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건물의 옥상 끝에서 두 팔을 벌리고 거리를 내려다 보는 장궈룽(張國榮). 까마득하게 멀리 있는 거리는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며 현기증을 일으킨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이도공간」은 지난달 투신자살한 장궈룽의 유작이다. 영화속에서 고층건물의 옥상에서 자살하려는 장궈룽의 모습이 실제의 죽음과 닮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된 영화.
2001년 홍콩에서 개봉된 그의 마지막 영화로 다시는 그의 새 영화를 만나지 못한다는 아쉬움만으로도 장궈룽의 팬이라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만 보인다면 이는 존재하는 것인가' 영화는 이런 철학적인 물음을 던져주며 시작되지만 중반 이후 눈에 띄게 조악한 분장을 한 귀신이 등장하면서 깊이나 재미 모두에서 김이 빠지는 모습이다.
왠지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낡은 아파트에 혼자 이사 오는 얀(카레나 램ㆍ林家欣). 죽은 영혼을 볼 수 있는 그녀에게 이 아파트의 귀신들도 예외는 아니다. 얀은 끔찍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영혼들에 시달림을 받던 중 주위의 권유로 정신과의사 짐(장궈룽)을 찾아간다.
"귀신은 뇌에 저장된 정보일 뿐"이라며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는 짐. 그의 조언대로 과거의 일들을 되짚어보던 얀은 자신을 버렸던 부모와의 갈등을 해결하며 점차 평정을 되찾게 된다.
얀이 짐의 보살핌으로 혼령의 공포를 벗어나고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할 무렵, 얀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된 귀신은 이제 짐에게 나타나게 된다. 남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점점 자신만의 공포에 빠져드는 짐. 얀은 그를 돕고싶어하지만 짐의 증세는 점점 더 심해져만 간다. 귀신은 점점 가까이서 그의 곁을 맴돌고 그럴 수록 짐의 아픈 과거가 서서히 수면위로 드러나는데…
복도를 가득 메운 귀신이 짐에게 다가오는 장면이나 컴퓨터 모니터에 비치는 모자(母子)귀신의 모습은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편. 귀신보다 귀신을 마주치는 인물들의 심리에 집중한 것도 이 영화의 특징이다. 하지만, 영화는 인물의 깊이는 없다.
투신자살하려는 모습이 등장하며 "지금까지 사실 행복한 적은 한번도 없었어"라는 대사가 나오지만 이를 그의 죽음과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려는 것은 무리가 있어보인다.
상영시간 100분. 12세 이상 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