 변화는 반드시 모든 민·형사 재판으로 확대돼야 한다.
국민은 보여주기 위한 ‘쇼’가 아닌 진정 ‘재판 다운 재판’이 모든 법정에서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