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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인(大人) 김진표의 아름다운 패배

오는 6월2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그야말로 오만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지역 시장이 공천을 받기 위해 돈을 전달하려다 현장에서 체포되는가 하면 공천 전에는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철석같이 맹세해 놓고도 공천결과에 승복하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재심청구를 하는 등 벌집을 건드려 놓은 것처럼 소란스러웠다. 일부 후보들은 공천 결과가 발표되자 반발해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선거란 어차피 투표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야당이 됐던 무소속이 됐던 당선만 되면 된다는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공천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는 후보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특히 지역 여론이 괜찮고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후보들은 공천탈락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반면에 경선이나 공천에 탈락하자 개인적인 억울함이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결과에 승복한 이들도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진표 씨다. 그는 경기도지사 단일화 경선에서 1%도 안 되는 0.96%라는 차이로 유시민 후보에게 패배했다. 비록 의석수는 한나라당의 절반 밖에 안된다고 하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의 김진표 후보를 누르고 경선 승리를 일군 신생당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는 참으로 대단하다.

따라서 이번 경기지사 선거판은 당사자들은 피를 말리는 전쟁이겠지만 관전자의 입장에서는 재미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경선에서 패한 민주당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는 도당관계자의 말이 이를 증명한다. 특히 누구보다도 경선 당사자였던 김진표 씨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짐작이 간다. 아마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여서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역시 큰 인물이었다. 금방 평상심을 회복하고 결과에 승복했다. 그야말로 초아(超我)의 마음 경지를 펼친 것이다.

역시 일국의 교육부총리.경제부총리를 거친 인물답다. 활짝 웃으며 유시민 후보 포옹하는 장면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김진표 씨는 국민들의 뇌리에‘대인’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됐다. 이번에 그가 보여준 행동을 통해 국민들은 나중에 더 큰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임을 느꼈다. 제1야당의 최고위원으로 신생당의 후보와 단일화에 나선 것 자체가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결단이었으며 후보단일화 논의 과정에서도 불리함을 알았지만, 중간에 판을 깨지 않는 용기 있는 대인이었다. 정치인들은 김진표 씨로부터 배울 것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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