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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김문수 대권가도

안병현 논설실장

경기도지사라는 자리를 청와대로 가는 길목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대선의 무덤에 지나지 않았다. 이인제 지사가 그랬고 손학규 전 지사가 그랬다. 지역균형발전을 놓고 요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일거수 일투족이 온통 관심사다.

언뜻 김문수 경기지사의 행동과 말을 들어 보면 대선은 안중에도 없는 것 처럼 느껴진다. 아예 포기한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여기에 고도의 전략이 숨어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실제로 김문수 지사를 비롯, 당내 차기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 등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를 틈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박 전대표와 정 최고위원이 활동영역을 넓히는 대신 김 지사는 대정부 공격이라는 다소 유별난 카드를 꺼내든 것이 다를 뿐이다. 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김 지사는 정부의 선 지역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로 요약할 수 있는 지역발전 정책 기본구상에 강하게 반발하며 강한 어투로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권력잡은 지도자가 정신차려야 한다”(25일 기우회 월례회에서)거나 “대통령께서 데모하는 사람 봐주기를 한다면 우리도 촛불집회를 해야겠다”(23일 긴급 시장 군수회의에서)고 하는 등 발언의 수위가 심상치 않다.

김 지사측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다고는 하지만 “차기 대권주자로 뜨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언론보도를 내심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다. 김 지사는 당내 조직적 기반도 닦아가고 있다. 지난 15일 발족한 ‘함께 내일로’라는 친이계 모임은 40여명의 회원 중 수도권 의원들이 다수이고 재선 이상은 대부분 김 지사가 이재오 전 의원과 함께 17대 국회에서 결성했던 ‘국가발전연구회’의 멤버들이다.

김 지사의 이같은 반발에 중앙정부는 딱 부러지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김 지사를 반대하자니 수도권 민심이 두렵고 지역균형발전을 보류하자니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들의 반발이 뻔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김 지사는 수도권규제 철폐라는 호재를 집권내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통령과 김 지사의 기싸움이 흥미진진해진다. 고도의 기 살려주기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