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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고된 참사, 고시원 대책은 있나

대학가 주변이나 상가 일대에 고시원이라는 간판을 붙인 시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 고시원들은 말 그대로 공부를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고 숙박시설의 개념으로 변질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기숙사를 얻지 못한 대학생들이나 상가 주변 영세상인들이 잠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고시원을 이용하고 있다.

고시원에 들어서면 우선 비좁은 복도에 벌집 처럼 칸막이로 막아 놓은 방이 눈에 들어 온다. 지역마다 틀리지만 한달에 20만원에서 30만원의 월세를 주고 이용한다. 창문이 달린 방이면 2만~5만원이 추가된다. 목욕시설과 주방시설은 공동으로 이용하고 6.6㎡(2평) 남짓한 방에서는 휴식은 고사하고 잠을 자는 공간으로 국한한다. 고시원은 공부방인 원래 기능보다는 ‘쪽방’ 형태로 잠을 자는 공간으로 변질되어 왔다.

대형 참사를 빚고 난 뒤 거론되는 제도상의 문제가 고시원에도 여지없이 불어 닥치고 있다.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는 고시원을 숙박시설로 인정하지 않는데서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화재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용인의 T고시텔이 소방점검에 합격하고 도소방재난본부가 올 상반기 958개 고시원을 대상으로 소방시설을 점검한 결과 전기 등 분야에서 단 4건의 지적만 받았다고 하니 제도상의 허점이 화마를 부른 셈이 되고 말았다. T고시텔도 지난 21일 실시한 소방점검에서 아무런 지적사항이 없었다고 한다.

관계당국은 끊임없이 고시원 화재에 따른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고시원의 업종을 학원 또는 숙박시설 등으로 구분해 소방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으나 지난 2006년 ‘다중이용업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고시원을 이 법이 원하는 소방시설의 기준에 맞추면 되도록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 이 법으로는 학원시설도 숙박시설도 아닌 고시원의 방 크기, 환풍기 시설, 복도 넓이 등은 규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소방전문가들은 공부방의 기능보다는 잠을 자는 공간으로 변질된 만큼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돼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는 고시원을 숙박업소에 포함시켜 소방시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잠자는 공간으로 변한 고시원과 안마시술소, 소규모 여관·여인숙, 산후조리원 등을 건물의 고층에 두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고시원 참사는 고시원이 학원시설이냐 숙박시설이냐 하는 논의가 지난 2003년부터 있어 왔지만 지금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정부당국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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