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기업경영과 관련된 변화의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기업이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의미다. 기업이 만들면 팔리던 황금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소비자들의 선택만 기다리고 있는 시대이다. 이처럼 급격하게 바뀌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바로 민첩하게 바뀌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근래에 와서는 기업의 국내외 경영환경이 더욱더 악화되고 있다. 환율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면서 1달러에 1,500원을 육박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원자재가의 상승도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채산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원가상승 요인과 원화 약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기업은 IMF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지만 여유를 가지고 한숨 돌리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 오히려 우리 경영자들은 사업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금년초 어느 언론사에서 2008년 하반기에는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왔다. 필자는 기업의 패러다임, 즉 우리가 기업구조의 틀을 바꾸지 않는 한 우리 기업은 상반기든 하반기든 상관하지 않고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 이유로 구공탄집과 솜틀집의 예를 들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마치 도시가스에 밀려 설자리를 빼앗긴 구공탄집, 캐시밀론 이불에 밀려 자취를 감춘 솜틀집의 운명에 비유될 수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시대에 구공탄집 솜틀집이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인가? 연탄을 배달하던 손수레는 LP가스를 배달하는 오토바이로 바뀌었다.
혼수감 장만을 위해 솜틀집을 방문하던 부모들은 캐시밀론 이불가게를 찾는다. 바로 기존의 패러다임을 창조적 경영을 위한 신 패러다임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제 기업경영 혁신의 패러다임도 과거와는 달라져야 한다. 과거에는 방향이 명확한 상태에서 누가 빨리 실행하느냐에 기업경영 혁신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누가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방향을 설정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기업경영 혁신의 초점이 ‘실행’에서 ‘창조’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은 지난 70년대 초반부터 양적성장을 지속해왔으나 산업구조의 틀을 발전시키는 일을 미루며 안주와 정체를 계속하였다. 그 결과 저임금. 양산조립과 가격경쟁력에만 의존하는 달리기 경주에 재미를 붙인 것이다. 산업이 성장할수록 기술의존도는 심화되었고 기술 무임승차에 중독되면서 연구개발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때쯤부터 내수시장은 단계적으로 개방하여 경쟁력 있는 산업구조로 바꿔나갔어야 했다. 이렇게 했으면 90년께부터는 싱가포르 홍콩 대만을 능가하는 강건한 산업구조를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철지난 산업구조로 제아무리 생산성을 높여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것이고 파장터에서 제아무리 목청을 높여 가격경쟁력을 강조해도 회생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창조적 경영을 위한 신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 패러다임 전환에서 가장 큰 장애요소는 기존 기업구조를 포기하기가 수월치 않다는 점이다. 기업도 힘들 것이다.
이제 우리는 창조적 경영 신 패러다임 대전환(Great Shift)의 방향은 설정해야 한다. 첫번째 축은 첨단기술의 발전과 정보통신 혁명의 전개에서 대전환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정보혁명은 현존하는 모든 산업분야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축은 국제화 시대의 특성을 신 패러다임의 전환 축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도 수출에 전력하기는 하였으나 내수시장에의 애착을 끊지 못하였던 것이다. 국제화 시대는 새로운 개념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것을 모방하면서 모든 것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세번째 축은 기존 기업경영 시스템의 틀에서 못 벗어나 창조적 기업경영 혁신 패러다임을 간과한다면, 원래보다도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 과거의 것을 파괴해야 한다.
우리기업의 경영혁신은 주로 과거를 거부, 파괴하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기반으로 개선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를 파괴할 줄 알아야 한다. ‘경쟁사보다 먼저 실행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경쟁사와 다르게 창조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창조를 위해서는 과거의 경영 시스템 전체를 파괴해야 할지도 모른다. 정보혁명의 시대적 전기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찾고 국제화 시대에서 밖으로 향하는 전기를 맞으며, 창조적 기업경영 혁신 패러다임으로 변환 하여야 하여 우리모두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변환의 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