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8 (토)

  • 맑음동두천 8.1℃
  • 흐림강릉 6.6℃
  • 맑음서울 10.2℃
  • 맑음대전 8.9℃
  • 흐림대구 7.7℃
  • 흐림울산 7.4℃
  • 구름많음광주 10.4℃
  • 흐림부산 8.2℃
  • 흐림고창 6.7℃
  • 맑음제주 10.5℃
  • 맑음강화 4.2℃
  • 맑음보은 6.9℃
  • 맑음금산 8.7℃
  • 맑음강진군 6.1℃
  • 흐림경주시 7.0℃
  • 흐림거제 8.6℃
기상청 제공

[창룡문] 난초

이창식 주필

누가 승진하거나 새로 부임하면 꽃바구니나 화분 따위를 보내 축하한다. 받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몇 개, 많게는 몇 십개나 돼 꽃가게를 연상시킨다. 꽃 종류도 다양하다. 주로 수입종들이어서 꽃이나 잎은 화려하고 싱싱하지만 향기가 없어 그저 눈요기일 뿐인 것이 아쉽다. ‘서양난’이 그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난초의 시원은 지리산의 산신인 성모신(聖母神) 마야고(摩耶姑) 신화에서 비롯된다. 마야고는 사랑하는 반야를 기다리며 나무 껍질에서 실을 뽑아 베를 짰다. 그 베로 옷을 만들어 천왕봉에서 기다렸는데 구름에 휩싸인 반야는 마야고의 앞을 스쳐 쇠별꽃밭으로 갔다. 쫓아가 잡으려 했지만 잡지 못했다. 화가 난 마야고는 옷을 갈가리 찢어서 버렸는데 주변의 나무가지에 걸려 나부꼈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은 마야고는 쇠별꽃이 피지 못하도록 절단내고 천왕봉 꼭대기에 성모신으로 좌정하였다. 그 후 마야고가 찢어서 버린 옷의 실오라기가 풍란(風蘭)이 되어 지리산에 서식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난초를 가꾸면 집안에 상서롭지 못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 주고, 잎을 달여 먹으면 해독이 되며, 오래도록 마시면 몸이 가뿐해지고 늙지 않는다고 중국 ‘본초경’에 기록되어 있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는 “지초(芝草)와 난초는 숲 속에서 자라지만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향기를 풍기지 않는 일이 없고, 군자는 덕을 닦고 도를 세우는 데 있어서 곤궁함을 이유로 절개나 지조를 바꾸는 일이 없다”고 했다. 역경(易經)에서도 “마음이 착하여 나와 서로 잘 맞는 사람의 말은 그 냄새(말의 맛)가 난초와 같다”며 난초의 아름다운 향기를 선의 극치로 보았다. 경기도 지방에서는 “난초꽃이 번창하면 그 집에 식구가 는다”는 말이 있고, 충북 지방에서는 “꿈에 난초가 대 위에 나면 자손이 번창하고, 난초꽃이 피면 미인을 낳은다”는 속담이 있다. 난초꽃이 정신적인 완성이나 순결을 상징하는 것은 동서양이 마찬가지다. 청초함과 고고함을 나타내는 난초 선물은 그런대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