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 사막에 나무심기

1999년 8월,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네이멍구(內蒙古)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다니던 신문사의 창간특집 기획기사 취재차 방문이었는데 일정에 ‘사막에 나무심기’ 행사가 들어있었다. 선양(瀋陽)에서 버스를 타고 네이멍구의 관문격인 퉁랴오(通遼)로 가는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옥수수밭으로 이어졌다. /그 황당하고도 환장할 풍경이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노정(路程)이다.

 

퉁랴오에서 하루를 묵고 네이멍구에 있는 유일한 조선족 마을이라는 ‘선광촌(鮮光村)’엘 들렀다. 선대(先代)가 충청도에서 이주해 이곳에 정착하며 마을이 형성됐다는데 한복을 차려입은 아주머니들이 마을 입구에 줄지어 선채 환영해주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러한 환영이 진정한 동포애에서 우러난 것이란 착각도 잠시, 마을 촌장이란 사람이 노골적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바람에 씁쓸한 기분으로 향한 곳이 바로 커얼친(科爾泌) 사막이 있는 나이만치(奈曼旗)란 곳이었다. /이곳에서의 환대는 대단했다.

 

기차역에 악대(樂隊)까지 동원해 그야말로 ‘열렬히’ 환영해준 것은 물론 황량한 사막에서 몽골의 축제인 ‘나담’을 다시 열어주었다. 인가도 보이질 않는데 어디서 그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지 축제장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시합에 나선 선수들은 안장도 없이 말을 달리고, 씨름으로 힘을 겨뤘다. /이 모든 것이 멀리 한국에서 사막에 나무를 심어주러 온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했다. 그 때는 그랬다./이제 그로부터 12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당시 사막에 나무를 심으러 간다고 했을 때 그저 일회성 행사려니 했다. 솔직히 황사의 발원지에서 벌이는 코미디같은 퍼포먼스라 생각했다. 물도 없는 척박한 사막에 나무라니, 가당찮은 일도 유분수지. 그렇게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잊고 있던 일들이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한다.

 

참 대단한 대한민국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경기도가 지난 14일 황사의 진원지인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쿠부치 사막에 나무를 심는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세계 9대 사막인 쿠부치 사막에 올해 2억원을 들여 50㏊에 황사방지용 묘목 16만5천260그루를 심는 등 앞으로 5년간 10억원을 들여 150㏊의 사막에 황사피해 방지용 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도는 앞서 2009년부터 2년간 쿠부치 사막 조림사업을 통해 120㏊에 걸쳐 백양나무 등 36만6천 그루를 심고 묘목보호 울타리를 설치했다. 참 대단한 노고가 아닐 수 없다. 기왕에 시작한 일,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이해덕 논설위원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