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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소짓는 ‘미소은행’ 되기 바란다

개인 신용 7등급 이하의 서민과 이에 버금하는 저신용자는 은행에 갈 일이 없다. 은행 문이 열려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이 넘어야할 높은 문턱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은행은 그림의 떡과 같아 보이고, 때로는 자신 처지를 한층 처참하게 만드는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회와 금융기관으로부터 무시 당하거나, 외면 당했던 저신용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자선은행’이 생겨났다. 이름하여 ‘삼성미소금융재단’이다.

삼성그룹은 국내 재벌기업 가운데 최초로 지난 15일 수원 팔달시장 내에 미소은행 1호점을 열고 개소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승유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홍성표 신용회복위원장, 김용서 수원시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이순동 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장 등 비중 있는 재·정계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삼성미소금융재단은 삼성 계열사가 매년 300억원씩 향후 10년 간 총 3천억원을 출연해 운영하는 자선 은행이다. 우선은 접근성이 좋은 팔달시장 안에 1호점을 개설하고 영업을 시작했지만 내년에 전국 4~5곳에 지점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미소은행은 자기 자본이 없어서 개인사업을 할 수 없는 저신용자들에게 1인당 500만원에서 5000만원을 빌려 주되, 연리는 4.5% 안팎, 상환은 6개월~1년 거치 분활상환 하는 조건이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는 조건이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상담 대상조차 될 수 없었던 이들에게 사업 자금을 빌려 준다는 것, 빌려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이외스럽고, 조금은 놀랍다.

머지 않아 현대·기아차, SK, LG, 포스코, 롯데 등 6대 그룹도 미소금융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재벌 그룹의 동참이 실현된다면 우리나라는 서민계층에 대한 생계 지원을 실천하는 신용 복지국가 모델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된다. 미소은행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과연 일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아주 없지는 않다. 은행측에서는 여신 상대가 현실적으로 저신용자이거나, 저소득층이다 보니 빌려준 돈을 제때에 회수할 수 있을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우려 때문에 자칫 대출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자격 심사가 엄격해진다면 미소지으며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고자 했던 당초 의도가 변질될까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지금은 가난하지만 남의 돈을 떼어 먹을 비양심적인 이웃이 아님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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