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양 킨텍스에서는 2009 세계역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100여 개국 1천 여명의 세계 최고 실력의 선수단이 참가해, 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다.
우리나라는 지난 24일 남자 77kg급의 사재혁이 용상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남아있는 여자 75kg이상 급의 장미란 등 메달을 기대하는 선수가 많아 이미 역도에서는 강국 중에 하나로 통하고 있다.
그러나 대회 운영위원회는 역도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으로 통한다는 이유로 이번 대회 전 경기를 무료 관람토록 결정, 관중이 없는 썰렁한 경기장을 예방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경기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의 수준은 우리 선수들의 실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듯했다.
24일 남자 77kg급 경기가 열리던 날 인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사재혁이 용상에서 205kg을 성공한 뒤 인상 1위를 확정지은 중국의 루샤오준이 용상 3차 시기에 211kg에 도전, 바벨을 어깨까지 들어 올리자 관중석 이곳저곳에서는 “안돼!”, “놓쳐!” 라는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끝내 루샤오준이 바벨을 떨어뜨렸고, 이것을 지켜보던 관중들은 루샤오준에게 ‘실패했지만 수고했다’라는 의미의 박수가 아닌 ‘실패해서 고마워, 당신이 실패한 덕에 사재혁이 용상 금메달을 확정지었어’ 라고 들리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 관중들은 장내 아나운서의 수차례 안내 방송에도 불구하고 외국 선수들의 경기 도중에는 선수들의 집중력을 흐리게 하는 시끄러운 응원을 보낸 반면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에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치르는 국제경기에 우리 선수가 출전해 응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외국 선수들에게도 진심으로 따뜻한 격려의 박수와 축하의 함성을 보내주는 것이 개최국의 진정한 선진 시민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