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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의주 잉태중인 국회를 보면서

국회,법안 민주적 처리해야
대화·노력 국가발전 기여

 

최근까지 여의도 국회에서는 나이 드신 국회의원들과 국회경위들이 서로 밀고 당기는 상상하지 못했던 무시무시한 활극이 벌어졌다.

환갑 전후의 야당의원들은 귀여운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보면서 조용한 연말·연초를 보내야 할 그 시간에 등산용 자일로 몸을 묶고 차가운 바닥에서 새우잠을 청하는 현실이 서글퍼졌다.

국회의사당 경위들 역시 사랑하는 부인과 토끼 같은 아이들과의 정겨운 시간을 뒤로 한 채 매일 활극을 펼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과연 그 분들의 진정한 뜻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전쟁을 치루는 국회의원들이나 국회의사당 경위들은 매일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고 출·퇴근 시 서로 웃으면서 인사를 나누는 친밀한 관계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하였으니 당사자들은 더욱 곤혹스러울 것으로 추측된다.

문득 20년 전 토지공사 신입사원 시절에 겪었던 치열한 보상전투(?)가 생각났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주민들은 무조건 많은 보상금을 요구하며 조사 자체를 거부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가 대화와 설득으로 겨우 합의보상을 완료하자 이번엔 세입자대책을 요구하는 세입자의 거센 민원에 부딪쳤다.

엄격한 의미에서 세입자는 건물소유자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자발적으로 이사를 해야 하지만 토지공사에서 사업을 시행한다는 이유로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요구를 하며 사업진행을 방해했다.

그 땐 신입사원이었지만 세입자들을 설득하기 위하여 점심 때 라면을 사들고 가서 같이 함께 끊여먹는 등 대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나중에는 끈질김에 지쳤는지 세입자와의 작은 술자리에서 언제까지 이사 갈테니 이제 그만 방문하라고 할 정도였다. 물론 그 와중에 그 집 아이와 친해지는 것은 기본이고 숟가락이 몇 개 인지 알정도로 인간적으로 친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상에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대화와 설득으로 안 될 것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장 빠른 길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겠지만 힘으로 얻은 결과는 끝이 좋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국회에서는 여야가 각종 법안 때문에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에는 토공주공 통폐합법안이 포함돼 있어 진행상황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특정 법률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사전에 그 법률안에 대한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나라당에서는 이 점을 너무 무시한다는 것이다.

비록 코흘리개 초등학생이라도 연필 한 자루를 사더라도 이것 저것 살펴보거늘 정부 여당에서는 왜 가장 상식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무조건 힘으로 밀고 나갈려고 하는지 정말 의아하다.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토공주공 통폐합법안을 통과시키고자 한다면 통합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 당연히 연구용역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용역결과를 가지고 민주당 의원 및 관련 당사자들을 충분히 설득시키는 것이 마땅하고 그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리라 생각한다.

물론 많은 대화와 용역들은 시간낭비이고 국민이 선택한 한나라당은 다수당이니 아무런 생각 없이 다수결로 하자는 무지막지한 생각을 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아무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다수당으로 선택한 것은 여당과 관련 당사자들과의 많은 대화와 노력을 바탕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하라는 의미로 생각된다.

나는 2009년 희망을 가진다.

비록 진실이 한 순간 어둠에 묻힐 수도 있지만, 결국 정의가 승리하듯 조만간 국회에서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관련 법률이 합리적으로 처리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여의주와 같은 결실을 맺기 위한 진통으로 생각한다.

그래야만 연초부터 힘든 시간을 보낸 국회의원 및 국회 의사당 경위들은 물론 험한 모습을 인내심으로 지켜본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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