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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비단 구두

정행산 객원논설위원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오빠 생각’이라는 제목의 이 시(詩)가 수원 출신의 최순애라는 열두 살 소녀에 의해 씌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최순애는 1925년 11월 어린이 잡지 ‘어린이’의 동시란에 ‘오빠 생각’이 입선돼 동시작가로 등단했다.

지금의 수원역 근처 마을에서 태어나고 살았다는 최순애는 위로 오빠 최신복과 아래로 최영애라는 여동생이 있었다. 오빠 최신복은 배제학교를 거쳐 일본 유학을 다녀온 후 동아일보 수원지국 기자로 일하면서 화성소년회를 조직해 수원지역의 어린이운동을 이끌었던 인물로, 최영주라는 필명으로 더 알려진 동요작가였다. 그는 소파 방정환을 도와 일생을 아동문학 발전에 기여했으며, 대표작으로는 동요 ‘호드기’와 수필 ‘석류나무’ 등이 있다.

최순애의 동생 최영애도 10살의 어린 나이에 쓴 동요 ‘꼬부랑 할머니’가 잡지 ‘어린이’에 입선했다. 최순애가 ‘어린이’ 잡지에 입선한 다음해인 1926년 마산의 이원수라는 16세 소년이 ‘고향의 봄’이라는 제목의 동시로 잡지 ‘어린이’에 입선했다. 그리고 10년 후인 1936년 6월 마산의 이원수와 수원의 최순애는 부부가 된다.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돌아오지 않는 이는 오빠만이 아니다. ‘논에서 울던 뜸북새’ 또한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오빠가 비단구두 사오기를 기다리며 누이는 어른이 되고 반백이 되어도 옛날의 뜸북새 울음소리는 영영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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