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고받기가 한창인 2013년도 달력을 받아든 직장인들은 환호하고 있다.
뱀의 해인 계사년(癸巳年)의 ‘빨간 날’이 116일에 달하고, 무엇보다 쉬는 맛이 느껴지는 실속마저 녹아있기 때문이다.
‘빨간 날’, 즉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공휴일은 올해와 마찬가지인 116일이지만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연휴가 늘어났고, ‘샌드위치 데이’가 많아 회사의 재량에 따라서 휴일은 ‘116일+α’가 기대된다.
계사년은 시작부터 연휴가 잇따른다. 우선 신정(新正)인 1월1일이 화요일이어서 연말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삼일절과 석가탄신일(5월17일)은 금요일이어서 여행이 가능한 연휴가 형성된다.
또 추석연휴인 9월18일부터 20일까지는 수~금요일이어서 5일간의 황금연휴가 탄생하고, 여기에 연휴 전인 월~화요일을 휴가로 쓸 수 있으면 고향방문에 이어 해외여행도 다녀올 수 있는 9일간의 장기연휴를 맞게 된다.
여기에 현충일(6월6일), 광복절(8월15일), 개천절(10월3일)은 목요일이어서 연차나 남은 휴가를 이용하면 주말까지 쭉 쉴 수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정부가 22년 만에 한글날인 10월9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보너스 휴일까지 생겼다.
그러나 설날 연휴인 2월9일부터 11일까지는 토요일과 월요일에 걸쳐있고, 어린이 날인 5월5일은 일요일이어서 국회에 계류 중인 ‘휴일대체제도’가 시행되지 않는 한 한숨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한숨쯤은 참아야 한다.
116일의 휴일을 온전히 쉬지 못하거나 거의 쉬지 못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쉬는 날이 죽을 맛인 미취업자들의 입장을 한번쯤은 생각하는 것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예의일 듯하다.
앞서 계산한 116일의 휴일은 ‘주5일 근무’가 가능한 ‘정규직’에 한정된다. 따라서 ‘축복의 해’라느니 ‘직장인들이 계 타는 해’라는 표현으로 휴일 분위기를 돋우는 일은 그야말로 축복받은 일부에 해당한다.
모두가 휴일을 즐기기에는 우리주변의 삶이 너무 척박하다.
휴일을 뜻하는 영어인 ‘holiday’는 ‘holy(성스러운)+day(날)’의 합성어로 알려져 있다.
종교적 의미가 강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종교를 떠나 휴일 중 일부는 재능기부와 같이 우리사회나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것도 의미 있어 보인다.
가족 간 아니면 직장동료 간 뜻을 모아 휴일을 이용해 우리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는다면 어려운 이웃들에게 진정한 휴일을 선물할 수 있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