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KYC가 장애인시설 자원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4년 봄부터이다. 매월 둘째주 일요일에 시설을 방문하여 시설아동 점심 먹는 것을 돕는 일, 청소하고 빨래하는 일, 아동 목욕시켜주는 일, 시설주변 산책 돕는 일 등을 해왔었다. 장애인 생활시설 자원 봉사할 곳을 찾던 중 화성시 송산면에 있는 세종복지회 아름마을을 알게 되어 초창기부터 해 왔던 일들이다.
참여하는 비장애 자원활동가들에게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누구나 평등하게 존중받으며 우리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하며 장애아동에게는 진정한 사랑으로 도움과 살핌을 주는 것,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자원활동으로 시설 밖의 자원봉사자로부터 시설에서 필요한 부족한 일손을 더는 일을 위해 ‘장애인시설자원활동 아름마을 방문’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자원활동을 추진할 장애인 대상 시설을 알아보면서 수원 근교보다 수원 밖에 더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유는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혐오시설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매우 실망스러운 내용이다. 수원이 아닌 화성시 장애인시설을 찾아가면서 우리 단체가 처음으로 만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었다.
화장터, 쓰레기소각장 등을 기피하는 것처럼 주민들이 장애인관련 시설들을 혐오시설로 분류하고 있는 현실은 자원활동가들도 스스로 활동에 참여하면서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가지고 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무관하지 않음을 깨달아갔다. 편견을 극복하는 일은 또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라는 것도 함께 깨달아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만나고 교류해야 차이로만 인식할 뿐 차별적인 행동으로 확대·재생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장애인을 번거롭고 귀찮은 존재가 아닌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인식하게 될 터이니 말이다.
시일이 흐르면서 시설 아이들과 정이 들자 아이들은 ‘언니, 오빠, 아빠, 엄마’라고 부르며 기다렸다는 듯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시설에 근무하는 선생님들도 생색이나 내는 자원봉사인가 생각했다가 지속적이고 꾸준한 활동에 감동했던지 기다렸다는 눈치였다. 아이들과의 관계가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영화관에 간다던지, 놀이동산에 간다던지, 전철 타고 서울구경을 간다던지 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1년에 한 번은 하늘 맑은 가을 날에 ‘어린이 명랑운동회’를 하며 하루 온종일을 함께 지내기도 하면서 말이다.
시설아이들 중 바깥나들이가 가능한 이들과 ‘일일엄마아빠되어주기’라는 프로그램으로 안정된 가정과의 교류를 추진중이다. 시설 밖 활동을 조금씩 조금씩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하였지만 걱정도 많고 근심도 많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들 한다.
그러나, 시설 자원봉사에서 시설아동의 사회적인 경험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회전하였다. 자원활동은 이렇게 진화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니 결국 장애인들의 홀로서기에 관심이 와 있는 것이다. 장애를 가진 이들이 사회에서 홀로서기가 가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차이가 차별로 확대·재생산되지 않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먹고 사는 것이 큰 문제이듯이 장애인들도 그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장애인들이 먹여 살려야 하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 먹고 살아야 하는 존재로 성장하기 위한 문제가가 얼마나 절실한지 우리는 작은 자원봉사를 통해 깨달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