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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문

이창식 주필

입신출세에 연결되는 어려운 관문을 등용문이라 하고,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에 비유하기도 한다. 시험이 어렵기로 말하면 사법고시를 꼽고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따놓은 당상이라고 해서 등용문을 통과했다고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런데 올해 사법연수원 수료생 가운데 약 절반가량이 취업을 못한 채 수료증만 들고 나왔다고 한다. ‘취업의 문’이 진짜 등용문으로 바뀐 것이다. 문은 문이다. 그러나 문의 구조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문은 크게 문틀과 문짝으로 나뉘는데 문짝의 양 옆과 위아래에 이어댄 테두리 나무를 문의 얼굴이라 해서 문얼굴이라고 한다. 문얼굴은 문골이나 울거미문이라고도 하는데 울거미는 얽어맨 물건의 거죽에 댄 테를 가리킨다. 문얼굴의 세로로 댄 나무는 선대 위에 댄 것은 윗막이 문골, 아랫 것은 밑막이문골이며 문얼굴의 위쪽은 문어리라고 한다. 문틀의 양쪽에 세로로 선 기둥을 문설주, 또는 선단이라고 한다. 문틀의 위아래 부분은 문둔테, 여기에 동개라고 불리는 구멍을 뚫어 문장부를 끼운다. 문장부와 문둔테를 아울러서 지도리라 하고, 문설주 사이에 건너지른 나무를 문지방이라고 한다. 대문, 방문, 부엌문, 다락문, 창문 할 것 없이 모든 문의 종류를 문자세라고 하는데 자를 뺀 문새는 문의 생김새를 이르는 말이다. 문짝 넷이 잇달아 달린 문을 넌출문, 한짝씩 끼었다 떼었다 하는 문을 널빈지라 한다. 문살을 가로세로 얽어서 짠 문을 살문이라 하고 살문과는 달리 얇고 넓은 문살을 45도로 선대에 빗대어 짠 문을 비늘살문이라고 한다. 울거미에 가로세로 살을 짜 대고 종이를 바른 문을 도듬문이라 하고, 마루와 방 사이에 다는 것으로 안팎을 두꺼운 종이로 바른 외짝 여닫이 문을 지게문이라고 한다. 사립문은 사립짝을 달아 만든 문이고, 바잣문은 바자울에 낸 사립문을 말한다. 바자울은 바자로 만든 울타리이고, 바자는 대나 갈대, 수수깡을 밭처럼 역거나 결은 문건을 말한다. 문은 있되 대문은 없어진지 오래다. 삐걱 소리나는 대문을 들락거리다가 문지방에 걸려 자빠지고, 앞을 보지 않고 뛰어 나가다 문설주에 이마를 찍어 혹이 생기곤 했는데 이젠 한낱 추억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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