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2호선 공사가 시작됐다. 이미 인천시민의 발로 자리 잡은 1호선과 2014년 2호선이 개통되고, 예정된 3호선이 운행을 시작하면 인천도 이제 국제도시의 위상에 걸맞는 지하교통의 대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하지만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의 한 사람으로 그에 따른 고뇌 또한 만만치만은 않다. 비단 지하철 화재에만 국한된 사항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이 화재현장의 매커니즘에 대해서 너무도 기본적인 위험요인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화재현장에 기본적인 성상 몇 가지를 짚어보면, 화재현장의 대부분 사망자는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이 원인이다. 이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으로 인식해야 하는 사실이다. 우리 생활주변의 가연물이 연소할 때 일산화탄소(CO)와 시안화물 등이 생기는데 이들은 조금만 흡입하여도 인체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폐쇄된 공간에서 화재에 의하여 발생된 연기를 흡입하였을 경우 60 내지 80%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화재연기가 시야를 가려 전방 30cm 앞도 파악할 수가 없다. 이는 조명이 있건 없건 마찬가지이다. 모든 화재현장의 인명대피가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면 수평으로의 탈출통로는 어디인가? 바로 ‘지하철로’이다. 화재발생시 자신의 위치가 지상 층과 가까운 계단이 아니고 플랫홈이나, 객차 안에 있다면 위험한 굴뚝 속(계단)으로 들어가기보단 철로로 유유히 다음정거장으로 걸어감을 권하고 싶다. 어느 역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상, 하행선 모두 그 역사로의 운행은 통제된다. 그래서 철로에서 열차운행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철로로의 이동은 조명이나 시야확보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적절한 탈출로가 된다. 이글을 계기로 국민 모두가 최소한 지하철화재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각자가 비상탈출대책을 강구해보는 소중한 동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