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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춘서커스, 대부도의 명물이 되길

동춘서커스단은 1925년 박동춘 씨가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서커스단이다. 이후 여러 유랑극단이 생겼으나 다 사라지고 지금은 동춘서커스단만 홀로 남았다. 동춘서커스는 볼거리가 없던 그 시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온 국민을 사로잡았던 최고의 오락 프로그램이었다. 동춘이 배출한 당대의 스타들도 많았다. 허장강, 서영춘, 배삼룡, 이주일, 이봉조 등이 동춘을 거쳐 갔고, 이후 남철, 남성남, 장항선 등도 동춘 출신 연예인으로 방송과 쇼무대를 빛냈다. 그러나 세월의 흐르면서 서커스의 인기는 급락했다.

제일 큰 원인은 텔레비전의 보급이었다. 지난해 어느 매체에 실린 현 단장 박세환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1972년 4월 3일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TV 드라마 '여로'가 인기를 끌면서 동춘서커스단이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TV의 힘이 그만큼 무서웠다는 것이다. 1972년~1975년 사이에 서커스단 18개 중에 서너 개만 남고 모두 망했다고 한다. 박 단장은 당시 주연배우이자 사회자였는데 그도 결국 1975년 서커스단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단장을 맡았다. 그러나 서커스의 인기는 갈수록 하락했다.

게다가 2003년에는 태풍 ‘매미’로 서커스 천막과 각종 장비 수십억 원 어치가 모조리 비바람에 휩쓸려 갔으며 사기도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창궐한 신종플루는 결정적으로 동춘서커스 해체를 선언하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2009년 서울시의 전통문화예술단체 지정에 이어 지난해 1월 고용노동부의 사회적 기업에 선정됨으로써 국내 유일의 서커스단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동춘은 아직도 어렵게 운영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안산시와 동춘이 ‘동춘서커스 상설공연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오는 6월부터 안산시 대부도에서 상설공연을 하게 된 것이다.

안산시는 상설공연장 설치에 관한 행정적인 지원과 홍보를 하는 한편 관광산업 진흥과 서커스문화 계승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특히 오는 6월 준공 예정인 세계 최대 규모의 안산시화호조력발전소와 대부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단순히 바다경치를 보고 회나 한 접시 먹고 돌아가기보다는 추억이 담겨 있는 공연까지 볼 수 있다면 훌륭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도의 관광과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동춘서커스 상설공연 양해각서 체결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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