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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팍팍해지는 서민 삶 대안은 없나

서민들의 생활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 좀 살만한 사람들이야 물가 좀 오른다고 크게 타격 받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저소득층은 삶 자체와 직결된다. 이렇게 저렇게 궁리를 해봐도 생활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먹고 사는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다. 통계청이 최근 분석한 자료는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시켜 주고 있어 저소득층 가구에 대한 사정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통계청 분석의 요점은 최근 수년간 저소득층이 겪는 물가 상승 압력이 고소득층에 비해 훨씬 높아 저소득층이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초적인 생활을 꾸려 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식품 등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체감 물가는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에 큰 편차가 있다. 저소득층은 아무래도 식료품 등의 소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농축산물 가격 등락에 큰 영향을 받게 되고, 고소득층은 이런 영향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소득분위별 물가상승률을 분석한 결과도 같다.

얼마 전에는 가계소비에서 식료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지수가 올 상반기 1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통계청에 의해 전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2008년 상반기부터 엥겔지수가 연속으로 상승해 올해 상반기 13.6%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엥겔지수가 올라간다는 것은 가계소비지출에서 식료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의미이니 전체 가계의 생활 형편이 나빠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저소득층의 생활고는 극단적인 일로 이어지기도 해 안타까움을 안겨준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모녀가 함께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는 엊그제 이모(48·여)씨와 어머니(73)가 나란히 숨진 채로 발견됐다.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온 이씨는 7개월째 월세를 내지 못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 며칠 전에는 서울 한강에서 80대 노모와 40대 딸이 서로의 몸을 끈으로 묶고 끌어안은 채 투신자살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들 모녀 역시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다 함께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게 어디 개인사인가. 추운 겨울 조그마한 손수레를 이끌고 파지를 모으며 밤거리를 누비는 노인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들 노인이 거리에서 사라지는 날 우리사회 복지는 완성되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도 저소득층을 위한 이렇다 할 복지 얘기는 통상적인 선에서 머물고 있지 않나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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