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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 생태계, 기후변화를 이기는 보고(寶庫)

태백 많은 강수량에도 물부족
지하수 보충 확보전략 필요

 

기후변화국가간협의체(IPCC) 제4차 보고서(2007)는 온도가 1℃ 상승되는 2020년대에는 홍수와 가뭄이 발생해 4억~17억 명이 물 부족 영향을 받고, 양서류 등 생물종이 멸종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며, 작물생육불량으로 1천만에서 3천만 명의 인구가 식량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우리 삶에 소중한 수자원, 생물자원 그리고 식량자원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국제적인 노력은 물론 우리나라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간 온도가 1.5℃상승해 세계평균인 0.74℃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온난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고 지난 1973년부터 2007년까지 35년간 평균온도는 0.95℃가 상승했는데 겨울철 온난화가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지난 35년간 연강수량도 198mm나 증가되었는데, 1970년대에 비해서 2000년대에는 여름철 강수량이 1.27배 증가된 반면, 겨울철에는 오히려 10% 줄어 여름철에는 홍수피해, 겨울철에는 물 부족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강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태백고랭지대로서 2000년대 우리나라 평균 강수량인 1천470mm 보다도 551mm가 많다. 이같은 풍부한 강수량을 갖고 있으면서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가 있는 태백지역이 지난 가을부터 극심한 물 부족을 겪었던 이유를 살펴보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태백시 지역에서 발생한 물 부족의 원인은 장기기상예보를 무시한 광동 댐의 미숙한 수문관리, 46%에 달하는 상수도 누수율과 더불어 태백지역의 풍부한 빗물을 잘 관리하지 못하는 국토이용 계획에 기인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태백지역은 빗물을 담는 녹색 물그릇인 논면적 비율이 인근의 영월이나 봉화보다 145~389배나 적었던 반면, 대지 면적비율은 오히려 1.9배나 많았다. 비가 내리면 대지로 스며들 공간이 좁은 태백지역에서는 곧바로 하천으로 흘러 내보내는 구조를 조성한 것이다. 위성사진을 보면 태백시는 회색국토를 나타내고 있어서 인근의 녹색국토와 다른 토지이용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토지이용이 전국적으로 비가 가장 많은 태백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게 된 원인중 하나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여름철 잦은 강수에 잘 적응하는 산업으로서 벼농사를 지어왔다. 드넓은 논 생태계에는 둠벙이 있어 빗물을 모으고 생물들의 삶의 터전을 제공해왔다. 농촌진흥청의 조사에 따르면 논 생태계에는 225종의 수서무척추 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해안소택지나 산악지 보다도 많은 총 178종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어서 국가생물다양성 전략기지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지정리사업으로 둠벙이 없어지고, 논이 공장이나 주택지, 공장 등으로 전용되면서 수자원과 생물자원 그리고 식량자원의 보고인 논생태계의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이후 2007년까지 연평균 1만331ha의 농경지가 사라졌고, 2008년 한해에는 2만3천941ha의 논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목형 녹색국토인 논 1ha가 연간 2천944㎥의 홍수유출을 막고, 3천865㎥의 지하수를 함양시킨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그 자리에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 수 없는 도로나 주택, 공단을 조성하고 있어서 미래의 물에 의한 재난을 스스로 초래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국가 지표수자원의 관리역량은 강화될 것이나, 국가 지하수자원의 관리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녹색국토인 농경지를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하수 이용량은 우리나라 총 수자원 이용량 337억㎥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다. 지표수자원과는 달리 지하수자원의 보충에 수십 년 이상의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므로 하늘의 빗물을 지하로 내려 보내는 중간전달자로서 오목형 녹색국토인 논 생태계를 보다 넓게 확보하는 국가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오목형 녹색국토인 논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농업인의 생계를 보장하는 목적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홍수피해, 지하수자원 부족, 생물다양성 감소, 기아문제와 같은 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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