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부산을 시작으로 문화복지사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문화복지사제도는 사회에서 경제적·사회적·지리적·신체적 제약 등으로 문화예술을 충분히 향수하지 못하는 이들이 문화복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그동안 사회복지사나 기존 문화예술 인력이 나름대로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담당해 왔지만, 과중한 업무와 전문성 부족 등으로 전문적이고 충분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문화복지사라는 전문인력을 선발해 주민자치센터, 사회복지기관, 문화예술기관 등에 배치해 지역 주민의 문화감수성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서비스 증진을 위한 활동, 소외계층 문화 및 여가활동 실태조사 실시, 지역 내 문화예술 지원 파악 및 문화자원봉사 활성화, 각종 문화복지 사업 관리, 지역 일반 기업 등의 여가 설계, 여가컨설팅 업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문화복지사제도는 문화가 단순히 하나의 사회적 활동을 넘어 참다운 인간적 삶을 누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올 가을 문화복지사 제도 도입
그동안 꾸준히 문화예술기관이나 전문예술단체를 통해 일반인이나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향수권 신장이 이뤄져 왔고, 각종 찾아가는 문화활동이나 문화바우처 등 문화예술기관을 중심으로 많은 문화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어 일반인들의 문화활동이나 문화향수권은 과거 어느 때보다 활성화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전문 예술인들이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정도이다. 오늘날 문화복지를 둘러싼 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제 창작자, 향수자,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를 전략적으로 판단해 봐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된다. 문화복지의 궁극점인 목표는 문화소비가 아니라 문화창조일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문화복지는 단순히 향수권 신장이라는 측면에서 접근보단 일반인들의 창작활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일반인들의 창작 역량 강화는 이미 20여년부터 사회교육기관을 통해 시작됐다. 사회교육기관을 통해 교육받은 아마추어 중 일부 사람들은 현재 창작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 집단지성이 활성화됨에 따라 창조자로서의 역할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오늘날 문화복지는 문화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수행하는 문화시민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과거 같은 생산자-소비자의 관계는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앞으로의 문화복지는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집단지성에 근거한 학습 공동체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개인 창작자로서의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도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창작자로서의 개인창작활동도 중요하지만 오늘날 지역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주민과 함께하는 협동창작자, 주민의 욕구를 반영한 생산적 대리자, 더 나아가서는 일반인들의 예술촉진자, 교육적 매개자로서의 멘토 등으로 그 역할이 다변화되고 있는 중이다.
향유자=매개자=생산자로 변모
최근 활성화된 커뮤니티아트는 이런 다양한 상황들을 반영하고 있다. 기존의 문화마을, 농촌체험마을, 정보마을만들기 등의 사업이 큰 성과 없이 진행됐던 반면 예술가들이 작은 공간을 개조해 공방이나 카페를 만들어 대안예술공간 등으로 발전한 것이 기초가 돼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한 마을로 변모한 성공한 사례들이 여럿 있다. 과거의 문화생태계가 생산자(창조자)-매개자-향유자로 구성돼 있던 반면, 현재는 향유자이면서 매개자, 생산자이면서 매개자로 그 역할이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적극적 문화복지는 단순히 문화소비활동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마음 속에 잠재해 있는 창조능력을 활성화시켜 자기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자기의 주변을 예술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