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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히포크라테스 선서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를 흔히 ‘의학의 아버지’라고 부르며 현대의학의 태두로 꼽는다. 이런 표피적 시각에는 히포크라테스를 의학적 지식과 시술능력을 강조해 그저 의료 기술자로 여기는 분위기가 다분히 깔려있다. 그런데 아니다. 히포크라테스가 “모든 병은 자연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며 당시 창궐하던 주술적 의료행위를 몰아내고 현대의학의 기초를 세운 것은 맞다. 하지만 그는 의술에 앞서 기원전 5세기 전후에 유행한 인간중심의 그리스 철학에도 능했다.

그렇기에 당시 유행하던 철학적 사고를 통해 마술적 주술행위에서 의술을 분리해 낼 수 있었다.

철학사가 히포크라테스를 ‘고대 그리스 페리클레스시대 의사이자 히포크라테스학파의 창시자’로 기록한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터이다. 이렇 듯 확실한 철학적 기반위에 의술(醫術)이 인술(仁術)임을 간파한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것이 그 유명한 ‘히포크라테스 선서’다. 히포크라테스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선서는 1948년 제네바선언으로 오늘날과 같은 완성형이 됐다. 그 내용은 주로 의사로서 사명과 윤리를 담고 있는데, 표현의 명확성과 순수한 인류애의 발현은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읽어도 코끝이 찡할 정도다.

특히 ‘나는 양심과 품위를 가지고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비록 위협을 당할 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등의 대목에 이르면 의사(醫師)가 의사(義士)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래서 사회적 통념도 이같은 전문성과 각고의 노력을 인정해 일반인보다 월등한 급여와 사회적 대우를 이해한다. 그런데 요즘 이들 의사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몽니를 부리고 있다. 국민 대대수가 원하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의료비 포괄수가제’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것도 환자의 수술을 거부하는 극단적이고 비윤리적 방식이다.

포괄수가제는 진료의 내용과 입원기간에 상관없이 환자의 질병군에 따라 정해진 진료비를 지불하는 것으로 이미 선진국들은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포괄수가제 시행으로 약 26% 가량 환자부담이 줄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의협이 내세우는 ‘의료의 질’이 저하 될 것이라는 등의 주장에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사들 사이에서도 포괄수가제 시행이 순리라는 의식이 존재하고 무엇보다 국민들이 원하는 제도에 대한 의협차원의 수술거부는 명분이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반(反)하는 일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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